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한국에서 선편으로 보낸 책들이 오늘 도착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박스안에서 흔들리고 한바탕 난리가 난 상태로 도착했고, 덕분에 먼지를 뒤집어쓴 책을 하나씩 정리하고 닦아냈다.  앞으로 들어올 주문 네 건을 합치면 당분간은 정말로 책을 더 주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단 business가 slow해지면 아무래도 비용지출을 줄이게 되어 최소한 1-2개월은 조용히 살게 될 것 같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5 - 금강산편: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 - 서울편 2: 유주학선 무주학불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제주편: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 서울편 1: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 유홍준
희작삼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묘한 이야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선집)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 (사십대 가장과 세 여자 이야기) 박균호
살인자의 보수 에드 맥베인
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 로버트 바
분노의 포도/생쥐와 인간 존 스타인벡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 남한강편: 강물은 그렇게 흘러가는데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 북한편: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유홍준
살라미스 해전 - 세계의 역사를 바꾼 전쟁 배리 스트라우스
지하철 독서 여행자 박시하/안지미
장 조레스 그의 삶 - 프랑스 사회주의 통합의 지도자 막스 갈로
별의 계승자 2 - 가니메데의 친절한 거인 제임스 P 호건
트리피드의 날 존 윈덤
정신기생체 콜린 윌슨 외
무엇보다 소설을 함정임
컴퓨터 커넥션 앨프리드 베스터
여행과 독서 - 여행이란 인생을 용감하게 살아내는 일이다 잔홍즈
수집의 즐거움 -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수집 이야기 박균호
극한의 경험 - 유발 하라리의 전쟁 문화사 유발 하라리
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비하인드 북 무라카미 하루키
프랑스 대혁명 1  막스 갈로
프랑스 대혁명 2 막스 갈로


기다리던 무라키미 하루키도, SF소설도 보이고, 박균호님의 책도 몇 권이 보인다.  이래저래 오늘은 일을 많이 못하고 책을 뒤적거리다 하루를 마감할 것 같다.  요즘들어 특히 힘든 일상이지만 이런 날은 잠깐이나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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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0-19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모를 운치가 느껴집니다.
마치 오지에 사시는 느낌이랄까?ㅋㅋ
그런 느낌도 있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그런 거 말입니다.
현대는 스피드라고 배송 하루 늦으면 짜증내고
천원 벌었네 하는 거 보면 좀 그렇죠?
어쨌든 부자의 저녁이 부럽지 않으시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17-10-20 01:28   좋아요 0 | URL
기다리는 건 아주 힘들지만, 가끔 이렇게 받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이젠 알라딘US를 통해서 직배송하는게 몇 가지 조건만 맞추면 값에 차이가 없습니다.ㅎ 예전엔 한국에서 사는 책의 할인율이 무척 높았는데 지금은 10%라서 이리저리 계산하면 거의 비슷하더라구요.ㅎ 오늘까지도 즐겁고, 한동안 계속 새로 도착한 책을 읽으면서 지낼 것입니다.ㅎ
 

일요일 늦은 밤, 5AM Miracle이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느낀 바가 있어 어제부터 이를 악물고 새벽 4시에 일어나기를 시작했다.  첫날은 확실히 전날 늦게 잠자리에 든 탓에 조금 힘들었지만, 새벽 5시에 gym이 여는 시간에 맞춰가서 한 시간 반 정도의 weight lifting (legs, biceps and triceps)을 하고, 바로 공원으로 가서 약 한 시간동안 5.25마일을 뛰고 걸었다 (3마일 러닝, 2.25마일 워킹 - weight lifting + cardio로 수치상 거의 1000 kcal를 날린 듯).  일찍 일어난 덕분인지 운동의 효과인지 어제 하루의 productivity는 무척 높았고 오후 6시까지 꼬박 열심히 필요한 일을 하나씩 처리할 수 있었다.  자기 전에 거울을 보니 내가봐도 얼굴이 기분좋게 야위었더라.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났고 전날 10시 정도에 자기 시작해서 3시까지는 한번도 깨어나지 않고 푹 잘 수 있었고 잠깐 눈을 떴다 감고나니 알람이 울렸다.  잠깐 망설이기는 했지만, 바로 일어나서 책을 조금 읽고 오전뉴스를 보다가 예정한대로 6시 30분에 걸어서 공원에 가서 뛰고 걷기를 반복한 후 다시 걸어서 돌아왔다 (거리는 약 5.5마일/한 시간 십분).  저녁도 적게 먹었고 오전에 수치상으로 약 800kcal을 날린터라 아침은 넉넉하게 먹었는데, 9시부터 시작해서 방금까지 4시간 동안 집중해서 업무를 처리한 결과 배가 쑥 꺼져버렸고, 점심을 먹으로 나가려다보니 싸온 것이 있어서 잠시 쉬면서 점심을 먹고 있다.  


기적이나 꿈을 이루는 궁극의 방법 (비법이 아니다)으로써 저자가 주장하는 건 결국 부지런한 생활, 특히 새벽의 한 두 시간 정도를 이용하자는건데, 나는 원래 아침형인간이라서 그리 어렵게 느껴지진 않는다.  저자의 주장도 특별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 저자 자신도 동의하는 바다.  결국 어려운건 실행하는 의지라고 할 수 있는데, 겨우 이틀째 노력을 해보고 있는데, 놀랍게도 업무능률이 쑥쑥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대단한 프로젝트를 마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 이어지던 procrastinate하는 버릇이 적어도 어제와 오늘 동안은 나타나지 않았다.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을지, 또 이것이 과연 어떤 획기적인 계기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4-5일만이라도, 1년뒤의 나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그걸 보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일찍 일어나보고 싶다.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의 시간은 무척 고요한데, 이 시간에 책을 읽어도 좋겠고, 신문을 봐도 좋겠고,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을 해도 좋겠다.  4시부터 잡으면 출근준비를 시작할 8시까지 집중력이 매우 높은 네 시간을 얻을 수 있기에 소중하게 잘 사용하면 업무부담이 많이 줄기는 하겠다. 


물론 이런 시간을 얻기 위해 일찍 일어나지 않더라도 낮밤이 뒤바뀐 생활 덕분에 부수적으로 이런 시간이 얻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경험에 따르면 밤의 고요한 시간도 그대로의 멋진 분위기가 있지만, 새벽의 고용함은 또다른 깊은 맛이 있다.  누구보다도 먼저 하루를 시작한다는, 새벽을 깨우는 자(?)로서 약간의 으쓱함과 함께 고작 이틀이자만 큰 행복감을 맛본 것 같다.  제대로 자리가 잡히면 업무처리도 원활해지겠지만, 더욱 중요한,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미루던 다른 프로젝트에 달려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럴 땐 첫술에 배부르랴보다는 시작이 반이란 말이 더 귀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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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27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새벽 5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일찍 일어났어요. 비가 얼마나 많이 내리는지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 때문에 잠이 달아났어요. 오전 내내 비가 내리는데다가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몸이 쳐집니다. 이런 날에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

transient-guest 2017-09-28 01:22   좋아요 0 | URL
여긴 아직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지 않았네요. 아침에 비가 많이 오는 날, 주말이라면 tea 한잔 끓여서 책을 읽고 싶어지네요.ㅎ 옛날에 흐렸거나 비와서 컴컴한 날은 학교에 가기 참 싫어했었지요.ㅎㅎ
 

4-5일간 운동을 했기에 하루를 쉬는 오늘. 침을 맞고 참기름, 들기름, 폰즈 같은 몇 가지를 사려 한국마켓에 예정에 없이 들리게 되었다.  마침 식욕이 없어 아침에 아보카도 두 개, 요플레를 먹고 중간에 일하면서 비스킷을 몇 개 씹은게 전부였던 하루.  이리저리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비록 값에 대비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팔고 있었지만, 내가 칼질을 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얇은 고기에 홀려 한 팩을 집어들고, 맥주에서는 통풍을 유발하는 물질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아사히나마비루 대짜 한 캔을 사들었다 (집에 두 캔이 있어서...).  결과는 내일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즐겁게 1마일을 걸어 공원으로 가서 트랙 12바퀴를 돌고 다시 집으로 1마일을 걸어 돌아올 필요가 생긴 것.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번 달까지는 한국어책을 읽고 남은 2017년은 영어책위주의 독서를 해야할 듯.  지금 읽고있는 몇 권을 책들 중에서 러브크래프트와 홈즈를 섞은 영어책을 읽고는 있지만, 뭔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첫 권을 재미있게 읽다만 Wheel of Time시리즈를 시작할까, 피츠제럴드를 잡을까, 스타인벡을 뒤적거릴까...즐거운 고민...


'응답하라 1988'을 보다가 문득 필이 꽂혀 이승환 1집을 틀었다. LP가 있기는 한데, 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인지 판이 많이 튕긴다. 결국 CD로 깔끔한, 하지만 뭔가 2% 부족한 음감으로 노래를 듣고 있는데, 심지어 원래의 A면과 B면으로 나뉘어 있었던 노래의 순서도 다른 것이 확실히 타임머신을 타기엔 조금 모자란다.  미국에서 60-70년대에 나온 중고판은 멀쩡한데, 80-90년대의 한국판은 왜 그리도 품질이 떨어지는 건지...


내가 좀 마이너한 취향이 있어 당시에 덜 유명하던 '김성호의 회상'이나 윤종신의 '처음 만날 때처럼', O15B 1집과 2집, 김광석 2집 등 LP로 갖고 있는데, 지금은 CD로도 구할 수 없는 송재호의 '늦이 않았음을' 같은 건 왜 안 구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와서 보니 내 추억이라는 건 온통 90년대에 머물러 있고, 엄청난 도전과 함께 삶이 팍팍해지던 2000년대엔 그다지 애틋한 추억이랄것이 없다.  나이를 생각하면 어린 시절 애늙은이란 소릴 듣던 녀석답게 일찌감치 늙어버린 셈인데, 또 계산하는 나이는 왜 이리도 늦게 먹은 것인지...이제 한 서른 정도 된 것 같아...


오늘부터의 날씨는 인디안써머도 지나간 완연한 가을색이다.  아직 볕은 따뜻하지만, 하늘은 높고 간혹 구름도 끼고, 무엇보다 바림이 차다.  술기운이 적당한 지금 비나 와주었으면...다음주까지는 비소식이 없으니 좀더 기다려봐야겠다.  


조카가 미국나이로 얼마전에 세살이 되었는데, 엊그젠 애를 봐주던 어머님께 '할머니는 이담에도 하늘나라 가지마'라고 했단다.  요즘 애들은 어찌 그리도 빠른 건지.  지금 늙은 진주강아지를 가리키면서 진주엄마는 하늘나라 갔어?? 하다가 나온 말이라고...어미니는 좋아하지더만...


이제 겨우 9시. 갑자기 빈 내일의 스케줄은 무엇으로 채울까...한 잔 더할까...뭔가 쓸데없는 고민에 지나가고 있는 목요일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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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9-15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성호의 회상‘이나 윤종신의 ‘처음 만날 때처럼‘, O15B 1집과 2집.. 그리고 늦지 않았음을.. 까지. 트랜님, 저랑 취향 백프로 일치하시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고민하세요. 그냥 한 잔 더 드세요!!!

transient-guest 2017-09-15 14:54   좋아요 0 | URL
ㅎㅎ light beer로 한 잔 더 했습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runner‘s high를 느낄 때까지 뛰어야겠습니다.ㅎㅎㅎㅎㅎ 그나저나 다락방님과 저는 취향을 떠나서 확실히 나이오차범위 2살 이내 일듯...ㅎㅎㅎㅎ

다락방 2017-09-15 14:56   좋아요 0 | URL
저는 저 노래 취향으로 갑자기, 벼락같이, 동갑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증깔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7-09-15 14:58   좋아요 0 | URL
ㅎㄷㄷ 아래 위로 하나 아니면 동갑일 가능성이 높죠..ㅎ

다락방 2017-09-15 15:00   좋아요 0 | URL
제 강한 쀨~ 이 말해줍니다. 동갑이라고 ㅎㅎ

transient-guest 2017-09-16 01:46   좋아요 0 | URL
가능성 충분...ㅎㅎ

cyrus 2017-09-15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간에 이 글을 읽으니까 이승환의 ‘텅 빈 마음‘을 듣고 싶어져요. ^^

transient-guest 2017-09-16 01:47   좋아요 0 | URL
이승환이 원래 밴드가수이고 99년을 전후로 rock을 많이 가미했지만, 발라드가수로서의 정체성도 갖고 있잖아요.. 이문세-변진섭의 계보를 잇는 발라드가수라고..그래서 그런지 저도 이승환노래는 데뷔시절의 미성어린 발라드가 더 좋아요..ㅎ

yamoo 2017-09-19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팔을 저도 이번 여름에야 다 봤습니다. 상당히 재밌게 봤는지라 리뷰라는 걸 썼는데 너무 뒷북인 듯하여 알라딘에 게시하지 못하고 있네욤..ㅎ

transient-guest 2017-09-20 07:52   좋아요 0 | URL
사실 1994에 더 공감했었어요 하지만 88을 보면서 어린 시절 막연하게 보던 형/누나들의 청춘이라서 좋더라구요.ㅎ 몸은 많이 회복하셨나요? 그때 교통사고 후 정말 간만의 근황인 듯...ㅎ
 

보수통합프로젝트 - Saving MB

보수헤쳐모여 프로젝트 1은 안철수의 국민의당 대표직당전, 2는 이혜훈의 사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뉴스와 분석을 들으면서 이런 방향의 음모론에 힘을 얻고 있다.  만약 안철수의 뒤에 MB가 있다는 루머가 진짜라면 안철수도 이젠 정치인이 다 됐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MB아바타설은 결과적으로 현실이 되었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전격적인 사드 '임시배치'

사드배치에 대해 문대통령이 욕을 먹고 있다. 웃기는 건 자유당과 보수언론처럼 그간 안보장사를 해온 놈들이 그 앞줄에 서있다는 것이고, 더 황당한 건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그 뒷줄에 서있다는 것이다.  박근혜가 탄핵된 후 잠깐 주춤하던 사드배치를 대선 전에 못박은 놈들이 누군데.  원래 가져다 놓기는 어렵지만, 한번 갖고오면 다시 밀어내기는 더 어려운 것이다.  그걸 알았으니 기를 쓰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기 전에 사드을 일단 한국땅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한 마디로, 사드가 이 땅에 들어온 순간 배치는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에서는 갑자기 미사일과 핵실험을 주기적으로 자행하는 등 급작스럽게 높은 강도의 무력시위를 여러 번 한 결과 이번 정부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사드를 돌려보내는 건 미국과 사실상 척을 지겠다는 결정을 해도 어렵게 된 것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선거 후 소통이 사라졌다는 식으로 개소리를 해대는 무리에 한겨레일보와 정의당이 있다는 사실에서 새삼 진보의 분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박근혜-이명박-전두환을 비롯한 적폐세력의 은닉재산을 찾고, 가히 혁명에 준하는 사회개혁을 통해 쓰레기 판검사들, 정치인들, 교수들 등등을 요직에서 몰아낼 때까지는 이렇게 싸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점점 가는 꼴이 노무현대통령을 몰아대던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걱정된다.


사드배치자체를 보면 한국방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정치에서 그리고 북한의 ICBM과 핵, 수소폭탄실험이라는 재앙이 변수로 작용한 지금 문재인대통령은 전격적인 '임시배치'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본다.  더구나 그걸 갖다 박은 놈들이 자유당정권인데 말이다.


축구

4년에 한번씩 국민스포츠가 되는 축구.  슈틸리케라는 명장을 데려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채 다시 신태용이라는 토종감독을 데려다 놨는데, 120% 운으로 본선진출이 확정됐다.  성적도 그랬지만, 이란전이나 우즈벡전이나 축구자체의 내용이 빵점에 가깝다고 봤는데, 자기들은 그래도 본선진출이 확정됐다고 좋아하더라.  그 엄청난 중압감에서 일단 한숨 돌렸으니 그 기분이야 이해를 하지만.  그러고 나니 갑자기 히딩크감독이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대략 국민들은 매우 오케이, 축협은 노웨이의 반응인데, 히딩크감독은 한국사회의 고질적병폐인 인맥, 학맥, 지연, 혈연 등을 완전히 타파하고 선수들을 기용하는 등, 축협인사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기에 아마 다시 오는 건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다.  4강진출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축협은 히딩크감동을 다시 데려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히딩크감독이 다시 와서 어떤 성적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하는 말이다.  좋은 선수들은 2002년보다 더 많아졌지만, 제대로 조련하여 활용하는 부분, 전술전략적인 면, 그리고 자유로운 선수구성과 평등한 선수관계 등 15년만 못한 지금 아마 월드컵에서 제대로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그럼 또 어떤가...


심판매수, 도박

아마추어도 그렇지만, 어쩌면 프로는 더더욱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 바로 돈 때문이다. 사람들이 스포츠를 보는 까닭은 실력으로 승부되는 세계이기 때문이지, 약물로 선수를 키우고 심판이 돈을 먹고 경기를 좌우하거나 뒷돈을 받은 선수가 승부를 조작한다면 그건 프로레슬링같은 쇼가 되는데, 세상에 프로레슬링은 오직 하나만 필요할 뿐이다.  한국의 양대프로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야구와 축구 모두 여러 경로로 승부조작이 있어왔음이 분명해진 지금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프로스포츠를 유지해온 그간의 노력이 유명무실해진 것 같다.  하기야 아직도 판검사가 향응의 댓가 - 돈일수도 있고, 아무 생각없이 함께 친 골프비용, 처마신 술값일 수도 있다 - 로 기소유무가 결정되고 확신범의 구속영장이 각하되는 세상은 어쩌면 한국사회전반의 무도덕증의 여과없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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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7-09-10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즐겨찾아 읽고 있는 사람인데, 이번 사드배치 관련해서는 저는 우려를 넘어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근혜 일당의 말도 안되는 짓거리로 야밤에 밀반입되는 일이 저질러졌는데 취임후 우선 이 전후사정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는 요구들이 있었고 또 그럴거라는 언질도 있었건만 보고 누락 조사도 유아무야 된 것 같습니다. 이후 이에 대한 소리는 없잖습니까? 도대체 무슨일이 있는 걸까요?
노통 때의 이라크파병 때만큼이나 미국의 압력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또다시 반복되는 상황을 보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린 도저히 종속적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가? 계속 끌려가다 결국 임기말에야 남북정상회담했던 노통때의 실패를 또 반복해서도 안되구요.
이외에도 이해되지 않는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어요. 인사문제도 그렇고... 대통령을 둘러싼 인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서열이 생긴다고 합니다. 누가 더 대통령을 자주 만나고 의견을 교환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의 말이나 정치에 영향을 끼치는 건 당연합니다.
인의 장막이 그래서 무서운 거구요. ... 잘못한 것에 대해선 단호하게 표현해줘야 합니다. 만일 인의 장막이 쳐지기 시작했다면 공고화되기 전에 무너뜨리거나 장벽을 넘어 전달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안에 대한 비판의견이 강했기 때문에 문통이 그나마 서면 입장이라도 낸 거구요.

... 법조계나 국방개혁이 관건인데 개혁이 힘을 받기 위해선 조금씩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아시잖아요, 경로의존성에 따라 정말 생각하기 싫은 쪽으로 가게 될 수도 있어서.. MB도 잡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요즘입니다....

transient-guest 2017-09-12 00:58   좋아요 1 | URL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넘긴 것이 지난 10년입니다. 이제와서 다시 현 정부를 탓하는 자유당 사람들이나 그 지지자들은 참 염치가 없다는 거죠. 이 부분은 진보적인 자세를 갖되 현실을 반영한 보수적인 정책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사안인 것 같아요. 북한이 이미 남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니, 결국 주변국가들과의 공조가 중요한데, 일본은 전쟁을 원하고 미국은 바보가 대통령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 상황을 이용하고 있어서 아주 어렵습니다.

인사문제는 참 큰 이슈입니다. 대통령이 모든 걸 다 할 수 없으니 각각의 자문을 구하는 것인데, 어떤 일인지 유독 인사는 문제가 많네요. 그만큼 한국사회에 별별 관행적인 이유로 치부하지 않은 사람도 없고, 법을 어기지 않은 사람도 없고 이것 저것 따지다보면 사람이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박성진씨도 참 뻔뻔스럽죠...

언론개혁이 시급하고, 이건 어쩔 수 없이, 털어서 다 잡아들이고, 다음 번에는 그렇게 털어도 나올게 없을 만큼 법적으로 완전무결하게 지킬 건 지키는 사람이 사장이 되어야 합니다. 뉴스가 얼마나 많은데 하나도 안 다루잖아요. MB는 정말 광화문광장에 매달려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나라는 여전히 망하기 직전 같은 느낌의 위기감이 가지지 않습니다.

포스트잇 2017-09-12 01:47   좋아요 1 | URL
네, 어제 국회돌아가는 거 보니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뉴스 보고 싶지 않은 날들입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보수적 안보관이 우세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제가 분통 터지고 화가 나는건 이 사안에 관한한 우린 늘 방관자 위치로 전락한다는 겁니다.우리의 문젠데요. 내몰리는게 아니라 우리의 힘으로 풀 의지도 역량도 없어서였겠지요. 815도, 정전협정도, 심지어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임진왜란 정전협상에서도 조선의 입장이 어땠는지 생각해보면 기가 막히죠. 근데 또다시 우리는 별달리 쓸 방법도 없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는게 참..안타까워요. 우리가 가진게 더 많고 그 만큼 복잡한 나라니 뭐 하나 버릴수 없겠지요. 다 붙들고 미일에 의존하면서 가는 길을 택하려는것도 어쩔 수 없는 길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여론도 그렇게 움직이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북한 포함해서 주변국들이 만드는대로 따라갈밖에요. 우리 위치는 그런 지위밖에 얻지 못하겠지요. 지금대로 간다면요..

자유당 해체시키는데 올인하려구요. 다른 야당 쫑그는것하고요. ㅎㅎ

MB를 잡아야하는데 나꼼수 일당이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와,,, 이렇게도 언론이 또 잠그고 있을 수 있는지요. 얼른 스피커들이 더 많이 더 커져야 할듯 합니다. <저수지게임>은 핵심만 잘 정리해준 느낌입니다. 많이들 보고 그 넘을 꼭 잡아야 한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 합니다...

transient-guest 2017-09-12 06:13   좋아요 1 | URL
열심히 떠들기라도 해야죠 전. 북핵은 미국이 후세인을 날려버릴 때 이미 예견된 거죠. 정권차원에서 어차피 망할텐데 핵이라도 질러봐야 하고, 한국의 지정학적인 위치가 이걸 절묘한 신의 한수로 만든 거죠. 김이수헌재소장 건 보니 역시 아바타프로젝트는 음모론을 넘는 fact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나처럼 책을 사들이는 것을 읽는 것 이상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꼭 비싸고 희귀한 고서가 아니라도 좋아하는 작가나 장르의 시리즈, 전집, 또는 출판사에 꽂혀 당장 읽지도 않을 책과 읽기 위한 책을 적절히 섞어서 주문하는 건 은근히 머리가 아프지만 재미있는 일이다.  


예전에 시작한 '제안들'시리즈로 시작한 워크룸프레스의 책들은 절판되었거나 품절된 것들을 제외하고는 가능하면 조금씨 사들이고 있다.  막상 책을 펼쳐보면 내가 지금 흥미를 가질 만한 것들인지 조금 모호하기는 하지만, 일부러 찾는 주제들이 아닌 상당히 특이한 것들이 많아서 좋다.  


그 다음으로는 최근에 조금씩 사들이기 시작한 유유라는 작은 출판사의 책들이 있는데, 관심을 갖고 찾아보니 여러 번 읽은 '고양이의 서재'나 츠바이크의 에세이 몇 권을 이미 갖고 있더라.  이 역시 문고본처럼 작은 제본에 특색있는 꾸밈새가 맘에 드는데, Cyrus님의 서재에서 알게 된 겨울책방의 방송을 보고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외에도 천병희교수의 완역본 고전을 거의 다 모아가고 있고, 역시 겨울책방에서 소개를 받은 박종현교수의 희랍철학시리즈도 최근에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그간 애거서 크리스티, 홈즈, 엘러리 퀸 전집, 괴도신사 뤼팽 등을 모아들였는데, 이들과 다른 점은 물론 이 시리즈들은 거의 다 바로 읽어냈다는 점이다.  다른 판타지나 SF시리즈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읽어나갈 것이지만, 고전문학이나 위의 출판사/저자의 시리즈는 아마 더 나중에 넉넉한 마음으로 하나씩 읽게 될 것이다.  


더 나이가 들은 다음의 이야기겠지만, 구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이런 저런 책들과 영화, 게임 소프트는, 잘 하면 내가 노년을 즐겁게 보내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눈의 건강,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의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이, 노년의 은퇴를 대비한 투자 이상 중요한 것 같다.  평균으로 보아도 딱 살아온 날만큼이 지나면 언제고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나이가 되어버렸으니 이런 생각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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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07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크품프레스의 ‘사드 전집’ 후속작은 언제 나올까요? <소돔 120일>이 나온다면 반드시 살 겁니다. 동서문화사 판본을 가지고 있지만, ‘출판사’를 신뢰할 수가 없어서... ㅎㅎㅎ

transient-guest 2017-09-08 05:25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사는 정말 많은 책을 내주었지만, 중역이 많다고..ㅎㅎ 이번에 제안들 나온게 전번과 거의 1년 반이 넘었던 것 같아요. 작은 출판사의 특성상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ㅎ

2017-09-07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8 0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7-09-07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최근에 눈이 좀 침침해서 안과에 갔는데 아직 노안은 아닌데 대부분 사십 대 중반 이전에 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transient-guest 2017-09-08 05:30   좋아요 0 | URL
요즘 노안이 빨리 온다고 하데요. 아무래도 screen을 너무 많이 보는 듯.. ㅎ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