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
이상교 엮음.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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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마음을 맑게 만들어 주는 글이 있습니다. 여러 장르의 글들이 이에 속할 수 있겠지만, 동시와 동화만큼 우리의 마음을 맑게 만들어 주는 장르는 드물 겁니다. 특히, 동시는 더욱 그러합니다. 동심을 느낄 수 있는 시. 그렇기에 읽고 묵상하노라면 자연스레 마음이 어린아이처럼 맑아지고, 아름답게 재부팅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에도 동시와 동화를 가까이 합니다. 지인들에게도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 좋은 방법으로 소개하기도 하고요.

 

책 제목부터 이처럼 아름다운 동시집이 있습니다.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라는 제목이니 괜스레 마음이 예뻐질 것 같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동시들을 읽고 따라 쓰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마음이 예뻐집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말랑말랑해 집니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며 나도 모르게 딱딱하게 굳어있던 마음이 말랑말랑해질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요. 아울러 동시들을 통해 마음이 말랑말랑해짐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마음이 예뻐지는 시집을 펼쳐 들자, 아이러니하게도 위압감을 먼저 느꼈답니다. 이는 기분 좋은 위압감입니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위대한 작가들을 무수히 만나기 때문에 생기는 위압감입니다. 물론, 위대한 작가들의 동시를 만난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이분들의 아우라가 너무 큰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이렇게 시작된 동시 읽기와 동시 쓰기를 통해 점차 마음은 예뻐지고 어려집니다. 동심에 물들고 있음이 느껴져 마음이 콩당콩당 흥분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좋은 동시들을 한 자리에서 읽고 따라 쓸 수 있음이 크게 횡재한 느낌입니다.

 

동시를 좋아해 제법 많은 동시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동시들을 따라 쓴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질 못했네요. 이 책을 기회로 하루에 동시 한 편씩 필사하고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사진은 초등학생 딸아이가 필사한 것을 올립니다. 제 글씨는 워낙 악필이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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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걸과 도넛맨 - 잘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걸 해야 해 찰리의 책꽂이
리사 그래프 지음, 최지현 옮김 / 찰리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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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린 슈퍼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에 열광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많은 소설과 영화 등에 등장하나 봅니다. 나에겐 없는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요. 여기 새로운 슈퍼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트걸과 도넛맨』이란 제목의 동화입니다(글이 많아 고학년 이상에게 적합한 동화입니다.).

 

이 동화 『아트걸과 도넛맨』은 우리에게 뛰어난 능력이 있는 것, 잘하는 것만 중요한지 질문을 던집니다. 때론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고 슈퍼파워도 없는 슈퍼 히어로도 있음을 동화는 이야기합니다. 주인공들은 뭔가 특별한 능력으로 남들을 위기에서 건져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뒤처지는 아이입니다. 이런 아이의 모습을 통해, 누구나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해줍니다.

 

동화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는 앨비입니다. 앨비는 사실 또래 친구들보다 공부도 못합니다. 어쩌면 조금 뒤처지는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또래 친구들 간에 ‘규칙을 만드는 아이’ 대런에게 지진아란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앨비를 돌봄이 누나 칼리스타는 슈퍼 히어로 ‘도넛맨’이라 부릅니다.

 

그럼 도넛맨에게는 어떤 능력이 있을까요? 특별한 능력이 없습니다. 슈퍼파워 역시 없고요. 도넛맨이라고 해서 도넛맨 복장으로 뭔가 영웅적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앨비는 남들보다 조금 더 도넛을 좋아할 뿐입니다. 도넛맨은 돌봄이 누나 칼리스타가 그린 그림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앨비는 슈퍼히어로입니다. 그의 슈퍼파워는 뭘까요? 그건 바로 따뜻한 마음입니다. 사랑입니다. 우정입니다. 그저 도넛을 남들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소년에 불과하지만, 마음이 따뜻하기에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뒤처지지만 이 따스한 마음이 모든 것을 매워주고 남습니다.

 

앨비는 대런에게 놀림 받는 말더듬이 소녀 벳시에게 다가가 친구가 됩니다(물론, 이 관계는 갈등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부모님께 때론 상처를 받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사랑으로 이 상처를 뛰어넘을 수 있기에 슈퍼 히어로입니다. 많은 이들은 인기에 부합하여 이리저리 쏠리기도 하지만, 앨비는 그런 것들을 상관치 않습니다. tv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여 인기인이 된 오랜 친구 얼랜을 유일하게 예전처럼 대하는 이는 앨비 밖에 없습니다. 이들의 우정은 인기라는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상황을 초월합니다. 이런 우정을 나눌 수 있기에 슈퍼 히어로입니다.

 

동화를 처음 접할 때는 앨비에게 뭔가 특별한 능력, 슈퍼 파워가 생기길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뛰어난 아이로 변하게 되길 소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화를 읽어나가며 슈퍼 파워가 없더라도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며, 특별한 능력을 기대하는 모습을 반성하게도 됩니다. 물론 앨비가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특출한 아이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만하면 됐다 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만하면 슈퍼 히어로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에 동의하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인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애쓰는 아트걸 칼리스타. 그리고 비록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없을 지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무엇보다 주변에 따스한 사랑 바이러스를 옮기는 도넛맨 앨비의 모습.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 역시 특출한 능력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슈퍼 파워로 위기 상황을 쉽게 헤쳐 나가기보다는 위기 상황으로 못내 힘겨워하고, 눈물 흘리며 한숨 쉴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붙잡고 열정을 쏟는다면, 무엇보다 내 주변에 있는 이들을 향해 진실한 마음으로 사랑을 행한다면 이미 우리 모두 슈퍼 히어로가 아닐까요.

 

『아트걸과 도넛맨』, 특별한 능력은 없는 이들의 이야기지만, 특별한 힘을 독자에게 심어주는 좋은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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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킹 상상의힘 아동문고 11
서화교 지음, 김숙경 그림 / 상상의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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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요는 친척들과 만나는 일이 즐겁지 않습니다. 뛰어난 사촌들과 비교되는 것도 싫고, 회사를 그만 두고 집에서 놀고 있는 아빠를 향한 어른들의 시선도 싫습니다. 할머니와 엄마의 깨어진 관계도 껄끄럽고요. 그런 승요가 어느 날 할머니 앞에서 덜컥 일을 저질렀답니다. 자꾸 자신을 무시하는 친척들 앞에서 퀴즈 킹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한 겁니다.

퀴즈 킹 대회는 tv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퀴즈 쇼입니다. 7단계까지 성공하게 되면 퀴즈 킹으로 등극하게 되는데, 아직 한 명도 성공한 적이 없는 퀴즈 프로그램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mc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승요의 공부 잘하는 사촌 정우도 3단계에서 떨어진 프로그램이랍니다.

 

이렇게 거짓말과 함께 시작된 승요의 퀴즈 킹 도전기. 과연 승요는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승요의 퀴즈 킹 도전기를 동화는 재미나게 전개해 나갑니다. 재미뿐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도 합니다.

 

무엇보다 동화는 진실 앞에 바로 서는 용기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승요네 아빠는 박사님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을 했던 아빠는 모두의 바람을 뒤로 한 채 환경학과에 진학했다고 합니다. 그 뒤 연구원이 되었지만,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죠. 왜냐하면 정부가 진행하던 ‘열음강 개발 사업’에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열음강 개발 사업’은 우리 역사의 부끄러운 사업인 4〇〇사업을 연상시키네요. 아마도 그것을 염두에 둔 거겠죠. 국토를 환경재앙으로 몰아넣은 그 희대의 사업 말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유익을 생각하며 침묵할 때, 진실을 밝히며 양심고백을 했던 승요 아빠의 모습이 참 멋지네요.

이런 모습을 승요 역시 배우게 됩니다. 물론, 승요 역시 많이 고민하게 되고, 흔들리기도 하며, 두렵기도 하죠. 그럼에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건 바로 방송윤리에 어긋난 방송 프로그램의 행태입니다. 조작되어서는 안 되는 퀴즈 쇼의 결과가 조작되기도 하고, 시청률에 맞는 출연자가 선택되어져 진출하게 되는, 일명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의 모습 앞에 우승을 포기하는 승요의 용기가 참 멋스럽네요.

 

우리 역시 세상을 살아가며 직면하게 되는 수많은 진실 앞에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지 돌아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내 작은 유익 앞에서 진실은 한낱 아무짝에도 필요없는 불편한 진실이 되진 않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작가는 재미난 스토리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로 하여금 진실을 붙잡는 어린이가 되도록 자연스레 유도하고 있습니다.

 

승요가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1회 진출을 성공하고 나서부터 승요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달라집니다. 승요는 같은 사람인데 말입니다. 갑자기 똑똑한 아이가 되어 있고, 남들이 뒤따라야 할 아이가 되어 있네요. 누군가를 향한 판단의 기준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 판단이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울러 주변의 시선이란 것이 얼마나 헛 것인지도 말이죠. 승요는 많은 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됩니다. 반면 또한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거짓 소문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오늘 인기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이 이와 비슷하겠죠.

 

아울러 승요의 엄마와 또 다른 출연자들의 모습을 통해서는 인기를 쫓아가는 광기를 엿보게도 됩니다. 인기를 얻기 위해 분별력을 상실하고 광기에 젖어드는 모습들. 우린 쉽게 비난할 수 있겠지만,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다면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라 자신하긴 쉽지 않겠죠. 인기나 유익 앞에 우리 모두 이런 광기를 보이지 않을까요?

 

또 하나 동화를 관통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는 우정입니다. 퀴즈 쇼에서의 결과를 위해 버려지는 우정이 아니라, 좋은 결과 이전에 우정을 선택하는 승요의 모습이 뭉클합니다. 물론, 승요와 혁이의 우정이 흔들릴 때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흔들림조차 더욱 우정을 단단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아이들의 인생에 있어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될 우정, 어쩌면 성적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할 덕목이 아닐까 싶네요.

 

서화교 작가의 장편동화 『퀴즈 킹』은 오디션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요즘이기에 더욱 생각해볼 것이 많은 동화입니다. 물론, 스토리 자체가 재미나기에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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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클럽 2 - 유령 등대의 수수께끼 암호 클럽 2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박다솜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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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문제 풀기를 사랑하는 ‘암호 클럽’ 아이들. 그들에게 또 다시 새로운 사건이 시작됩니다. 누군가 코디에게 이상한 메일을 보낸 겁니다. 알쏭달쏭 시구가 적힌 메일을 받은 코디와 암호클럽 다른 친구들은 메일 시구 속에 담겨진 암호를 풀어냅니다. 그랬더니 이런 내용이네요.

 

알카트라즈의 귀신들린 등대로 초대한다.

 

마침 아이들은 악명 높은 감옥 알카트라즈에 현장학습을 갈 예정입니다. 게다가 현장학습 당일 아침 암호클럽 아이들 네 사람에게 각각 쪽지가 전달됩니다.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쪽지 4장을 모두 합해보니 이런 문장이 됩니다.

 

바위에가면조심하라

B구역에가면

2자리를

주목하라

 

과연 누가 이런 쪽지를 보낸 걸까요? 암호클럽 아이들은 누군지 알 순 없지만, 자신들에게 전달된 정보를 가지고 암호를 풀어가며 놀라운 사건에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그건 바로 알카트라즈에 갇혔던 죄수 중에 한 사람인 데이브 멜빈에 얽힌 사건입니다. 이 사람은 엄청난 보물을 훔쳤기에 다이아몬드 데이브라 불릴 정도였다는데, 그 다이아몬드가 어딘가에 감춰져 있다고 합니다. 암호클럽 회원들에게 전달된 쪽지는 바로 이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한 첫 번째 단서고요.

 

이렇게 암호클럽 회원들은 다이아몬드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며 다이아몬드를 향해 나아갑니다.

 

감옥 식당 의자 ⇨ 등대 ⇨ 켐퍼닐리 종탑 ⇨ 클레어몬트 호텔 ⇨ 세탁물 통로 ⇨ 귀신이 출몰하는 방 422호

 

이렇게 암호를 풀어가며 조금씩 다이아몬드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 암호클럽 회원들, 과연 다이아몬드를 찾을 수 있을까요?

2013년 애거서 상 최우수 아동도서상을 수상한 『암호클럽』 1권에 이어, 이번 2권 역시 재미나네요. 2권은 「유령 등대의 수수께끼」입니다. 1편에 등장하였던 많은 암호들이 등장하면서 또 새로운 암호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죄수들이 사용하던 노크암호, 온라인 게이머와 해커들이 사용하는 LEET 암호, 그리고 지그재그 암호 등 새로운 암호들을 선보입니다.

 

암호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암호클럽 회원들의 활약이 역시 멋지네요. 무엇보다 이런 암호들을 독자들이 함께 풀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이 때문에 잠깐 책읽기를 중단해야 하지만, 이런 암호를 풀기 위한 스토리 중단 역시 이 책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 성실하게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겠죠? 물론, 암호 풀이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들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책 뒤편에 정답이 실려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가급적 직접 풀어본다면 더욱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겠죠?

 

2권을 금세 읽고 다 읽었다고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다행스러운 건, 다음 이야기가 우릴 기다린다는 점입니다. 다음 편엔 해적의 보물 지도가 등장한데요. 과연 암호클럽 회원들이 보물을 찾아낼 수 있을지 3권이 벌써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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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분교 올림픽
김형진 지음, 김중석 그림 / 파랑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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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강원도 몽당리 몽당분교에서 열리는 운동회로부터 시작됩니다. 몽당분교 운동회는 ‘올림픽’이라 불립니다. 왜냐하면 이곳의 아이들은 그 뿌리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아이, 탈북 새터민 아이, 필리핀 아이, 태국 아이, 나이지리아 아이, 그리고 한국아이들. 한국인 남자아이 철수는 동자승이랍니다. 여자아이 예슬은 할머니랑 살고 있고요. 이처럼 몽당분교 아이들은 모두 그 문화적 배경이 다릅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운동회를 ‘올림픽’이라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이 ‘올림픽’은 사회적 약자들이 펼쳐내는 올림픽입니다. 동화는 철저하게 사회적 약자들에 관심합니다(아이들의 출신 나라 국기들은 대부분 운동회 날 내걸린 만국기에도 없습니다. 만국기는 잘 사는 나라 국기만 있는데, 왜 만국기라 부르는지 아이들은 의아하기만 하죠.). 사회적 약자들이 때론 서로 상처주고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약자들의 어우러짐은 하나의 연대가 되어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합니다.

 

장편동화 『몽당분교 올림픽』은 이처럼 각기 다른 문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벌이는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분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게 되고, 폐교를 막기 위해 아이들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사건들. 이런 사건들을 통해 상처받고, 아파하지만, 또한 사건들을 통해 화해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학교 뿐 아니라, 이곳 몽당리에는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김상사 아저씨는 베트남 참전 용사랍니다. 다소 편협한 사고를 가진 인물이지만 고엽제의 피해를 안고 살아가는 또 하나의 사회적 약자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베트남 누나들이 시집을 옵니다. 한 누나는 남편에게 매 맞다가 도망쳤고, 또 한 누나 호아는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됩니다. 호아누나는 한국 군인들에 의해 가족들을 잃었고 말입니다. 김상사와 호아 누나의 갈등도 동화의 한 축을 이룹니다.

 

이처럼 여러 갈등 구조 안에서 갈등이 해소되고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과정(물론, 온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 나이지리아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여자 아이 영애는 불법체류자 가정이라는 명목으로 강제 추방을 당하게 됩니다.)을 동화는 그려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몽당분교에서 하나로 온전히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동화 속 아이들에게선 사실 피부색도, 문화적 배경의 차이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모두 한국 아이들입니다.

 

동화는 참 여러 가지 주제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답니다. 다문화사회의 갈등, 전쟁과 파병문제, 불법체류자 강제추방 문제, 브로커에 의한 국제결혼문제, 시골 총각들의 결혼문제, 노령화 현상, 탈북 새터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등 참 다양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작가 선생님께서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나 봅니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 물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문화 사회에서 우리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점입니다. 이런 대목이 가슴을 울립니다.

 

고구마도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면 우리나라 것이 되는데, 영애는 왜 외국인이라고 쫓아내는 거예요? 한국 땅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애를요?(192쪽)

 

비록 서로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를지라도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는 이들이라면 모두 한국인이 아닐까요? 단일민족이라 말하지만, 실상 우리 역사 역시 이주의 역사 아닌가요. 환웅이란 존재 자체가 이주민이니 말입니다. 다문화 사회에서 언제까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아프게 하고, 그네들을 힘겨운 나그네 인생으로 내몰아야만 하는 걸까요. 몽당분교 아이들처럼 모두 하나로 어우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피부색의 차이, 문화적 배경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서로를 있는 그래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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