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이오, 뻥 초승달문고 25
김리리 지음, 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에 말귀를 못 알아듣는 순덕이가 살았어요. 얼마나 말귀를 못 알아듣냐면 아빠가 장갑을 찾으면 장화를 가져오고, 엄마가 가지를 따 오라면 나뭇가지를 꺾어 왔지요.

귓구멍에는 소리가 드나드는 구멍이 있고, 말이 드나드는 구멍이 있어요. 그런데 순덕이는 말이 드나드는 구멍이 막혀서 늘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엉뚱하게 듣거나, 엉뚱하게 이해했지요. (7쪽)

웃음이 절로나오는 이야기다. 요즘은 김리리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어찌나 재미있는지 김리리 작가의 책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보고 있는 중이다. 얼굴이 이쁘면 좀 아닐걸? 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얼굴도 공주같이 이쁘고 날씬하기만 한 작가는 이야기도 어찌나 허풍스럽게 잘해대는지 모른다. 이 책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아주 포복절도할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물론 웃기기만 하다면 뭐 좀 서운하지. 웃긴대데가 감동도 있다. 어쩌면 이건 작가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작가가 되가는 사람들은 아니 김리리 작가의 어린시절은 이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게한다. 뭐 하지만 김리리 작가의 이름과 순덕이라는 이름은 완전히 다르니 같은 인물은 아니다.

말귀를 정말 못알아듣는 순덕이. 소쿠리 이야기도 재미있다. 엄마가 새참을 하러 나가면서 소쿠리가 어디있냐고 말했더니 순덕이는 자신만만하게 자기가 안다며 엄마에게 말한다. "엄니, 그거 내가 잘 알아유!" 하더니 안다던 소쿠리는 가져오지 않고 어디선가 울고 있다. 그래서 엄마가 우는곳으로 가보니 외양간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울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소꼬리를 찾기에 엄미 보여 주려고 소꼬리를 잡아당기다가 소 뒷발에 차였다는거다. 푸히히. ㅎㅎㅎㅎㅎ 정말 웃지 않고는 배길수 없다. 오정택 그림 작가 역시 순덕이를 그야말로 순덕이답게 잘 그려놓았다. 그래서 정말 실제로~순덕이가 어딘가에서 살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다. 우울할때마다 순덕이를 찾아가면 즐거워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다.

할머니의 꿀단지 이야기도 즐겁다. 할머니가 새로 산 양산을 자랑할 겸 이웃집 할머니랑 꽃놀이를 가려고 집을 비운 사이 순덕이 동생 순미가 꿀을 몰래 훔쳐 먹을까봐 걱정이 된 할머니. 할머니는 순덕이에게 순미가 꿀단지 못 꺼내 먹게 잘 지키라고 말한다. 그 말에 순덕이는 걱정도 팔자라면서 어떻게 딱딱한 꿀단지를 먹겠느냐고 걱정도 말라고 한다. 할머니는 어이가 없어 꿀단지 말고 꿀을 못 먹게 하라는 말이라고 하니 순덕이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한다. 그런데 또 그걸로 끝이 아니고 근데 먹겠다고 하면 어쩌냐면서 그럼 그냥 내비두느냐고 묻는 말에 할머니는 말귀를 못알아듣는 너에게 부탁한 내 잘못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앓느니 죽지!" 그 말에 순덕이는 또 할머니 다리를 부여잡고 울음을 터뜨린다. 할머니 죽지 말아유~지가 앞으로 잘할게유~하면서 절대 죽으면 안된다고 울어버린다. 내 참...푸히히

그런 순덕이니 학교에서도 말을 알아듣지 못해 놀림감이 되곤 한다. 선생님 말도 친구들 말도 잘 알아듣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어느날 순덕이는 삼신할무니에게 제발 자기 말귀좀 잘 알아듣게 해달라고 빌고 그리고 삼신할무니는 지은 죄가 있는지라 아주 살짝 도와준다. 생쥐를 통해 도움을 준다. 그런데 그 도움이 지나쳐 이번엔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만다. 삼신할무니는 이를 어쩌냐고 생쥐를 나무래고 다시 다른 방법으로 순덕이는 행복한 순덕이가 된다.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다. 그림이고 글이고 아주 마음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춘단 대학 탐방기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메 아베여, 춘단이 오늘 대학교 댕겨왔습니다. 무슨 대학교냐고요. 아 엄메 아베 둘 다 지 초등학교도 중간에 그만두게 하셨지 않허요. 그래서 지 혼자 힘으로 보란 듯이 대학교 갔어라.

엄메는 지 책가방도 안 사주셨지라. 그래서 지는 책 보재기를 어깨에 싸매고 학교에 갔었지요. 그랴도 하나 챙피하지 않았어라. 그때 어디 책가방 메고 온 얼라들이 있기나 했소. 맨 책 보재기였재. (5쪽)

첫 구절을 보면 마치 할머니가 대학을 들어가게된 이야기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학생이 아닌 청소부로 대학에 다니게 된 사연을 알 수 있다. 구수한 입말과 할머니의 시크함과 당당함이 멋지게 그려진다. 청소부로 비루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매불망 간절히 원하던 대학을 다닌다고 생각하며 대학교에 다니는 할머니.

예전에는 대부분 이렇게 여자이기때문에 많은 것을 양보하며 살아야 했다. 지금은 정말 많이 바뀌었지만 그때는 참 그랬다. 대학에 대한 공부에 대한 로망이 있는 여자들이 참 많다. 우리 집의 경우에도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는 언니가 있어서 나이 들어 공부를 하러 다니곤 했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혼자만 너무 바쁜 모습이 서운하기도 할 정도로 공부에 열을 올리곤 했다.

나같은 경우는 나이가 어리다보니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게됐는데 언니같은 경우는 오빠에게 그리고 남동생에게 양보해야할것들이 정말 많았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양춘단 할머니. 양춘단 할머니는 남편이 암에 걸려 치료차 서울인 아들네 집으로 올라오게 된다. 남편을 따라 병원에 갔다가 병원에서 같은 고향 같은성씨를 만나게 되고 무척 반가워한다. 그리고 그 분이 양춘단에게 혹시 일이 하고 싶다면 소개해주겠다고 말한다. 청소부 일이라 그렇긴 하지만...이라고 운을 떼다가 대학이라는 말에 양춘단은 주저없이 일을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오빠에게 형제들에게 여기저기 전화를 돌린다. 내가 대학에 다니게 되었다고~정말 유쾌한 시작이 아닐수 없다. 그런 양춘단은 청소노동자들이 콘테이너 한 구석에서 식사를 하는 것을 보고 답답해 옥상으로 올라가 점심으로 싸온 도시락을 먹기시작한다. 그러다가 매번 그 시간에 올라와있는 한 대학강사를 만나게되고 주저하는 그에게 점심을 선듯 나누어 준다. 그렇게 점심때마다 자연스레 같이 점심을 먹게되면서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

그런 그림과 함께 청소노동자들의 아픔이 그려진다. 청소노동자들이 받는 시급이 얼마나 낮은지 그 낮은 시급을 받으면서도 다닐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대모하는 대학생들이 여기저기 벽에 글을 써놓으면 그걸 지워야 하고 월급은 오히려 깍이고, 거기다가 청소대행업체의 소장의 반말과 무지막지함이 청소노동자들을 분노케한다.

그런 분노에 양춘단은 분노하지 않고 그저 홀로 조용히 지내다가 어느날은 그 모두가 다 짤리게 되고 양춘단만 오롯이 살아남게 된다. 그러든 말든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 들어올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줄서있다. 그런 사람들이 다시 빈자리를 가득 채우고 양춘단은 묵묵히 청소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대학강사로 있던 교수에게서 양춘단에게 소포가 날라온다. 그가 썼던 일기. 그 일기를 보고 양춘단은 그의 고뇌에 찬 죽음을 알리기 위해 일하는 틈틈이 그가 원하지 않을까 싶은 일을 단행한다.

그와 맞물려 양춘단의 남편도 수술을 받고 닭을 한마리 키우며 마치 마지막 잎새처럼 삶을 연명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양춘단의 일로 인해 닭이 무참하게 죽어나가기도 한다. 청소노동자들은 누가 딱 규정지어진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살다보면 이러저러한 이유로 벼랑끝에 내몰리게 되고 그 벼랑끝에서 한가닥 희망줄을 잡듯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사람들이 존재함으로 인해 그 공간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안락함을 편리함을 깨끗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데 마치 그들의 삶은 원래 그렇게 비루하게 생겨먹었으니 어떻게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은 어디든 널려있다.그런 사람들에게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다. 사회적 약자는 내가 될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느껴야하는 아픔을 잊지 말고 한발자국씩만 양보를 해도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부해서 너 가져
김범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빽또는 대답 후 눈물을 흘렸다. 빽또가 우는 걸 처음 본 덕수 패거리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내의 질문이 이어졌다.

"네가 니에미 좋아했지?"

 "네."

"그래서 질투 때문에 괴롭힌 거지?"

 "네."

여기까지 대답한 빽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사내가 빽또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앞으로 이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건 무조건 네 탓이야. 그런 일이 생기면 다리병신을 만들어준다. 겁만 주는 게 아니란 걸 알겠지?"

 "네."

사낸 이번엔 조덕수를 불렀다. 덕수도 어깨를 늘어뜨린 채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사내 앞에 섰다.

 "오늘 본 걸 하나도 빼지 말고 소문내야 한다. 만약 내일 이게 N시 모든 학교에 안 퍼지면 그땐 널 반드시 찾아내서 쌍알을 발라버린다. 무슨 알 얘기하는지 알지?"

 덕수가 두 다리를 오므리며 비교적 씩씩하게 '네'라고 대답을 했다. (35쪽)

 

처음 책을 들었을때는? 공부만 해야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부조리를 이야기하나 싶었다. 그랬다가 다시 드는 생각은 이거 읽으면 공부의 비법을 알게 되는 책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공부해서 남 주냐? 라는 말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공부해서 너가지라는데 그럼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이야기?

 

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드는 생각은 그런데 또 오쿠다 히데오를 뺨치는 이야기라면? 뺨을 치려면 그 정도의 기백이 있다는 말씀? 해서 되었다. 일단 재미있다. 술술 넘어간다. 처음부터 미친 교육현실로 인해 부랑자같은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공부에 대한 압박과 현실의 압박으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가지 문제점 중 하나인 왕따. 그것도 아주 극심하게 폭력적인 왕따.

 

때리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히히덕 거리고 그걸 또 온세상에 전파하는 저열하고 비열한 아이들 이야기가 앞부분에서 등장한다. 욕지거리가 나오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중간에 한템포씩 쉬는 대목들도 있다.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렇고 그런 현실적인 문제를 건드리는 부분. 그 부분에서는 좀 졸릴수도 있다. 뭐 하지만 현실이 현실이니만큼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전개되려면 또한 필요한 부분...고길 좀더 재미있게 이끌어 가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마지막에 작가가 한 이야기는 아주 현실적이다.

 

글이란게 그렇게 쉽게 나오는게 아니다. 글을 쓴다는건 정말 고통스러운 현실이다..고치고 또 고치고..뭐 그런 납득할만한 이유를 말한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결국 절정에 치다르게 된다. 미친 아이들을 만들어낸 미친 어른들의 향연이 아이들을 이용해 펼쳐진다. 그 미친 향연을 끝내려면 역시나 본인들의 깊은 고뇌에 찬 각오가 필요하다. 이 끔찍하기만 한 현실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내가 나서는 길밖에 없다는 것. 뭐 내가 처음부터 다 할수는 없다. 우리는 사회구조 속에 살아가고 있으니 어떤 실마리를 이끌어내는 것만 해도 어느 정도는 판도가 뒤바뀔수 있다는 거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이놈의 더러운 현실이 어떻게 나 혼자만의 힘으로 아니면 너하나만의 힘으로 바뀌겠어? 국으로 가만히 앉아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거지. 뭐 방법있어? 방법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요모냥 요꼴로 살아 가겠냐고! ' 라고 세상 달관한 사람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오노~! ' 있거든? 있을거라고 난 생각해! 라고 말하고 있다. 나역시 그런 말하는 사람들에게 아니면 내 안에서 그냥 국으로 가만 있자라고 주저앉으려는 나에게 말해야한다. 오~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레모니 스니켓 글, 존 클라센 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 어릴적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둠은 모든걸 삼키는 괴물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어둠속에서는 귀신이 돌아다니고 이상한 소리들이 들린다. 잠을 자려고 눈을 꼭 감으면 감을수록 두려움은 엄습해오곤 한다. 그런 어둠이 찾아왔다니..

 

어둠을 무서워하는 라즐로. 그런데 아주 독특한 시선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어둠이 라즐로와 한집에 살고있다는 기발한 발상. 어둠속에서 소리가 더 커지는 것처럼 지붕은 삐걱거리고 창문을 매끌매끌 차갑고 계단이 많은 커다란 집에 어둠과 라즐로가 살고있다. 외국같은 경우는 계단이 많은데 그 계단이 무서움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계단 하나하나를 내려올때마다 소리가 나기도 하고.

 

어둠은 옷장에 숨어 있기도 하고 샤워 커튼 뒤에 앉아있기도 하다는 말이 얼마나 놀라운가. 마치 어둠이 살아있는 누군가인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여기저기 존재하는 어둠은 대부분 지하실에서 지낸다는 것. 외국은 보통 지하실에서 많은 일들을 하는듯하다. 빨래를 하고 무언가를 비축해놓는등. 그런 지하실 언저리에 살고 있는 어둠. 세탁기 소리를 피해 오래되고 축축한 상자와 아무도 열지 않는 서랍장에 몸을 꼭 붙인채 어둠은 살고 있단다. 정말 딱 맞는 표현이다.

 

그런 어둠이 밤이 되면 밖으로 나와 라즐로네 집 창문과 문을 향해 쭉쭉 몸을 뻗는다는 것. 어둠은 집밖으로도 뻗어나갔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지하실로 스며든다. 그래서 라즐로는 아침이 되면 지하실을 들여다보고 어둠에게 이렇게 인사하고 싶다.

 

"안녕, 어둠아."

 

어둠을 먼저 찾아가면 어둠이 방에 안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라즐로. 그런데 어느날? 어둠이 찾아왔다.

 

 

어둠이 부르는 소리에 라즐로는 어둠을 따라간다. 후레쉬를 들고 옷장을 여니 아니란다. 이번엔 욕실커튼을 열어보니 역시 거기도 아니고 아래층으로 오란다. 그래서 후레쉬를 들고 라즐로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서 거실로 갔다. 거실에 있는 아주 큰 창문밖을 보니 온통 깜깜하다. 그런데 어둠은 거기도 아니란다.

 

어둠은 아래로 아래로 손짓을 한다. 밤에 제일 무서운 지하실. 어른인 나도 어둠이 무섭다. 가끔 혼자 있을때 아니면 다들 자고 12시 너머서 불을 끄고 방으로 잠자러 들어갈때 누가 뒤에서 붙드는 것 같아서 얼른 들어가는데 어둠이 나에게 말을 거는거였나? 암튼..나보다 훨씬 씩씩한 라즐로는 그렇게 두려움에 떨게 하기에 충분한 어둠을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내려간다.

 

후레쉬를 들고 앞길을 비추며 또 지하실로 한계단 한계단 내려갔다. 그러자 어둠이 계속 가까이 오란다. 가까이 가까이 어둠을 따라간다. 그리고 여기서 잠간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어둠이란 존재에 대해. 옷장이 없으면 옷을 어디다 놓을 것이며 샤워 커튼이 없다면 튀는 물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어둠에 대한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한다.

 

어둠은 계속 라즐로를 인도하고 라즐로는 어디까지 가게 될까?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이들의 어둠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다독여줄 멋진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그림도 아주 차분하고 이야기는 매우 설득력있게 그려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둠이 아주 친한 친구처럼 느껴진다. 어둠을 무서워하고 밤이면 불을 켜주세요~문 닫지 마세요~~라고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읽어줄만한 아주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평범한 날에 산하 청소년
데보라 엘리스 지음, 배블링 북스 옮김 / 산하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는 운이 좋은 거야. 덕분에 모험을 하고 있으니까."

"그러지만 겁이 나요."

 "겁이 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평버만 날이기 때문이야."

그 말이 내 가슴속으로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너무 평범한 날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정말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살던 날들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52쪽)

 

"괴물들이 득시글댄다고요!"

"그런 얘기를 정말로 믿어? 이 사람들이 괴물이라고 믿는 거니? 너는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잖아."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겁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니.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인드라 선생님은 내 어깨를 놓아 주었다. 모든 걸 냐게 맡기겠다는 뜻이었다. (97쪽)

 

지은이의 말이 아주 인상적이다. 이 책의 인세를 한센병 환자들을 정성으로 돌보는 인도 콜카타의 병원에 기부했다. 우리 어릴적만해도 한센병 즉 나병을 옮은 아주 위험한 전염병으로 생각했는데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시댁이 전라도 영암인데 그곳에 월출산이 있다. 그 월출산 근처에 예전에 나병환자들이 있었단다. 그래서 아버님은 그 곳에 월출산온천이 있는데 그곳에 가려고 했는데 펄쩍 뛰면서 그곳에 가면 안된다는 거다. 그곳에 나병환자들이 살던 곳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나병관련해서 그곳에는 절대 가면 안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아버님 살아계실때는 한번도 못갔는데 나중에 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 한번 간 적이 있다.


옛날에는 그렇게 나병은 천벌을 받은거라는둥 전염병이라 아주 위험하고 아이들을 몰래 훔쳐가서 심장을 먹는다고 했던가? 뭐 아무튼 그런 말이 있었다. 이 책속에 나오는 사람들 역시 나병은 전염병이고 극히 위험하다고 가까이 하면 절대 안된다고 생각한다. 열두살 발리는 나병에 걸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단. 어쩐지 앞부분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땅위에 서 있어도 발이 아프지 않다는둥 해서 정말 일을 많이 해서 발바닥이 두꺼워진줄 알았다. 그런데 나병이었다니..그리고 발리 자신도 자신이 나병에 걸린걸 모르고 있었다.


그런 발리가 이모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집을 떠나 위험한 곳까지 가게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곳에서 나병이라는 걸 알고는 깜짝 놀라 내쫓긴다. 그렇게 길거리로 내쫓긴 발리는 혼자서 매일매일을 거렁뱅이로 살아간다. 그러던 와중에 나병 환자들을 무료로 돌봐주는 병원의 의사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 의사는 발리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해주려 한다. 하지만 발리는 나병에 대해 전혀 몰랐고 나병에 걸려 코나 몸 이 뭉그러진 사람들을 괴물이라고 생각하며 뛰쳐나오고 만다. 그러다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게 되고 의사는 여전히 발리에게 친절하고 발리의 병을 최선을 다해 치료해주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사람들이 가끔 인도를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난 그럴때마다 인도는 더럽고 거지들도 많으니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라는 나라가 궁금해졌다. 과연 인도는 어떤 곳일까? 그리고 그렇게 무료로 나병환자들을 치료해주는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그 병원이 존재할수 있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인 후원을 해주기 때문이기도 할것이고 말이다. 세상엔 정말 어렵고 힘겹게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좋은 사람들도 정말 많다. 이 책의 작가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