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분명히 제대로 했다.  계획한 대로.  

65분 동안 총 6.15마일을 총 5마일을 뛰고 1.15마일은 걸었다. 이후 1시간의 하체운동과 팔운동, 복부운동 후 다시 자전거를 22분 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리고 나는 씻고 서점에 책을 들고 갔어야 했다.


그런데, 마치 술을 마시기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처럼 맥주를 마시고 말았다. 대충 따져보니 4시간 동안 약 3000cc를 마신 것 같다.  


결론적으로 오늘의 운동은 실패...


1. 1000cc는 Coors Light을

2. 나머지 2000cc는 Red Stripe이라는 자메이칸 lager를 마셨다...


내일은 다시 달리고 spin을 해야 오늘 마신 걸 내보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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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4-07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을 더 잘 마시기 위해 운동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끈!!

transient-guest 2018-04-08 02:47   좋아요 0 | URL
뭐 대략 저도 그렇습니다.ㅎㅎ 먹고 마시기 위해 운동을 하죠. 안 하면 아마 금방 불어날지도...-_-:: 오늘 운동을 한다면 어제 마신 걸 좀 뽑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ㅎ
 

4월의 첫 주간이 지나갔다. 이런 저런 일 때문에 월요일부터 마치 한 주를 다 보낸 듯한 피로감을 느꼈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금요일 오후를 맞고 있다. 이번 시즌의 비는 다 내린 줄 알았는데, 어젯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내일까지도 계속 그런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란다.  샌프란시스코 북부연안의 동네들은 또 storm이네 뭐네 하면서 대비한다고 하니 비가 솔찮게 올 것만 같다.  


새벽에 요가를 가려고 일어났는데, 어제 오후 늦게 운동을 한 덕분인지 도로 자버리고 말았다. 내일 오전은 어려울 것이고 일요일 오전의 요가는 꼭 가볼 생각이다.  일단 오늘은 오후에 달리기와 하체운동 및 triceps and biceps 운동을 하고 힘이 남으면 spin으로 마무리할 것이다. 이후 서점에 가서 커피나 한 잔 마시면서 책을 볼 생각이다. 비가 와주면 참 좋겠는데 말이다.  아니면 흐린 날씨를 벗삼아 빗소리 app으로도 괜찮겠다. 마침 app설정에서 비내리는 날 카페에 앉아있는 듯한 소리를 선택할 수 있으니까. 


복잡한 머릿속, 계속 신경을 쓰게 만드는 트럼프의 똥멍청이짓거리, 이로 인해서 떨어지는 영업실적, 업계 전반의 chilling effect 등등, 진중하게 책을 붙잡고 있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로 폭격을 당하다 보면 이번 주간처럼 책읽기의 능률이 뚝 떨어져버리는 날이 많다.  그간 미뤄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마지막을 읽을 생각도 하다가, 가벼운 소책자 같아서 산뜻함에 마음이 가는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를 읽을까, 행복한 고민이다.


'은하영웅전설' TV시리즈가 현대버전으로 리셋되어 다시 나오는 모양이다. 첫 에피소드를 보니 그래픽은 훌륭해졌으나 그림체는 오히려 예전의 버전만 못한 듯, 특히 키르히아이스의 눈매가 너무 날카롭게 그려진 건 매우 큰 오점이라고 본다.  패한 전투를 동률로 끌어올리고 최대한 많은 군사들을 살아돌아가게 하는 첫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에서 익숙한 베레모를 쓰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양 웬리 준장의 뒷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덕분에 '홍차'가 떠올랐다는 거.  '미용과 건강을 위해서 식후에는 한 잔의 홍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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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4-07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근사하군요.
무슨 소설 제목 같기도 하고 아님
점잖은 영국 에세이 같기도 하고.ㅋ

그쪽은 비가 많이 오는가 봅니다.
그런데 왜 비 내리길 또 바라시는 건지...?

transient-guest 2018-04-08 02:49   좋아요 1 | URL
양 웬리 준장의 모토이자 소설에서 암호로도 쓰이는 말입니다. 주인공이 커피보다는 홍차를 좋아하거든요..ㅎㅎ 여긴 11월에서 2-3월까지가 우기에요. 근데 지난 11, 12, 1월 비가 덜 와서 이미 가뭄경보가 발령됐거든요. 막바지 같은데 그래도 비가 좀 많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공기도 좀 깨끗하구요. 물론 이렇게 비가 오다가 해가 나면 갑자가 따뜻해지면서 꽃가루가.....-_-:

cyrus 2018-04-07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반도는 지금 때 아닌 동장군과 미세먼지의 습격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이틀 전에는 비가 내렸고요. 오늘도 날씨가 쌀쌀해요. 따뜻한 차나 커피를 마셔야 하는 날입니다. ^^

transient-guest 2018-04-08 02:51   좋아요 0 | URL
기후변화가 세계적으로 심각한거 같아요. 미세먼지는 중국발도 문제고 한국자체적으로도 지난 10년간 무분별하게 이런 저런 규제를 풀어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국발로 묻어가는 패턴...사실 김영삼대통령이 서해안시대를 외친게 큰 오류라고 봐요. 공장이나 이런 건 동해안에 세워져야 하는데..ㅎ 추운 날 따뜻한 걸 마시면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 좋죠..ㅎㅎ
 

불만스럽게도 비는 완전히 그친 것 같다.  저녁의 초입이지만 써머타임의 실행으로 아직은 해가 밝아서 음악을 좀 크게 듣고 있다.  점심을 먹고 딩굴거리다가 뛰고 왔다.  어제 개인통산 처음으로 시속 6.6마일을 유지한 채 3.75마일을 계속 뛰었고, 걷다 뛰면서 6.1마일을 걷다 뛰었던 여세를 몰아서 오늘도 기계위를 달렸다. 비슷한 기록이지만 오늘은 개인통산 처음으로 시속 6.6마일의 속도로 4마일을 쉬지 않고 뛰었다.  65분당 총 거리는 6.1마일로 어제와 같지만, 한번에 쉬지 않고 달린 거리가 늘어난 것이다.  날이 풀리면 밖에서 뛸 것이라서 어떤 기록이 나올지 모르겠다. 기계 위를 달리는 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바깥을 달리는 것보다 어려운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바깥을 뛰는 것이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늘 밤의 음주는 상대적으로 guilty-free...


땀을 워낙 많이 흘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샤워를 하고 근처의 한국마트에 가서 소주 네 병과 오뎅탕을 만들 찬거리를 사왔다.  오뎅이야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없지만, 오뎅스프는 쓰지 않기로 하고 다이콘 무우, 다시마, 국멸치, 대파, 할라페뇨, 붉은 고추, 당근, 양파를 넉넉히 넣어서 다시국물을 내고 있다.  3시간 정도를 푹 끓여주면 좋다고 하는데, 스토브를 켜놓고 외출할 수는 없으니 막상 음식을 만든 나는 맛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  오뎅은 꼬치로 된 냉동제품을 사서 물로 깨끗히 씻고 뜨거운 물을 가득 담은 그릇에 넣어 기름을 빼고 있다. 오뎅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름이 많이 들어가고 믹스 자체에도 MSG가 많이 들어가는 것 같고, 결정적으로 오뎅스프는 그냥 라면스프 같다. 먹고 나면 늘 목이 마르고 피곤해 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마침 주말이고, 내가 땡기고 해서 이런 이유로 국물이라도 아날로그하게 만드는 것이다.  쑥갓도 사서 잘 씻어 놓았다.  어쩌면 조금 더 끓이다가 불을 끄고 잠깐이라도 외출을 해야 이걸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핀볼은 내가 본격적으로 오락을 즐기기 훨씬 전에 이미 유행에서 멀어져 있었다.  한국에서 핀볼머신을 본 건 예전에 인천 한 귀퉁이에 있었던 맥아더 기념관이라는, 퇴역미군출신 백인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경양식집이었던 것 같다.  인생을 통털어 3-4번 정도만 가봤던 것 같은데, 일단 멀었기도 했고 값도 그랬던 것 같다. 어쨌든 그곳을 가는 건 꽤 special한 일이었고, 가서 스파게티를 먹은 기억이 있다. 이미 전자오락의 시대가 시작된 것도 오래였고, 이후로 한국에서는 핀볼머신을 본 기억은 없다.  


본격적인 십대가 시작될 무렵 미국에 오게 되었는데, 그때도 핀볼머신이 그렇게 흔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시 살던 곳에는 큰 아케이드가 2-3개 있었는데 운전을 하지 못했고 대중교통이 불편한 suburban life의 십대는 쉽게 갈 수가 없었던 곳이다.  당시 전 세계를 강타하고 훗날 대전격투기게임의 시조새가 되어버린 Street Fighter 2가 세븐일레븐이나 볼링장 한 구석에도 있었는데, 덕분에 굳이 신세를 지면서 아케이드를 갈 필요는 딱히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더구나 제대로 된 아케이드에서 놀려면 꽤 실력이 좋았어야 했는데, 내 오락실력은 홈아케이드 수준이었기 때문에 막상 아케이드에 가도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핀볼을 제대로 즐겨본 적은 없고, 아마 지금의 5-60대 미국인들이 젊은 시절, 전자오락의 태동기와 십대가 맞아떨어졌던 그 세대가 핀볼머신을 갖고 논 마지막 세대가 아닌가 싶다. 지금도 낡은 bar 한 구석엔 있을 법 한데, 이젠 완전히 어른이 되어 가끔씩 bar를 가보지만 핀볼머신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엇인가 멀리 있는 것들은 가까이에 있는 다른 것들에 대입하는 것으로써 근처로 끌어당기는 버릇이 있다.  1950년에 태어난 하루키, 그 1950년에 태어난 내 어머니, 이런 식으로 말이다.  1973이면 그들이 23살 한창의 나이였을 것이다.  내 아버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 결혼해서 사느라 어머니는 평생 여자로써의 고생을 했는데, 고작 1-2년이면 다가올 미래를 몰랐으리라. 인물도 곱고 머리도 좋은 내 어미니가 왜 아버지같은 남자와 결혼을 했는지 죽었다 깨어나도 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1973년은 23살의 남자가 몇 년전까지 갖고 놀았던 핀볼머신을 추억하는 시절이었나보다.  같은 시절 한국은 박정희의 군사독재가 아직도 6년이나 더 남아있었던, 그야말로 발악하던 암울한 시간이었음에 새삼 두 나라, 두 사람이 지나온 시간의 거리를 느낀다.


오뎅국물을 끓인지도 거의 2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난 과연 이걸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그것도 혼자 마시는 소주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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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2018-03-25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저도 지금 오뎅탕을 끓이는 중인데 15분 초스피드... 엄청 비교되네요. ㅠㅜ 국물만 2시간이라니! 신중하게 음미하면서 드셔야 겠어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8-03-25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국물맛은 좀 나는데 아마 오뎅을 넣고 끓이면 익숙한 맛이 날지 모르겠네요 ㅎㅎ

이지 2018-03-25 10:51   좋아요 0 | URL
오래끊인만큼 맛없으면......대박이겠죠? 흐흣 (농담입니당)

transient-guest 2018-03-25 10:54   좋아요 0 | URL
그냥 망하는 거죠 그나마 간장과 와사비도 있고 폰즈를 찍어먹으면 될 듯 ㅎㅎㅎㅎ

이지 2018-03-25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은근 내것과 비교되서 망하길 바랬는데, 다양한 아이템이 있었구나. ㅠㅜ 전 벌써 다 먹고 쉬는 중인데. ㅎㅎㅎㅎ맛있게 드세요~ 국물만으로도 맛있는 그런 오뎅탕을 완성 하길 바래요~ ^_____^

transient-guest 2018-04-06 03:04   좋아요 0 | URL
먹고 퍼졌더랬죠..ㅎㅎ

포스트잇 2018-04-05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1949년 1월 12일생으로 나와있는데요.. 50년생이라 하셔서 순간 좀 놀래서요..;;;

하루키를 읽고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저는 왜 하루키를 계속 읽게 되는지 이유를 좀 알고 싶어서 읽고 있습니다. 엊그저께 오쓰카 에이지의 <이야기론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를 읽었는데.. 하루키가 발가벗겨지는 느낌을 받는데(아, 그렇다고 오쓰카의 견해에 끝까지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다 읽을 즈음 그래도 하루키를 읽겠다는 마음이 들면 진짜 좋아하는거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8-04-06 03:06   좋아요 0 | URL
제가 막연하게 제 어머니하고 동갑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머릿속에 굳었나봅니다. 저의 오류(?)의 증명으로 수정하지 않고 그냥 둡니다만..ㅎ 늘 하루키=어머니연세=50년생으로 기억했네요.ㅎ

한 작가나 작품세계를 분석하는 건 그 나름대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겠죠?? 그런데 그게 너무 작가 개인의 사적인 면으로 가버리면 소설의 재미가 다소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워낙 유명한 작가라서 이런 저런 ˝론˝이 많고 의견도 다양한데 저는 아직도 하루키를 좋아합니다.ㅎ
 

"procrastinating"은 일이나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해야 할, 하지만 누구나 종종 피하지 못하는 행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이 바쁘면 바쁜 탓, 한가하면 늘어지는 탓, 온갖 탓을 하면서 그간 미뤄온 작업이 있다. 회사를 처음에 차리면서 정신 없이 싸게 만든 탓에 참 볼품이 없는 우리 회사의 홈페이지를 개량하고 영문페이지를 더하는 작업이다. 처음엔 개량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작업이 밀렸고, 나중에 깨닫고 보니 구성은 어차피 마지막 단계에서 여러 가지 디자인을 참고하여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고, 실제로 먼저 갖춰야 하는 건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바쁜 2016-2017년의 일정으로 작업이 미뤄졌고,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는 2018년 현재까지도 선뜻 작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돈이 되는 작업이 아닌 것도 이유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생각하면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도 문제이고, 실적이 떨어졌지만 아주 놀고만 있는 상태는 아니라서 결국 priority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상황을 타개하려고 작업계획을 세운 것도 여러 번인데 결과적으로 아직도 시작하지는 못했고 예전에 작업하다가 말았던 자료만 찾아놓았을 뿐이다.  공부 못 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나쁜 버릇인데, 역시 공부를 못 하는 학생으로 평생을 살아온 나로써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악습이다.  시작이 반 이라고 그저 한 걸음만 내딛어도 좋을 것을 아직도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업을 하기는 커녕 계속 slow한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맥이 빠지는 걸 느끼고 오후에 일찍 gym으로 달려가서 근육을 혹사시키고 spin으로 땀을 흠뻑 뺀 후 (전날 마신 와인살을 빼기 위해), 영혼의 안식처인 서점으로 달려와버린 것.  아이스커피를 마셔 (이뇨작용을 도와 전날 마신 와인살을 빼기 위해) 가면서 책을 둘러보다가 잠깐 카페 벽, 벤치에 앉아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procrastinating" 중이다.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나의 모습이다.  아마 한국에 계속 살았더라면 진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은 곳이었고, 스스로 학습하고 운동하면서 살아남는 걸 배운 건 아주 나중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놓아버리지 않은 책읽기가 나를 살렸고 조금씩 나은 상황으로 나를 이끌어 주었다는 건 나중에 인지했는데, 그래서인지 책읽기와 모으기에 대한 집착은 평생을 가져가게 될 것 같다.  


내일은 한 주의 마무리를 멋지게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procrastinate"하는 일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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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까지 나와줄지는 의문이지만, 이번에 이런 멋진 세트로 다시 묶여나오기 시작했으니 사력을 다해 구매일정을 맞춰 살 생각이다. 삼국지도 그랬고 내 삶엔 좋은 책이 참으로 많았지만, 예전에 해적판이지만 어렵게 구해서 읽은 은하영웅전설은 정말 인생의 책이다. 


내 중학교시절을 즈음해서 나온 마이컴이라는 잡지에서 소개된 게임으로 먼저 접했는데 당시엔 기껏해야 플로피디스크 2-3개 용량의 게임이 대부분이었기에 실제 게임보다도 그 소개와 그래픽이 훨씬 더 화려했고, 제국과 민주동맹, 이를 대표하는 두 영웅의 대립구도에 원작소설을 보거나 게임을 하기도 전에 이미 마술사 양웬리의 ANIME그림체가 기억에 또렷하게 남았다.  막상 책과 게임을 구한 건 훨씬 이후의 일인데도 내 기억속의 양웬리와 라인하르트 로엔그람 (폰 뮤젤)과 주변인물의 일러스트는 이 시절 마이컴의 부록에서 나온 그대로 기억되고 있다. 더 나중에는 ANIME를 모두 구했고 정말 열심히 볼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열정이 많이 사그라든 지금도 은영전은 출판된 두 버전을 모두 갖고 있으며 다나카 요시키의 책도 가능하면 모두 구하는 등 건담보다더 훨씬 더 나의 덕질의 대상이 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출판사는 모종의 책임의식을 갖고 끝까지 전권을 출간해주어야 마땅하다.


영문판으로는 이미 12권을 모두 구했는데, 한국어판이 이가 빠지는 바람에 정작 가격이 좋은 문고판을 구하지 못하고 망설이던 차, 이렇게 고가의 덕질품목이 나와버렸다.  건담은 그 세계관으로 하나의 역사를 이룰만큼 엄청난 시리즈라서 반드시 구하고 싶다만 줄어든 일거리에 비례해서 나날이 늘어가는 생활비를 생각하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을 뿐이다.  내가 준비되기 전에 절판되는 비극은 없어야 할텐데...















내 덕질은 로도스도전기를 빼고선 말할 수 없다고 할 만큼 Vampire Hunter D와 함께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접한 일본 ANIME의 세계로 나를 끈 작품이다.  VHS는 누굴 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무척 아깝게 생각하고 있다.  DVD로는 미국 OVA, 영웅기사전을, 한국판으로는 OVA를 갖고 있고, 만화책도 소설도, 심지어는 일본어를 하지 못하면서도 슈패미로 게임을 구해서 갖고 있으며 디아블로스럽게 만들어 나왔었던 드캐버전의 게임도 갖고 있다.  판타지성이 다분한 기사이야기하면 이 작품을 떠올릴만큼 여러 번 감상한 작품.


덕질의 세계란 넓고도 깊은 것이라서 이런 이야기는 끝이 없다.  RPG게임의 세계도 쏠쏠하게 재미있는데, 이건 요즘에 자꾸 새로운 게임들이 멋진 모습으로 나오는 바람에 STEAM에 주기적으로 상납을 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나중에 한번 기분이 내킬 때 다시 정리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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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8-01-31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이런게 나오는 군요...삼국지와 더불어 최고의 책이자 게임이었던...
저도 요즘 덕질로...밀프라 덕질을 오랫만에 시작했다가 겨울 본드냄새 맡기가 싫어서 잠시 건프라로 갈아탔습니다. 그러다가 건담 애니도 시작을....

transient-guest 2018-01-31 12:06   좋아요 0 | URL
오랫만입니다 saint236님. 잘 지내셨나요?
건프라나 밀프라 모두 좋아요. 저는 워낙 손재주가 없어서 즐기지는 못하지만 잘 만든 프라모델은 보는 걸로도 즐겁습니다. 이번엔 은영전 만화책이 제대로 끝까지 나와줬으면 좋겠네요.ㅎ

cyrus 2018-01-31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네 만화방이 문 닫아서 만화책을 접하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렇다 보니 ‘만화 세트를 지를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예전에 동네 만화방이 있었을 땐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 ^^;;

transient-guest 2018-01-31 12:49   좋아요 0 | URL
그쵸. 사실 제대로 된 만화방이 하나만 있으면 어지간한 만화는 다 볼 수 있죠. 꼭 사고 싶은 좋은 작품만 골라 모을 자유가..ㅎ 예전에 인턴쉽하면서 학원가/유흥가 (왜 꼭 붙어있죠??) 부근에서 원룸을 얻어서 잠시 있을 때 그곳이 전철역하고도 가까워서 그랬는지 끝내주는 만화방이 있었어요. 6천원이면 하루종일 볼 수 있고 24시간에 밥도 시켜먹을 수 있었기에 시간이 날 때 열심히 이용한 기억이 납니다.ㅎㅎ 그게 벌써 아득한 상고시대의 영역 같이 느껴집니다. 이젠 그저 곁에 두고 즐기고 싶어요.ㅎ

깐도리 2018-01-31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래곤볼 만화 세트를 사촌에게 빼앗겨서 ㅠㅠㅠ

transient-guest 2018-01-31 14:13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때 갖고 있던 것들 지금 그대로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