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3 - 빈집의 숨바꼭질 구스범스 3
R. L. 스타인 지음, 노은정 옮김, 조원희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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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시리즈는 참 묘한 매력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고릴라박스에서 번역 출간된 16권 시리즈 가운데 3번째 책인 『빈집의 숨바꼭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제일 분위기가 무서웠답니다(물론, 구스범스 시리즈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지만, 우선은 시리즈 책 가운데 6권을 읽어본 결과랍니다.^^). 특히, 책의 초반, 중반부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환상적이랍니다. 이 책이야말로 무서움을 잘 타는 친구들, 심장이 약한 사람은 삼가야겠네요. 아니면 용기 내어 도전해도 좋고요.^^

 

2005년에 타란튤라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된 시리즈에서는 이 책이 『죽은 자들의 초대』라는 제목으로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원서에서는 바로 이 책, 『빈집의 숨바꼭질』이 시리즈 첫 번째 책이네요. 제목 역시 "Welcome to Dead House" 이니 『죽은 자들의 초대』가 더 맞는 것 같네요. 책의 내용 역시 그렇고요.

 

조쉬네 집은 어느 날 먼 친척 할아버지에게서 집을 유산으로 받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그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어째 이 동네는 살아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의 동네랍니다. 그런데, 조쉬는 아직 짐도 옮기지 않은 빈집의 창가에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방에서도 계속 아이들의 속삭임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창문을 닫아 뒀는데도 커튼이 움직이기도 하네요. 과연 새로 이사 온 이 집에는 누가 살고 있는 걸까요?

 

아무도 없던 마을에서 드디어 조쉬 남매는 또래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모두 한 때 조쉬네 집에서 산 적이 있다고 하네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고릴라박스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는 『구스범스』시리즈 표지에는 모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답니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읽지 마시오!” 그리고 또 왼편 상단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네요. “용기가 UP 되는 책”

 

이번 이야기 『빈집의 숨바꼭질』의 주인공인 두 남매야말로 용기를 Up하는 친구들이랍니다. 이들이 이사 온 동네는 정말 무시무시한 동네랍니다. 모두 죽은 자들만 살고(?) 있거든요. 이들은 죽은 자이면서도 이생에서 계속 살기 위해서는 1년에 한번 살아 있는 사람의 피가 필요하대요. 바로 그 일을 위해 이들 조쉬 가정은 초대받은 거예요. 그리고 조쉬 남매는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죠. 그런데, 이웃들에게 초대되어 갔던 엄마 아빠가 새벽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답니다. 이제 조쉬 남매는 엄마 아빠를 구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죽은 자들과 대결을 한답니다. 정말 용감한 친구들이죠.

 

부모님을 구하기 위한 조쉬 남매의 용감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결과는 물론 좋겠죠? 죽은 자들을 모두 무찌르고 무사히 부모님을 구한 조쉬 남매, 이제 이 가정은 급히 이 마을을 떠난답니다. 그런데, 어쩌죠? 또 다른 새로운 가정이 조쉬네 집으로 이사 오네요. 그렇다면 또 누가 남아 있어 이들을 초대한 걸까요? 이처럼 이야기의 마지막은 항상 열려 있답니다. 이게 작가 스타인의 특징 가운데 하나처럼 느껴지네요. 여태 1권부터 3권까지의 이야기들이 모두 공포의 원인이 해결되었음에도 여전히 공포의 여지가 남아 있거든요. 아무튼 이 책은 정말 오싹한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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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2 - 가면의 복수 구스범스 2
R. L. 스타인 지음, 고정아 옮김, 오윤화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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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박스에서 번역 출간된 『구스범스』 시리즈 16권 가운데 2번째 책은 『가면의 복수』란 책입니다(원서로는 11번째 책이네요.).

 

칼리는 언제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친구입니다. 칼리는 겁이 많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 조금만 놀라게 해도 크게 놀라곤 합니다. 특히, 스티브와 척이란 친구들이 칼리를 많이 놀리는 녀석들이랍니다. 칼리는 이번엔 절대 당하지 않아야지 하다가도 금세 놀라 당하곤 합니다. 그런 모습에 친구들은 더욱 재미있어 하며 칼리를 놀리고요. 이런 칼리는 이번 할로윈에는 정말 무서운 변장을 하고 싶답니다. 자신이 당한 만큼 친구들에게 갚아주고 싶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도 엄마가 만들어 준 복장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이네요.

 

칼리는 결국 파티용품 가게에서 가장 무서운 가면을 찾습니다. 그러다 결국 가게 안쪽 방에 놓인 가면들을 발견하는데, 정말 무시무시하게 생긴 가면들이네요. 하지만, 이 가면들은 팔지 않는 가면이래요. 주인아저씨를 설득하고 설득한 칼리는 결국 그 가운데 정말 무시무시한 가면 하나를 사게 됩니다.

 

이 가면을 쓴 칼리를 보고는 역시 모두들 놀라네요. 그런데, 왠지 가면을 쓰게 되면 칼리도 용기가 난답니다. 아니 용기를 떠나 못된 말도 튀어나오고 점점 더 난폭한 행동도 하게 되네요. 심지어 가면을 통해 나오는 목소리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아주 무시무시하답니다. 마치 가면 모습처럼 칼리의 마음도 변해가는 것 같아요.

 

가면을 쓰고 다른 아이들의 사탕을 빼앗기도 하고, 그동안 당했던 스티브와 척을 호되게 놀려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점점 칼리는 사라지고 못된 가면만 남는 것 같네요. 심지어 가면과 칼리의 얼굴이 하나 되어 버렸는데, 칼리는 과연 가면을 벗을 수 있을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칼리로 하여금 악한 가면을 쓰게 만드는 친구들의 모습을 먼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약한 친구가 놀라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오히려 즐기며 더욱 괴롭히는 친구들의 모습은 악한 가면을 쓰고 있지 않을 뿐 악한 가면과 같은 모습 아닐까요? 물론, 그렇다고 이들이 악한 가면의 복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우리 역시 누군가 나보다 약한 이들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악한 가면의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네요.

 

또한 칼리는 악한 가면을 쓸 때, 평소와는 다른 힘을 갖게 되요. 무서움도 없고, 도리어 모두가 칼리의 모습에 벌벌 떨죠. 그렇다면, 이런 악마적 힘에 도취될 수도 있어요. 물론, 칼리 역시 도취되어 그 힘을 조금 맛보고 누립니다. 하지만,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의 악마성을 경계하게 되고 결국엔 벗어내는데 성공한답니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용기가 아닐까 싶네요. 악마성에 물들지 않고 자신을 되찾으려는 용기가 오늘 우리에게 있길 소망해 봅니다.

 

그런데, 어쩌죠? 칼리가 힘겹게 벗어놓은 가면을 이번엔 동생 노아가 썼답니다. 이처럼 마지막 끝부분에서 또 하나의 반전을 새롭게 시작되는 것도 『구스범스』시리즈의 또 하나의 재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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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1 - 목각 인형의 웃음소리 구스범스 1
R. L. 스타인 지음, 노은정 옮김, 소윤경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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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개봉하는 영화 <구스범스>의 무비북을 읽어보니, 이번 영화에서 최고의 악당은 목각인형 슬래피더라고요. 바로 그 슬래피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구스범스』시리즈 가운데 『목각 인형의 웃음소리』입니다. 고릴라박스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는 시리즈에서는 이 이야기가 첫 번째 책으로 나왔답니다. 예전 다른 출판사 타란튤라에서 나온 책으로는 『마네킹의 질투』란 제목으로 시리즈의 4번째 책으로 나오기도 했네요(원서로는 7번째 책으로 되어 있고요.).

 

아무튼 슬래피가 전해주는 공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크리스와 린디는 쌍둥이 자매랍니다. 서로 좋을 때는 참 좋지만, 둘은 경쟁의식이 강해 질투할 때도 많답니다. 특히, 동생인 크리스가 더 이런 경쟁의식과 시샘이 강하네요. 그런데, 어느 날 린디는 새로 집을 짓고 있는 옆집에서 버려진 목각인형 하나를 줍게 됩니다. 이 인형이 바로 슬래피랍니다. 린디는 슬래피를 가지고 복화술 인형극을 연습하곤 하는데, 린디에게 재능이 있네요. 친구들도 좋아하고,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나중엔 TV 출연까지 섭외가 된답니다.

 

이런 린디의 모습에 샘이 난 크리스에게 어느 날 아빠가 슬래피와 같은 회사 제품의 같은 크기의 또 다른 목각인형을 사옵니다. 이 녀석이 바로 우디란 녀석입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의자에 나란히 앉혀 놓은 목각인형 슬래피와 무디가 마치 싸움을 한 것 같은 모습으로 뒤엉켜 있기도 하고, 한 밤중에 물을 마시러 내려가 보니, 부엌이 난장판이 되어 있고, 그곳에는 크리스의 목각인형 우디가 얄밉게 웃으며 난장판 한가운데 앉아 있네요. 이런 믿을 수 없는 모습들에 크리스는 점차 목각인형 우디를 무서워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모두 크리스를 놀려주기 위한 린디의 장난이었네요. 그런데, 정말 린디의 장난뿐이었을까요? 나중엔 린디가 장난하지 않는 게 확실한대도 우디가 이상합니다. 우디가 사람들을 향해 못된 말을 하거든요. 물론, 모두들 크리스가 복화술로 못된 말을 하고 있다고 오해하죠. 그런데, 크리스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대요.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이 이야기 『목각 인형의 웃음소리』에서 악령이 깃든 것 같은 못된 인형은 바로 우디랍니다. 우디는 마치 공포영화 속에 등장하는 처키와 같은 악마인형이랍니다. 결국 우디는 본색을 드러내고, 두 아이들을 노예처럼 부리려고 합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두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하네요. 물론, 부모님들은 여전히 아이들의 말을 믿지 않아요. 어찌 인형이 살아있어 못된 짓들을 한다고 생각하겠어요. 부모님은 아이들의 장난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죠.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아이들은 악마인형 우디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영화의 스토리북을 읽고 난 이후에 읽게 된 『구스범스』 시리즈 첫 번째 책인 『목각 인형의 웃음소리』에서는 의외로 슬래피가 악마인형으로 나오지 않고, 우디라는 다른 녀석이 악마인형으로 등장하네요. 그런데, 과연 슬래피는 그냥 평범한 목각인형에 불과할까요?

 

『목각 인형의 웃음소리』, 구스범스 시리즈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오싹한 분위기가 줄곧 유지되는. 새벽에 혼자 읽으면 더 재미있겠죠? 조심하세요. 여러분들의 인형이 살아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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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싫은 날
홍화정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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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무겁고 심각한 내용의 책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칠 수 있는 책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럴 때, 가장 적합한 책 가운데 하나가 그림 에세이집이 아닐까? 그래서일까? 작년 한 해 동안 그림 에세이집들이 상당히 많이 출판되었고, 나 역시 제법 많이 읽었다. 여기 작년에 읽은 또 한 권의 그림 에세이집이 있다. 홍화정 작가의 『혼자 있기 싫은 날』이란 책이다.

 

홍화정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어느 날 제주도로 떠나 그곳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전히 이처럼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아가씨라 한다. 아마 있는 곳이 애월 어디쯤인가 보다.

 

혼자서도 잘 지낸다는 말을 듣고 싶은 로망을 가진 아가씨. 하지만, 혼자 있으면서도 여전히 SNS를 들여다보게 되는 아가씨란다. 이 모습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 아닐까? 우리 모두는 때론 혼자이고 싶어 하지만, 정작 혼자된다면, 그 혼자됨의 외로움에 힘겨워하게 되니 말이다.

 

작가는 때론 깊은 곳에 슬픔을 묻어둔 채, 그런 슬픔 따위는 없다는 듯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그려내기도 하고, 때론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바르게 가고 있는지 불안해하는 젊음의 불안을 표현해내기도 한다. 또한 작가는 자신의 사랑과 이별의 아픔도 담담하게(?) 그려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작가는 되고 싶고 하고 싶은 모습의 나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함을 이야기한다. 그렇다. 우린 때론 나의 부족함을 채워나가며 보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삶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누군가 남의 모습을 내 안에 투영하며, 그 허상만을 쫓아간다면, 자칫 나라는 실상은 간데없이 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글이 있다.

 

<간절히 원하는 것>

주변의 모습에 흔들림 없이 내가 가진 것을 내가 가진 대로

나의 단점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나만의 방식대로 더 나은 나를 고민하는 것.

그러니까, 내가 요즘 간절히 원하는 건

나는 그저 나로서 더 행복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부러 꾸미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많은 그림 에세이집을 보면, 작가들은 뭔가 유익한 글, 뭔가 독자들의 공감을 강요(?)할만한 글을 찾아내 소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될 때가 있기에 그렇다. 하지만, 홍화정 작가는 그렇지 않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감정을 적어나간다. 어쩌면, 삶을 향한 통찰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솔직한 표현이 젊은이답다. 아울러,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고백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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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의 국경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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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의 자살로 작가인 아빠와 단 둘이 살았던 유희는 이혼을 앞둔 별거녀다. 부유한 집안의 아들인 남편은 수많은 여성편력을 쌓아가고, 이에 남편과 별거하여 홀로 살아가는 아버지가 계신 부산으로 내려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여인이다. 그런 유희 앞에 어느 날 시어머니가 찾아온다. 그리곤 남편이 국회의원에 출마해야 하니, 그 때까지 이혼을 보류하자고 한다. 1년 동안 생활비도 보내주겠고, 1년이 지난 다음에는 상가 건물 하나 위자료로 떼어줄 테니 그 때까지 이혼을 보류하자는 시어머니. 서류상으로는 부부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이혼한 상태이니 며느리가 남자를 만나든 뭘 하든 상관치 않겠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시어머니.

 

이렇게 이혼을 위한 1년이란 유예기간을 갖게 된 유희 앞에 거짓말처럼 세 명의 남자들이 나타난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다니며, 성적으로도 매력적인 동갑인 다니엘. 거래처 직원이자 6살 연하인 민중(고아로 성장하였으며, 이종격투기 선수라는 경력이 있다.). 너무나도 의젓한 아들을 둔 홀아비인 유희가 다니는 회사의 황사장.

 

과연 이들과의 사랑은 유희에게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아울러, 이혼을 보류하자는 시어머니는 어떤 꿍꿍이를 품고 있는 걸까? 또한 『국경』에 대한 소설을 쓰며 이상향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곤 하는 아버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이 소설 『유희의 국경』은 『슬롯』으로 제3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신경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 『유희의 국경』을 통해, 다양한 국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말하는 국경들은 어떤 것들일까?

 

작가가 말하는 국경은 사랑의 국경, 신분의 국경, 이념의 국경, 영토의 국경 등 다양한 국경을 복합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소설의 전반부에서는 유희가 사랑의 국경을 허무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면, 중후반부에서는 가진 자와 없는 자간의 좁혀지지 않는 국경이 주를 이룬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유희의 남편과 재력이 있는 시어머니가 유희를 향해 펼치는 만행이 이 부분에서 독자들의 울분을 자아내게 된다.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고, 그 밖에 있는 자들을 향해 펼치는 가진 자들의 만행, 이들이 만들어가는 국경이야말로 오늘 이 땅의 수많은 한숨들을 자아내고 있는 국경이 아닐까?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유희의 아버지 신현우 작가가 찾아가는 유토피아의 국경을 보여준다. ‘엠베리 오르삭’이라는 가상의 공간. 이곳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사고를 가진 자에게만 열려지는 공간으로 민족적 차별을 극복하고 다양한 민족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영토다(이 곳은 가상이면서도 실재하는 공간이다.). 계급과 민족 차별을 없애고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나라. 바로 그곳을 둘러싼 국경이다. 이 가상공간은 모든 차별의 국경을 해체하고 인간성을 회복한 공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곳은 수많은 차별의 국경을 허문 공간임에도 세상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국경을 만들고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소설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고 몰입도가 높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 돈으로 사람들을 매수하고 거짓을 진실처럼 이야기하는 가진 자들. 그리고 그들의 수행원이 되길 자처하는 검사와 경찰의 모습이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며 분개하게 하였다. 물론, 그들의 몰상식하고, 뻔뻔하며, 탐욕스러운 그 모습들, 의도적으로 거짓을 양산해내며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모습이 픽션의 세상에서만 존재하리라 믿어본다. 하지만, 실제 세상에서도 이런 자들이 존재한다면? 이들이 만들어가는 수많은 국경으로 인해 여전히 힘없는 자들이 억울함 가운데 신음하고 있다면? 그렇기에 소설 속의 유토피아 엠베리 오르삭이 요구되어지는 세상이라면? 여전히 무거운 마음을 안고 소설을 덮게 된다.

 

국경은 사랑만으로는 제거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장벽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국적이 없는 인간이 사라져버렸듯, 국경선이 가로막지 않는 땅도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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