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 밤, 5AM Miracle이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느낀 바가 있어 어제부터 이를 악물고 새벽 4시에 일어나기를 시작했다. 첫날은 확실히 전날 늦게 잠자리에 든 탓에 조금 힘들었지만, 새벽 5시에 gym이 여는 시간에 맞춰가서 한 시간 반 정도의 weight lifting (legs, biceps and triceps)을 하고, 바로 공원으로 가서 약 한 시간동안 5.25마일을 뛰고 걸었다 (3마일 러닝, 2.25마일 워킹 - weight lifting + cardio로 수치상 거의 1000 kcal를 날린 듯). 일찍 일어난 덕분인지 운동의 효과인지 어제 하루의 productivity는 무척 높았고 오후 6시까지 꼬박 열심히 필요한 일을 하나씩 처리할 수 있었다. 자기 전에 거울을 보니 내가봐도 얼굴이 기분좋게 야위었더라.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났고 전날 10시 정도에 자기 시작해서 3시까지는 한번도 깨어나지 않고 푹 잘 수 있었고 잠깐 눈을 떴다 감고나니 알람이 울렸다. 잠깐 망설이기는 했지만, 바로 일어나서 책을 조금 읽고 오전뉴스를 보다가 예정한대로 6시 30분에 걸어서 공원에 가서 뛰고 걷기를 반복한 후 다시 걸어서 돌아왔다 (거리는 약 5.5마일/한 시간 십분). 저녁도 적게 먹었고 오전에 수치상으로 약 800kcal을 날린터라 아침은 넉넉하게 먹었는데, 9시부터 시작해서 방금까지 4시간 동안 집중해서 업무를 처리한 결과 배가 쑥 꺼져버렸고, 점심을 먹으로 나가려다보니 싸온 것이 있어서 잠시 쉬면서 점심을 먹고 있다.
기적이나 꿈을 이루는 궁극의 방법 (비법이 아니다)으로써 저자가 주장하는 건 결국 부지런한 생활, 특히 새벽의 한 두 시간 정도를 이용하자는건데, 나는 원래 아침형인간이라서 그리 어렵게 느껴지진 않는다. 저자의 주장도 특별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 저자 자신도 동의하는 바다. 결국 어려운건 실행하는 의지라고 할 수 있는데, 겨우 이틀째 노력을 해보고 있는데, 놀랍게도 업무능률이 쑥쑥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대단한 프로젝트를 마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 이어지던 procrastinate하는 버릇이 적어도 어제와 오늘 동안은 나타나지 않았다.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을지, 또 이것이 과연 어떤 획기적인 계기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4-5일만이라도, 1년뒤의 나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그걸 보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일찍 일어나보고 싶다.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의 시간은 무척 고요한데, 이 시간에 책을 읽어도 좋겠고, 신문을 봐도 좋겠고,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을 해도 좋겠다. 4시부터 잡으면 출근준비를 시작할 8시까지 집중력이 매우 높은 네 시간을 얻을 수 있기에 소중하게 잘 사용하면 업무부담이 많이 줄기는 하겠다.
물론 이런 시간을 얻기 위해 일찍 일어나지 않더라도 낮밤이 뒤바뀐 생활 덕분에 부수적으로 이런 시간이 얻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경험에 따르면 밤의 고요한 시간도 그대로의 멋진 분위기가 있지만, 새벽의 고용함은 또다른 깊은 맛이 있다. 누구보다도 먼저 하루를 시작한다는, 새벽을 깨우는 자(?)로서 약간의 으쓱함과 함께 고작 이틀이자만 큰 행복감을 맛본 것 같다. 제대로 자리가 잡히면 업무처리도 원활해지겠지만, 더욱 중요한,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미루던 다른 프로젝트에 달려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럴 땐 첫술에 배부르랴보다는 시작이 반이란 말이 더 귀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