4-5일간 운동을 했기에 하루를 쉬는 오늘. 침을 맞고 참기름, 들기름, 폰즈 같은 몇 가지를 사려 한국마켓에 예정에 없이 들리게 되었다.  마침 식욕이 없어 아침에 아보카도 두 개, 요플레를 먹고 중간에 일하면서 비스킷을 몇 개 씹은게 전부였던 하루.  이리저리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비록 값에 대비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팔고 있었지만, 내가 칼질을 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얇은 고기에 홀려 한 팩을 집어들고, 맥주에서는 통풍을 유발하는 물질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아사히나마비루 대짜 한 캔을 사들었다 (집에 두 캔이 있어서...).  결과는 내일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즐겁게 1마일을 걸어 공원으로 가서 트랙 12바퀴를 돌고 다시 집으로 1마일을 걸어 돌아올 필요가 생긴 것.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번 달까지는 한국어책을 읽고 남은 2017년은 영어책위주의 독서를 해야할 듯.  지금 읽고있는 몇 권을 책들 중에서 러브크래프트와 홈즈를 섞은 영어책을 읽고는 있지만, 뭔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첫 권을 재미있게 읽다만 Wheel of Time시리즈를 시작할까, 피츠제럴드를 잡을까, 스타인벡을 뒤적거릴까...즐거운 고민...


'응답하라 1988'을 보다가 문득 필이 꽂혀 이승환 1집을 틀었다. LP가 있기는 한데, 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인지 판이 많이 튕긴다. 결국 CD로 깔끔한, 하지만 뭔가 2% 부족한 음감으로 노래를 듣고 있는데, 심지어 원래의 A면과 B면으로 나뉘어 있었던 노래의 순서도 다른 것이 확실히 타임머신을 타기엔 조금 모자란다.  미국에서 60-70년대에 나온 중고판은 멀쩡한데, 80-90년대의 한국판은 왜 그리도 품질이 떨어지는 건지...


내가 좀 마이너한 취향이 있어 당시에 덜 유명하던 '김성호의 회상'이나 윤종신의 '처음 만날 때처럼', O15B 1집과 2집, 김광석 2집 등 LP로 갖고 있는데, 지금은 CD로도 구할 수 없는 송재호의 '늦이 않았음을' 같은 건 왜 안 구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와서 보니 내 추억이라는 건 온통 90년대에 머물러 있고, 엄청난 도전과 함께 삶이 팍팍해지던 2000년대엔 그다지 애틋한 추억이랄것이 없다.  나이를 생각하면 어린 시절 애늙은이란 소릴 듣던 녀석답게 일찌감치 늙어버린 셈인데, 또 계산하는 나이는 왜 이리도 늦게 먹은 것인지...이제 한 서른 정도 된 것 같아...


오늘부터의 날씨는 인디안써머도 지나간 완연한 가을색이다.  아직 볕은 따뜻하지만, 하늘은 높고 간혹 구름도 끼고, 무엇보다 바림이 차다.  술기운이 적당한 지금 비나 와주었으면...다음주까지는 비소식이 없으니 좀더 기다려봐야겠다.  


조카가 미국나이로 얼마전에 세살이 되었는데, 엊그젠 애를 봐주던 어머님께 '할머니는 이담에도 하늘나라 가지마'라고 했단다.  요즘 애들은 어찌 그리도 빠른 건지.  지금 늙은 진주강아지를 가리키면서 진주엄마는 하늘나라 갔어?? 하다가 나온 말이라고...어미니는 좋아하지더만...


이제 겨우 9시. 갑자기 빈 내일의 스케줄은 무엇으로 채울까...한 잔 더할까...뭔가 쓸데없는 고민에 지나가고 있는 목요일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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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9-15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성호의 회상‘이나 윤종신의 ‘처음 만날 때처럼‘, O15B 1집과 2집.. 그리고 늦지 않았음을.. 까지. 트랜님, 저랑 취향 백프로 일치하시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고민하세요. 그냥 한 잔 더 드세요!!!

transient-guest 2017-09-15 14:54   좋아요 0 | URL
ㅎㅎ light beer로 한 잔 더 했습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runner‘s high를 느낄 때까지 뛰어야겠습니다.ㅎㅎㅎㅎㅎ 그나저나 다락방님과 저는 취향을 떠나서 확실히 나이오차범위 2살 이내 일듯...ㅎㅎㅎㅎ

다락방 2017-09-15 14:56   좋아요 0 | URL
저는 저 노래 취향으로 갑자기, 벼락같이, 동갑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증깔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7-09-15 14:58   좋아요 0 | URL
ㅎㄷㄷ 아래 위로 하나 아니면 동갑일 가능성이 높죠..ㅎ

다락방 2017-09-15 15:00   좋아요 0 | URL
제 강한 쀨~ 이 말해줍니다. 동갑이라고 ㅎㅎ

transient-guest 2017-09-16 01:46   좋아요 0 | URL
가능성 충분...ㅎㅎ

cyrus 2017-09-15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간에 이 글을 읽으니까 이승환의 ‘텅 빈 마음‘을 듣고 싶어져요. ^^

transient-guest 2017-09-16 01:47   좋아요 0 | URL
이승환이 원래 밴드가수이고 99년을 전후로 rock을 많이 가미했지만, 발라드가수로서의 정체성도 갖고 있잖아요.. 이문세-변진섭의 계보를 잇는 발라드가수라고..그래서 그런지 저도 이승환노래는 데뷔시절의 미성어린 발라드가 더 좋아요..ㅎ

yamoo 2017-09-19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팔을 저도 이번 여름에야 다 봤습니다. 상당히 재밌게 봤는지라 리뷰라는 걸 썼는데 너무 뒷북인 듯하여 알라딘에 게시하지 못하고 있네욤..ㅎ

transient-guest 2017-09-20 07:52   좋아요 0 | URL
사실 1994에 더 공감했었어요 하지만 88을 보면서 어린 시절 막연하게 보던 형/누나들의 청춘이라서 좋더라구요.ㅎ 몸은 많이 회복하셨나요? 그때 교통사고 후 정말 간만의 근황인 듯...ㅎ
 

보수통합프로젝트 - Saving MB

보수헤쳐모여 프로젝트 1은 안철수의 국민의당 대표직당전, 2는 이혜훈의 사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뉴스와 분석을 들으면서 이런 방향의 음모론에 힘을 얻고 있다.  만약 안철수의 뒤에 MB가 있다는 루머가 진짜라면 안철수도 이젠 정치인이 다 됐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MB아바타설은 결과적으로 현실이 되었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전격적인 사드 '임시배치'

사드배치에 대해 문대통령이 욕을 먹고 있다. 웃기는 건 자유당과 보수언론처럼 그간 안보장사를 해온 놈들이 그 앞줄에 서있다는 것이고, 더 황당한 건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그 뒷줄에 서있다는 것이다.  박근혜가 탄핵된 후 잠깐 주춤하던 사드배치를 대선 전에 못박은 놈들이 누군데.  원래 가져다 놓기는 어렵지만, 한번 갖고오면 다시 밀어내기는 더 어려운 것이다.  그걸 알았으니 기를 쓰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기 전에 사드을 일단 한국땅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한 마디로, 사드가 이 땅에 들어온 순간 배치는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에서는 갑자기 미사일과 핵실험을 주기적으로 자행하는 등 급작스럽게 높은 강도의 무력시위를 여러 번 한 결과 이번 정부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사드를 돌려보내는 건 미국과 사실상 척을 지겠다는 결정을 해도 어렵게 된 것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선거 후 소통이 사라졌다는 식으로 개소리를 해대는 무리에 한겨레일보와 정의당이 있다는 사실에서 새삼 진보의 분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박근혜-이명박-전두환을 비롯한 적폐세력의 은닉재산을 찾고, 가히 혁명에 준하는 사회개혁을 통해 쓰레기 판검사들, 정치인들, 교수들 등등을 요직에서 몰아낼 때까지는 이렇게 싸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점점 가는 꼴이 노무현대통령을 몰아대던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걱정된다.


사드배치자체를 보면 한국방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정치에서 그리고 북한의 ICBM과 핵, 수소폭탄실험이라는 재앙이 변수로 작용한 지금 문재인대통령은 전격적인 '임시배치'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본다.  더구나 그걸 갖다 박은 놈들이 자유당정권인데 말이다.


축구

4년에 한번씩 국민스포츠가 되는 축구.  슈틸리케라는 명장을 데려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채 다시 신태용이라는 토종감독을 데려다 놨는데, 120% 운으로 본선진출이 확정됐다.  성적도 그랬지만, 이란전이나 우즈벡전이나 축구자체의 내용이 빵점에 가깝다고 봤는데, 자기들은 그래도 본선진출이 확정됐다고 좋아하더라.  그 엄청난 중압감에서 일단 한숨 돌렸으니 그 기분이야 이해를 하지만.  그러고 나니 갑자기 히딩크감독이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대략 국민들은 매우 오케이, 축협은 노웨이의 반응인데, 히딩크감독은 한국사회의 고질적병폐인 인맥, 학맥, 지연, 혈연 등을 완전히 타파하고 선수들을 기용하는 등, 축협인사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기에 아마 다시 오는 건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다.  4강진출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축협은 히딩크감동을 다시 데려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히딩크감독이 다시 와서 어떤 성적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하는 말이다.  좋은 선수들은 2002년보다 더 많아졌지만, 제대로 조련하여 활용하는 부분, 전술전략적인 면, 그리고 자유로운 선수구성과 평등한 선수관계 등 15년만 못한 지금 아마 월드컵에서 제대로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그럼 또 어떤가...


심판매수, 도박

아마추어도 그렇지만, 어쩌면 프로는 더더욱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 바로 돈 때문이다. 사람들이 스포츠를 보는 까닭은 실력으로 승부되는 세계이기 때문이지, 약물로 선수를 키우고 심판이 돈을 먹고 경기를 좌우하거나 뒷돈을 받은 선수가 승부를 조작한다면 그건 프로레슬링같은 쇼가 되는데, 세상에 프로레슬링은 오직 하나만 필요할 뿐이다.  한국의 양대프로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야구와 축구 모두 여러 경로로 승부조작이 있어왔음이 분명해진 지금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프로스포츠를 유지해온 그간의 노력이 유명무실해진 것 같다.  하기야 아직도 판검사가 향응의 댓가 - 돈일수도 있고, 아무 생각없이 함께 친 골프비용, 처마신 술값일 수도 있다 - 로 기소유무가 결정되고 확신범의 구속영장이 각하되는 세상은 어쩌면 한국사회전반의 무도덕증의 여과없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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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7-09-10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즐겨찾아 읽고 있는 사람인데, 이번 사드배치 관련해서는 저는 우려를 넘어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근혜 일당의 말도 안되는 짓거리로 야밤에 밀반입되는 일이 저질러졌는데 취임후 우선 이 전후사정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는 요구들이 있었고 또 그럴거라는 언질도 있었건만 보고 누락 조사도 유아무야 된 것 같습니다. 이후 이에 대한 소리는 없잖습니까? 도대체 무슨일이 있는 걸까요?
노통 때의 이라크파병 때만큼이나 미국의 압력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또다시 반복되는 상황을 보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린 도저히 종속적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가? 계속 끌려가다 결국 임기말에야 남북정상회담했던 노통때의 실패를 또 반복해서도 안되구요.
이외에도 이해되지 않는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어요. 인사문제도 그렇고... 대통령을 둘러싼 인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서열이 생긴다고 합니다. 누가 더 대통령을 자주 만나고 의견을 교환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의 말이나 정치에 영향을 끼치는 건 당연합니다.
인의 장막이 그래서 무서운 거구요. ... 잘못한 것에 대해선 단호하게 표현해줘야 합니다. 만일 인의 장막이 쳐지기 시작했다면 공고화되기 전에 무너뜨리거나 장벽을 넘어 전달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안에 대한 비판의견이 강했기 때문에 문통이 그나마 서면 입장이라도 낸 거구요.

... 법조계나 국방개혁이 관건인데 개혁이 힘을 받기 위해선 조금씩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아시잖아요, 경로의존성에 따라 정말 생각하기 싫은 쪽으로 가게 될 수도 있어서.. MB도 잡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요즘입니다....

transient-guest 2017-09-12 00:58   좋아요 1 | URL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넘긴 것이 지난 10년입니다. 이제와서 다시 현 정부를 탓하는 자유당 사람들이나 그 지지자들은 참 염치가 없다는 거죠. 이 부분은 진보적인 자세를 갖되 현실을 반영한 보수적인 정책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사안인 것 같아요. 북한이 이미 남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니, 결국 주변국가들과의 공조가 중요한데, 일본은 전쟁을 원하고 미국은 바보가 대통령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 상황을 이용하고 있어서 아주 어렵습니다.

인사문제는 참 큰 이슈입니다. 대통령이 모든 걸 다 할 수 없으니 각각의 자문을 구하는 것인데, 어떤 일인지 유독 인사는 문제가 많네요. 그만큼 한국사회에 별별 관행적인 이유로 치부하지 않은 사람도 없고, 법을 어기지 않은 사람도 없고 이것 저것 따지다보면 사람이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박성진씨도 참 뻔뻔스럽죠...

언론개혁이 시급하고, 이건 어쩔 수 없이, 털어서 다 잡아들이고, 다음 번에는 그렇게 털어도 나올게 없을 만큼 법적으로 완전무결하게 지킬 건 지키는 사람이 사장이 되어야 합니다. 뉴스가 얼마나 많은데 하나도 안 다루잖아요. MB는 정말 광화문광장에 매달려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나라는 여전히 망하기 직전 같은 느낌의 위기감이 가지지 않습니다.

포스트잇 2017-09-12 01:47   좋아요 1 | URL
네, 어제 국회돌아가는 거 보니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뉴스 보고 싶지 않은 날들입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보수적 안보관이 우세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제가 분통 터지고 화가 나는건 이 사안에 관한한 우린 늘 방관자 위치로 전락한다는 겁니다.우리의 문젠데요. 내몰리는게 아니라 우리의 힘으로 풀 의지도 역량도 없어서였겠지요. 815도, 정전협정도, 심지어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임진왜란 정전협상에서도 조선의 입장이 어땠는지 생각해보면 기가 막히죠. 근데 또다시 우리는 별달리 쓸 방법도 없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는게 참..안타까워요. 우리가 가진게 더 많고 그 만큼 복잡한 나라니 뭐 하나 버릴수 없겠지요. 다 붙들고 미일에 의존하면서 가는 길을 택하려는것도 어쩔 수 없는 길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여론도 그렇게 움직이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북한 포함해서 주변국들이 만드는대로 따라갈밖에요. 우리 위치는 그런 지위밖에 얻지 못하겠지요. 지금대로 간다면요..

자유당 해체시키는데 올인하려구요. 다른 야당 쫑그는것하고요. ㅎㅎ

MB를 잡아야하는데 나꼼수 일당이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와,,, 이렇게도 언론이 또 잠그고 있을 수 있는지요. 얼른 스피커들이 더 많이 더 커져야 할듯 합니다. <저수지게임>은 핵심만 잘 정리해준 느낌입니다. 많이들 보고 그 넘을 꼭 잡아야 한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 합니다...

transient-guest 2017-09-12 06:13   좋아요 1 | URL
열심히 떠들기라도 해야죠 전. 북핵은 미국이 후세인을 날려버릴 때 이미 예견된 거죠. 정권차원에서 어차피 망할텐데 핵이라도 질러봐야 하고, 한국의 지정학적인 위치가 이걸 절묘한 신의 한수로 만든 거죠. 김이수헌재소장 건 보니 역시 아바타프로젝트는 음모론을 넘는 fact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나처럼 책을 사들이는 것을 읽는 것 이상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꼭 비싸고 희귀한 고서가 아니라도 좋아하는 작가나 장르의 시리즈, 전집, 또는 출판사에 꽂혀 당장 읽지도 않을 책과 읽기 위한 책을 적절히 섞어서 주문하는 건 은근히 머리가 아프지만 재미있는 일이다.  


예전에 시작한 '제안들'시리즈로 시작한 워크룸프레스의 책들은 절판되었거나 품절된 것들을 제외하고는 가능하면 조금씨 사들이고 있다.  막상 책을 펼쳐보면 내가 지금 흥미를 가질 만한 것들인지 조금 모호하기는 하지만, 일부러 찾는 주제들이 아닌 상당히 특이한 것들이 많아서 좋다.  


그 다음으로는 최근에 조금씩 사들이기 시작한 유유라는 작은 출판사의 책들이 있는데, 관심을 갖고 찾아보니 여러 번 읽은 '고양이의 서재'나 츠바이크의 에세이 몇 권을 이미 갖고 있더라.  이 역시 문고본처럼 작은 제본에 특색있는 꾸밈새가 맘에 드는데, Cyrus님의 서재에서 알게 된 겨울책방의 방송을 보고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외에도 천병희교수의 완역본 고전을 거의 다 모아가고 있고, 역시 겨울책방에서 소개를 받은 박종현교수의 희랍철학시리즈도 최근에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그간 애거서 크리스티, 홈즈, 엘러리 퀸 전집, 괴도신사 뤼팽 등을 모아들였는데, 이들과 다른 점은 물론 이 시리즈들은 거의 다 바로 읽어냈다는 점이다.  다른 판타지나 SF시리즈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읽어나갈 것이지만, 고전문학이나 위의 출판사/저자의 시리즈는 아마 더 나중에 넉넉한 마음으로 하나씩 읽게 될 것이다.  


더 나이가 들은 다음의 이야기겠지만, 구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이런 저런 책들과 영화, 게임 소프트는, 잘 하면 내가 노년을 즐겁게 보내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눈의 건강,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의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이, 노년의 은퇴를 대비한 투자 이상 중요한 것 같다.  평균으로 보아도 딱 살아온 날만큼이 지나면 언제고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나이가 되어버렸으니 이런 생각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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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07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크품프레스의 ‘사드 전집’ 후속작은 언제 나올까요? <소돔 120일>이 나온다면 반드시 살 겁니다. 동서문화사 판본을 가지고 있지만, ‘출판사’를 신뢰할 수가 없어서... ㅎㅎㅎ

transient-guest 2017-09-08 05:25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사는 정말 많은 책을 내주었지만, 중역이 많다고..ㅎㅎ 이번에 제안들 나온게 전번과 거의 1년 반이 넘었던 것 같아요. 작은 출판사의 특성상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ㅎ

2017-09-07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8 0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7-09-07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최근에 눈이 좀 침침해서 안과에 갔는데 아직 노안은 아닌데 대부분 사십 대 중반 이전에 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transient-guest 2017-09-08 05:30   좋아요 0 | URL
요즘 노안이 빨리 온다고 하데요. 아무래도 screen을 너무 많이 보는 듯.. ㅎ 건강하셔요...
 

노동절연휴가 하필이면 인디언서머와 함께 와버린 주말이었다.  금요일 오전부터 별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기에 그냥 다 제껴놓고 당시에만 해도 영원히 이어지는 듯 느껴진 연휴를 시작했는데, 주말 이틀간의 끔찍한 더위로 실제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그저 집에 틀어박혀 전기값을 마구 올려주었을 뿐이다.  그나마 TV도 볼 것이 없고 해서 책을 많이 읽은 것이 위로가 된다.  


이곳에서는 8월말의 개학과 함께 9월의 첫째 월요일이 노동절연휴로 잡혀있어 전통적으로 추수감서절 이전의 마지막 연휴이자 여름의 끝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노동절연휴를 지내면서 이제 여름도 다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9월 둘째 주부터 정식으로 오픈하는 미식축구시즌과 함께 가을,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분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2017년은 1월이 엊그제 같은데, 일을 하면서, 힘에 부쳐 헐떡거리면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이 벌써 9월이다.  4주간이라서 비교적 짧게 느껴지는 이번 달이 지나면 2017년은 1/4만 남는다.  그렇게 또 한 살을 더 먹게 될 것이다.


다른 곳은 아니지만, 이곳의 바닷가 동네엔 오늘 오후 첫 가을비가 내렸다.  정말 가을이 온 것 같다. dome효과로 뿌옇던 하늘도 내일이면 다시 창창하게 높이 뚫릴 것이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회사로 뛰어가야 지난 주간의 게으름을 make-up하고 짧은 한 주를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과 수요일을 그렇게 잘 보내야만 그럭저럭 밀린 스케줄을 다시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물러나고 다시 정치가 안정될 때까지는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는 낮은 overhead가 얼마나 다행인지.  내가 무엇을 키워가는 스타일이 스타크래프트 보다는 심시티에 가깝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  


9월이 오고, 여름이 끝난 것을 보면서 뭔가 살짝 울적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오후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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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9-05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9월에 노동절이 있는 이유가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들도 메이데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요.

transient-guest 2017-09-06 01:40   좋아요 1 | URL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293168 여기에 설명이 나와 있네요. 정확한지는 제가 모르겠지만요.ㅎ
 

나이를 먹고 신진대사가 떨어지면서, 예전보다 훨씬 더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운동을 해도 두 가지 요소에 따라 살이 빠지기는 커녕 현상유지도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두 가지 요소는 식사와 심폐지구력운동이다.  검도나 태권도 같은 무술만으로도 몸이 유지되던 건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인데, 당시에도 만약 지금처럼 기초적인 근육운동과 지구력운동을 해주었더라면, 어쩌면 나는 큰 부상이 없이 지금까지도 열심히 검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만성이 되어버린 족저근막염 탓에 검도처럼 발바닥과 힐에 큰 무리가 가는 운동은 감히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2015년 초에 stem cell therapy를 한 차례 받은 후 상당히 좋아진 것이 지금처럼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  


몇 번씩 trial and fail 끝에 꾸준히 뛰고 걷고 자전거를 타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 2016년 연말에서 2017년 연초였다.  그간 근육운동 외에도 이렇게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지구력운동을 병행했고, 음식을 잘 조절한 결과 바지사이즈가 두 개 정도 줄어든 효과를 봤고, 허리와 배, 그리고 몸 전체의 군살이 더 빠진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올여름동안은 이 부분을 조금 게을리했더니 겨우 다시 그 상태에서 현상유지만 하고 있다.  심지어 운동은 훨씬 더 양과 강도가 늘었는데도 말이다.  


기계에서 뛰는 건 편리하고 날씨에 따라서는 유일한 대안이지만, 여러 회사의 기계를 써본 결과 각각의 구조나 작동원리에 따라 아픈 곳이 정확히 있었다.  어떤 기계는 발바닥이, 어떤 기계는 무릎이, 어떤 기계는 골반이,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뛰는 것이 자연스럽게 줄고 사이클링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운동량이나 만족도는 뛰고 걷는 것에 미치지 못함에 다시 조심스럽게 트랙을 뛰는 것을 시도하게 되었다.  


기계에서는 시속 6.6마일 정도의 속도로 2-3마일, 최고로는 3.5마일까지 멈추지 않고 뛰는 정도였고, 통상 65분간 5-5.5마일을 뛰고 걷는 정도였는데, 트랙은 지면과의 마찰, 공기저항 등의 이유인지 훨씬 힘들게 느껴졌는데, 조금 익숙해지고 나니 다리에 근육이 단단해지는 걸 볼 수 있었고 이는 하체근육운동과는 사뭇 다른 종류의 만족을 준다.  무리하기엔 나이도 있고 해서, 천천히 속도와 거리를 늘려갔는데, 이런 측정을 위해서는 아무렇게나 뛰는 것보다는 기본적인 단위환산이 가능한 트랙이 최고다.  거기에 all weather type이면 약간의 바운스가 있어 단단한 콘크리트 (절대 피해야할)나 아스팔트 (그나마 낫고)보다는 좋았다.  물론 흙바닥이나 잔디를 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건 도심에서는 바라기 힘든 호사다.  뛰는 길이 잘 되어 있는 공원도 걷고 뛰는 길은 아스팔트인데, 하이킹코스를 잘 잡으면 약 5-6마일을 평지와 언덕을 오갈 수는 있다.  다만 요즘 이곳의 급속한 인구증가, 그것도 중국인 인구가 많아진 탓인지 이런 하이킹코스는 아주 이른 아침에 가도 이미 주차공간을 찾을 수가 없어서 주말에 몇 번 시도해보고 give up했다. 


어쨌든 처음엔 2마일을 반은 뛰고 반은 걷는 것으로 시작해서 거리와 속도를 늘려서 천천히 3마일로, 그리고 4마일 total로 가다가 얼마전부터는 5-5.25마일 정도를 65분 이내에 뛰고 걷기를 하는 수준까지 왔다.  결정적인 계기는 runtastic이라는 앱구매와 허리에 두르는 폰/열쇠주머니를 구매한 것.  밖에서 뛸 때 트랙이 아닌 이상은 늘 거리를 미리 코스에 맞춰 측정해야 하고, 손에는 늘 열쇠와 전화기를 드는 것이 아주 귀찮기 그지 없었는데, 지금은 두 손이 비어있어 아주 상쾌하다.  거기에 runtastic을 돌리고 뛰면 거리와 속도까지 측정하고 기록해두니 더할 나위 없이 큰 도움이 되었다.  역시 measure하고 기록해야 향상된다는 말은 여러 곳에 적용할 수 있는 진리가 아닌가 싶다.  


일주일에 평균 5-6일의 운동을 하는데, 5일이상은 근육운동이 포함되어 있고 5일 이상의 런닝이나 사이클링이 포함되어 있다.  이제 가을을 맞아 음식조절, 주로 술을 덜 먹는 것 (안주빨이 센 탓에 폭식의 이유가 된다)을 한 달 정도만 잘 수행해도 좋은 결과를 볼 것 같다.  작은 키라서 많이 잘 줄이고 졸여서 코너 맥그리거처럼 양복빨이 나오면 좋겠다.   


참고로 내 근육운동루틴도 그간 하던 3일체제가 아닌 2일체제로 바꾸고 중간에는 하루를 쉬는 방식 - 물론 이런 날은 보통 뛴다 - 으로 바꿨는데, 근육이 더 잘 유지되는 것 같다.  아마 앞서의 체제는 한 부위로 다시 돌아오는데 평균 3-4일이 걸린 반면에 지금의 체제로는 2일을 쉬면 보통 다시 같은 부위로 돌아오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은 첫 날 chest 5-6가지, back 5-6가지, shoulder 5-6가지를 3-4셋트, 셋트당 최고 14-16, 최하 6-8 rep으로 하고 둘째 날은 legs 6-8가지, triceps 4-6가지, biceps를 4-6가지로 비슷한 셋트/rep으로 하며 보통 끝나고 뛰거나 사이클링을 한다.  여기에 물론 abs/core도 4-6가지 정도를 섞는데, 보통 다른 운동과 함께 같이 하기 때문에 근육운동에 1.5-2시간, 런닝/사이클링에 1시간 정도가 소요되므로 가능하면 새벽, 아니면 밤시간을 이용하고 부득이한 경우 오전/점심/저녁 중 두 파트로 나눠서 근육과 지구력운동을 해주기도 한다.  여기서 수영을 종종 더할 수 있다면 좋겠고 아무래도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서 비틀어진 몸을 바로잡는 필라테스나 요가를 해줄 수 있으면 아주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지금까지도 결국은 시작하지 못한 투기종목운동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인 셈이다. 


한국에서 내 나이대의 남자가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데, 운동이나 독서가 특히 그런 큰 혜택이 아닌가 싶다.  물론 자영업자라서 시간배분이 상대적으로 편한 점도 있지만, 그것 외에도 환경의 차이도 클 것이다.  다 나처럼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지만, 건강관리를 잘해서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모두들.  하루키처럼 건강하게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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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7-09-01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운동량을 체크하시는군요. 멋지네요!

근육운동은 주로 머신으로 하시는 거죠?
1시간 반에서 두시간이면 정말 많이 하시네요.
아니 머신 운동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그정도 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

꾸준히 하시니 성과를 보시겠죠?
응원합니다!

transient-guest 2017-09-01 23:16   좋아요 0 | URL
런닝만 체크하구요, 어떤 사람들은 근육운동도 일일이 적더라구요.ㅎㅎ 근육운동은 최대한 free weight으로 덤벨/바벨로 하고 머신을 좀 섞습니다.ㅎㅎ 머신은 집중도랑 몇 가지 장점은 있지만 힘을 키우려면 free weight으로 해야해요.ㅎ 응원 감사합니다.

감은빛 2017-09-02 1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프리웨이트 하고 계시군요. 말씀처럼 힘을 키우려면 머신으론 어렵죠.

프리로 그정도 시간이면 정말 하드워킹이네요. 저는 바벨을 들면 30분 이상 하기 어렵던데요.

transient-guest 2017-09-03 03:59   좋아요 0 | URL
몸이 익숙해지면 강도를 조금 높게 가고 그러면서 조금씩 키워가면 됩니다. 천천히 그저 즐기는 기분으로 하시면 강추..ㅎ 전 운동하면서 스트레스 해소가 많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