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연휴가 하필이면 인디언서머와 함께 와버린 주말이었다. 금요일 오전부터 별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기에 그냥 다 제껴놓고 당시에만 해도 영원히 이어지는 듯 느껴진 연휴를 시작했는데, 주말 이틀간의 끔찍한 더위로 실제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그저 집에 틀어박혀 전기값을 마구 올려주었을 뿐이다. 그나마 TV도 볼 것이 없고 해서 책을 많이 읽은 것이 위로가 된다.
이곳에서는 8월말의 개학과 함께 9월의 첫째 월요일이 노동절연휴로 잡혀있어 전통적으로 추수감서절 이전의 마지막 연휴이자 여름의 끝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노동절연휴를 지내면서 이제 여름도 다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9월 둘째 주부터 정식으로 오픈하는 미식축구시즌과 함께 가을,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분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2017년은 1월이 엊그제 같은데, 일을 하면서, 힘에 부쳐 헐떡거리면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이 벌써 9월이다. 4주간이라서 비교적 짧게 느껴지는 이번 달이 지나면 2017년은 1/4만 남는다. 그렇게 또 한 살을 더 먹게 될 것이다.
다른 곳은 아니지만, 이곳의 바닷가 동네엔 오늘 오후 첫 가을비가 내렸다. 정말 가을이 온 것 같다. dome효과로 뿌옇던 하늘도 내일이면 다시 창창하게 높이 뚫릴 것이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회사로 뛰어가야 지난 주간의 게으름을 make-up하고 짧은 한 주를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과 수요일을 그렇게 잘 보내야만 그럭저럭 밀린 스케줄을 다시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물러나고 다시 정치가 안정될 때까지는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는 낮은 overhead가 얼마나 다행인지. 내가 무엇을 키워가는 스타일이 스타크래프트 보다는 심시티에 가깝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
9월이 오고, 여름이 끝난 것을 보면서 뭔가 살짝 울적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오후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