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에 떠나는 미국 국립 공원 여행
김재중.김선호 지음, 김상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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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를 좋아했고 커서는 기자로 일하고 있는 작가와 역시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빠를 닮은 아들이 안식년 휴가를 맞이해 미국 24곳의 국립 공원 여행을 담았다. 아빠가 기자이고 안식년을 맞아 휴가를 떠날수 있다는 것이 선택받은 삶이라는 생각이 먼저 불쑥 든다. 우리 남편의 경우엔 가족들 여행보내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직장에서 몇일이상은 절대 움직일수 없는 그런 붙박이 삶을 살고 있으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쨋든 책은 그런 경험을 토대로 미국 국립 공원을 두루두루 담아내고 있다. 아이와 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이라면 참고도서로 이용하면 좋겠다.


미국 국립 공원에는 주니어 레이저라는게 있단다. 미국 국립 공원 어디든 방문자 센터가 있고 주니어 레인저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방문자 센터로 가면 된다. 그럼 파크 레인저들이 나이를 묻고 책자를 주면어 어떻게 풀어야 할지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나이에 따라 과제가 다르고 인터넷에 책자를 올려놓은 경우가 많으니 미리 출력해 가져가면 시간을 절약할수 있다는 것. 프로그램을 하기 위한 준비물에 대한 설명이 있다. 지도와 모자, 간식와 음료수 등등


목차를 보면 여러 국립 공원들과 아메리카 인디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 유적 그리고 남북 전쟁의 아픔이 서린 역사 유적등이 차례대로 담겨있다. 제일 처음으로 소개되는 곳은 그랜드 캐니언 국립 공원이다.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여행지 50곳중 하나이며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란다. 아마도 대부분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같이 전혀 이런 쪽으로 지식이 없는 사람도 들어본 적이 있으니 말이다. 미국인 중에도 그곳에 가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17억년 전에는 얕은 바다였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뜨거운 용암이 바다 밑 개펄을 뒤덮었다. 용암은 식어 돌이 됐고 아래 쌓인 개펄도 용암에 눌려 돌이 되었다는 것.  지구 표면의 힘으로 다른 땅과 부딪쳤고 바닷속 땅이 수면 위로 솟아 오르거나 바닷속에 잠기는 일이 반복되었는게 그때 미국 대륙 서부에 자리를 잡고 마른 땅이 되었다. 이런 걸 보면 자연이란 정말 인간이 상상할수 없는 그 이상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강물과 바람, 비와 눈은 그 모습을 조금씩 바꿔 가고 있다는 것. 주니어 레인저 프로그램을 통해 제대로 공원을 누릴수 있겠다. 프로그램속에 공원의 중요한 것들을 소개해주니 말이다. 선인장, 엘크, 까마귀, 솔방울 등의 그림을 그려놓고 그 위에 찾으면 도장을 찍는다는것. 재미도 얻고 지식도 얻을수 있겠다.


3대 캐니언에 들어가는 그랜드 캐니언과 더불어 자이언, 브라이스 캐니언등. 가까운 곳에 위치하지만 모양이 서로 다르다고 한다. 그랜드 캐니언은 깊은 협곡을 내려다 볼수 있고 자이언에서는 협곡 아래에서 웅장하게 솟은 바위들을 볼수 있다는 것. 히브리어로 자이언은 '시온'이라 불리며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매우 성스럽게 생각하는 산이라는 것.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워 신의 정원과 닮았다면서 자이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는 것. 가장 이색적인 풍광을 지닌 브라이스 캐니언등 등 보고 있자니 한번쯤은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 생전에 이중 하나라도 가볼수 있을까? 존재하지만 나에겐 존재하지 않는 그런곳이 되지 않길....바래본다. 중간중간 사진이 담겨있어 해설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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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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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가시라기 히로키는 대학 재학 중 난치병을 선고받고 13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 절망의 시간을 독서를 통해 견뎌냈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학소개자의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1부는 절망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 2부는 절망했을 때 곁에 다가와주는 이야기들을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책에 대한 추천사는 신동욱이라는 배우겸 [씁니다, 우주 일지]의 작가가 썼다. 신동욱이 누구지? 누군지 몰라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예전에 말하는 대로라는 프로에 나왔다는 글이 있었다. 그리고 그내용에 대해 누군가가 상세하게 올려놓았는데 그도 역시 기나긴 아픔이라는 터널을 통과했다는 것. 말하는대로에서 이야기하는 도중 추위에 취약한 그의 고통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었고 그는 그 고통을 꾸욱 참아내며 끝까지 진행을 했다고 한다. 칼로 베이는 고통이라니 얼마나 아플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그런 그이이기에 이 책을 더욱 공감했다고 한다.


 제일 첫번째에 나오는 이야기는 소설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글이다.


 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가? 자네 말처럼 행복해지기 위해서? 맙소사, 책이 없어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네. 들어보게, 우리에게 필요한 책은 고통스러운 불행처럼, 자신보다 더 사랑한 사람의 죽음처럼, 모든 이들로부터 떨어져 숲으로 추방된 것처럼, 자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책이라네. 책이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해. -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내는 편지 (27쪽)


책이란 우리 안의 바다를 부수는 도끼라는 말이 아주 매혹적이며 공감된다.


 트위터에서 고전이라 불리는 명작은 왜 베드 엔딩이 많은 거냐고 불평하는 글을 봤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저자는 사람에게 가장 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바로 절망했을 때가 아니겠느냐고 그래서 고전으로 살아남은 책 가운데 절망적인 이야기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절망에 빠진 사람은 절망의 이야기속에서 구원과 해답을 찾게 된다는 것, 맞는 말이네. 길을 잃었을때 인생의 나침반 노릇을 해주는 것은 누구나 겪어봤음직한 일이다. 고전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카프카의 어린소녀를 만나 그 소녀에게 편지를 한동안 써주었다는 에피소드는 신선하다. 자신에게 소중한 인형을 잃어버린 한 소녀를 공원에서 만나게 되고 그 소녀에게 인형은 잠깐 여행을 떠났을 뿐이라며 인형이 여행지에서 보내는 편지 형태의 글을 매일 써서 보냈다는 것. 정말일까? 대작가의 행보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그런 이야기다. 3주동안이나 이야기를 만들어 편지를 보냈고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도 상당힌 고민했다고 한다. 인형은 성장했고 여러 사람들과 만났으며 마침내 머나먼 나라에서 행복하게 결혼을 했다는 결말로 소녀는 그제서야 인형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절친 막스 브로트라는 작가는 이와는 달리 다른 인형을 전해주며 여행을 하다보니 모습이 좀 바뀌었다고 했다. 저자는 첫번째 이야기가 신빙성이 있고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역시 참 괜찮을 결말이며 아이에게나 카프카에게나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 미루어 짐작된다.


  상실로 인해 혼란해진 인생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야기의 힘이며 카프카가 소녀를 위해 편지를 쓰며 애쓴 이유일 것입니다.

........... 45쪽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짐으로 다가오는 문제들을 풀어내는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누군가에게는 작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을 편안하게 비울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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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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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오베라는 남자] 라는 책으로 한때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화로도 만들어질정도 였으니 인기가 어느정도였는지 알수 있다. 그런 유명세를 떨친 이 작가는 이 책을 기억과 놓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머릿말에서 말하고 있다. 한 남자와 그의 손자, 한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받는 연서이자 느린 작별 인사다. 누군가에게 보일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 작가이이게 감정을 글로 표현한것이라 한다. 글로 적어야 이애할 수 있기에 그냥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다 보니 소설화 된것이다.


 누구에게나 공감하기에 충분한 소재다.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 어떤 심경일지 작가는 풀어내고 있다.


 바닥 한가운데 초록색 텐트가 놓인, 삶의 끝자락의 병실이 있다. 그 안에서 눈을 뜬 사람이 거기가 어디인지 몰라 숨을 헐떡이며 무서워한다. 옆에 앉아 있던 청년이 속삭인다.

 " 무서워 마세요."

....................................9쪽


지금이 제일 좋을 때지....라는 말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마도 삶을 살아가며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그리고 했을법한 그런 말이다. 지금이 제일 좋을 때지~

이 책에서는 노인이 소년에게 전하는 심경이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여정이 참 부럽다. 태어나서 이미 할머니 할아버지의 존재를 몰랐던 나에게는 더더구나 부럽기만 하다. 따뜻한 할아버지와의 어딘지 모르는곳으로 가는 놀이식 여행이라는게 참 즐겁게 보인다. 아이에겐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을까? 할아버지도 즐거워 보인다. 손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많이 접하게 하고픈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할아버지는 손자 노아에게 눈을 감게 하고는 배를 타고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여행을 시켜주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지점에서 눈을 뜨고 직접 집으로 찾아가게 한다는 것. 할아버지는 어딘지 몰라 두려움에 떠는 손자 노아에게 "무서워할 것 없다. 노아노아." 하고 말했던 것이다. 그 말이 책의 서두에 담겨 있다. 두려움에 떠는 할아버지에게 무서워하지 말라고...


 기억속에 남아있는 할머니와 아직도 마음속에서 대화를 하는 할아버지는 죽기전에 기억을 점점 잃어간다는 것을 노아에게 말하는 것이 난감하기만 하다.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기에 할아버지 그리고 아들 테드 그리고 손자 노아는 자연스럽게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인다.  그 와중에 할아버지와의 추억,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이야기. 그런 일상적이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소중한 이야기들이 소소하게 담겨있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새롭게 태어나는 삶의 고리를 보는듯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이야기는 이밖에도 소설이나 영화등 다양한 장르로 그려진다. 얼마전 기사에서 접했던 적도 있다. 할아버지가 길을 잃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지만 기사에 마침 할아버지가 날씨예보 한면에 실리며 가족을 찾게되는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원하든 원하지 않는 다가오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누구든 설마 나는 아니기를 간절히 소망할테지만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책의 서두에 등장했듯이 지금이 제일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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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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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투하쳅스키가 체포된 게 틀림없으며, 대원수의 경력은 끝장이 났고 그의 목숨 역시 끝났음을 깨달았다. 심문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며, 대원수 주위의 모든 이가 곧 지상에서 사라지게 되리라는 것도, 자신이 결백하다 해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의 대답이 진짜인지도 상관없었다. 결정된 일은 결정 된 것이다. ...............71쪽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는 부르조아를 찬양한다고 출근하듯이 심문을 받으며 그날도 약속된 심문 장소에 갔다가 자신의 고통이 한 호흡 멈춰졌음을 알게된다. 자신을 반역자라고 몰던자가 돌연 반역자로 몰려 그자리에 있지 못하게 된것이다. 그후로도 그는 언젠가는 자신에게 닥칠것이라는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얼음 판을 딛는 심정으로 살아간다. 


 그는 죽은 사람이었다. 그는 니타에게 들은 대로 다 말해주었고, 자신을 안심시켜주려 하면서도 그녀 또한 자신을 죽은 사람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가까운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침착해야 했지만, 넋이 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꼬투리가 잡힐 만한 것은 죄다 불태웠다 - 하지만 일단 인민의 적이자 알려진 자객의 동료라는 딱지가 붙게 되면 주변의 모든 것이 다 꼬투리 잡힐 소지가 생긴다. 아예 아파트 전체를 불태우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는 니타, 어머니, 갈리야, 그의 아파트에 드나든 적이 있는 이들이 다 걱정되었다. .....72


공포를 가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그들은 공포가 먹힌다는 것을 알았고, 심지어 어떻게 먹히는지도 알았지만 공포가 어떤 느낌인지는 몰랐다. 흔히들 하는 말로, "늑대는 양의 공포에 대해 말할 수 없다." 그가 상트레닌스부르크의 빅 하우스에서 내려올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 동안, 오이스트라흐는 모스크바에서 체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바이올리니스트는 그에게 매일 밤 그들이 자신의 아파트 건물로 누군가를 데리러 왔다고 설명해주었다. 절대로 한꺼번에 잡아가는 법은 없었다. 희생자는 딱 한 명이었고, 이튿날 밤 또 한 명을 데려갔다- 남은 자들, 한시적으로 살아남은 자들의 공포심을 가증시키는 시스템이었다.결국 그의 아파트와 건너편 아파트에 있는 이들만 제외하고 모든 입주민이 끌려갔다.  .......94


자신의 예술세계를 자유스럽게 지킬수 있는 사람에게 독재체제라고 해서 예술을 버리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실제 겪어보지 않은 경험이란 것은 아무리 책으로 간적접 경험을 많이 한다 해도 같지 않다. 예술가인 내가 국가의 적이 되고 나면 주변 사람들 즉 가족이나 친구들도 그렇게 한 통속으로 몰려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 작품을 연주하거나, 연주한 적이 있거나 제안하는 지휘자, 현악 사중주단 멤버등 한 사람한사람에게 까지 그 악영향이 미친다면 누가 그것을 견딜수 있겠는가? 


우리가 잃었던 지금도 안타까워하는 일들이 생각난다. 특히나 자신으로 인해 주변사람 들에게 피해가 간다 생각하고 부엉이 바위에서 운명을 달리했던 그분이 생각난다. 그리고 또 한사람이 생각나지만 워낙 개인적인 관계인지라...이렇듯 크던 작던 나하나로 인해 주변사람들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면 올바른 선택이라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깨닫게 될듯하다. 살면서 아주 사소한 일에서도 얼마나 많은 갈등을 하는가. 


도와주겠다는 손길들이 여기저기서 다가오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적처럼 손목과 목에 걸고 다니던 마늘을 발진티푸스 때문이 아니라 권력층, 적들, 위선자들, 뜻은 좋은 친구들 때문에 항상 달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진실을 말하는 예술가들의 용기와 도덕적 고결함은 존경하지만 그리고 부럽기도 하지만 그 부러워하는 이유가 죽어서 살아있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어서라는 이유라면? 더없이 고통스럽지 않을수 없다.


자신을 한밤중에라도 붙잡으러 올까봐 밤마다 가족들과 헤어짐의 인사를 하고 승강기 옆에 다소곳이 죽음을 기다리던 그 공포는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그것이 혼자만의 문제라면 나만 죽으면 끝나는 문제라면 그나마도 다행이지만 문제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같으 고리로 연결되어 위험에 처할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것이다.반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던 예술을 음악을 배신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음악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을...


 그가 무엇으로 시대의 소음과 맞설 수 있었을까? 우리 안에 있는 그 음악- 우리 존재의 음악- 누군가에 의해 진짜 음악으로 바뀌는 음악, 시대의 소음을 떠내려 보낼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진실하고 순수하다면, 수십 년에 걸쳐 역사의 속삭임으로 바뀌는 그런 음악.

 그가 고수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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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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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 애가 내가 겪지 못했던 모든 것을 전부 다 누리길 바라요'라는 뜻이야. 그 사람을의 진짜 속뜻은 이거지. 내 인생 자체는 평범하고 쓸모없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내 딸이 온갖 경험을 하고 온갖 기회를 누린다면, 그럼 사람들이 나를 동정하게 되겠죠. 내 삶과 내 선택의 빈약함은 무능함이 아니라 희생으로 보일 거예요. 내가 나는 이루지 못한 모든 것을 딸이 이루도록 키우면 사람들은 나를 더 많이 동정하고 더 많이 존경하겠죠."  .........33쪽


청소년시절을 보낸다는 것은 곡예를 하는 것과도 같다. 간당간당 위험한 줄을 타는 모습이 연상된다. 평화를 사랑하는 보통의 모습을 바랄때 아이들은 그저 아름답고 싱싱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속에는 펄펄 끓는 삶의 고뇌가 담겨있다. 어른들은 풋풋한 청소년을 보면서 너희는 아무것도 몰라라고 이야기하겠지만 그들 나름 무거운 삶을 살아간다. '난 우리 애가 내가 겪지 못했던 모든 것을 전부 다 누리길 바란다는 글을 보면서 나역시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는 것을 부정할수 없다. 그게 뭐 잘못된 건가?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데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것. 쓰고 달고 맵고 신 것들을 견뎌내면서 인생은 더욱더 단단해짐을 스스로 알지 않는가. 


"성공한 엄마들, 그러니까 음악가나 운동선수, 문학가, 자기에게 만족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자들, 어떤 것도 거부당한 적없는 여자들, 어린 시절에 부모가 온갖 수업을 듣게 해준 여자들, 그런 성공한 엄마들은 언제나 가장 강압적인 면이 없는 사람들이지. 그 사람들은 감시하거나 치맛바람을 일으키거나 딸을 위해 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어. 그런 엄마들은 자기 자신으로 이미 온전하니까. 그 사람들은 완성된 사람들이고, 그래서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그런 완전함을 요구하지. 그 사람들은 뒤에 서서 따들을 자신과 분리된 존재로, 완전하고 그래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로 여기지." ....................34쪽


선생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학교와 부모들은 난감해진다. 그 일로 인해 아이들이 혹여라도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라는 학교의 판단으로 상담교육을 받기도 한다. 어쩌면 내 안에 온갖 다양한 판타스틱한 것들이 난무하는 것을 무시하는 처사라도 해야하나? 사람들은 서로 각자 다른 생각을 한다. 내 입장에서 보기에 남들은 이렇게 보겠지 하지만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 


청소년기의 소음. 고등학교때 우리 학교에도 그런 아이들이 있었다. 무언가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고 정말 선생님과 사귄다는 이야기들이 돌곤 했다.  보통의 여학생과는 다른 아가씨스러운 그런 모습을 가진 아이들이 있었다. 남자 수학선생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가 돌았고 정말 그 둘은 연인사이같았다. 수업시간임에도 맨 뒤에 앉은 그 아이 옆으로 가서 툭툭 치켜 장난을 치기도 하는 그런 상황이 신기하고 생소하기도 했다. 어쩌면 이 책속의 아이들처럼 빅토리아에게 그리고 그 아이에게 배신감을 느낀것일지도 모르겠다. 너무나도 성숙해보이는 그 아이를 보면서 시기하고 선생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같은 묘한 분위기를 질투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쩜 저렇게 여성스러울수가 있지? 남다르구나~하면서 말이다. 


... 연극은 진짜 인생의 정제된 버전, 발췌본, 나나 너희들의 평범한 모든 것보다 훨씬 더 기묘하고, 더 비극적이고, 더 완벽한 인간 행동의 정수지." .......57쪽


그들이 그동안 내내 의심했던 척하는 것이 그들 상처의 깊이를 드러내는 증거였다. ...........이제야 그들이 얼마나 못 본 게 많은지, 얼마나 무시당했는지 깨닫기 시작했고, 이런 깨달음은 부수적이고 초대조차 받지 못한 완전한 미성년자라는 자신의 모습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두드러지게 했다. .......90쪽


....따님의 삶에서 지금 이 시기는 나중에 올 모든 것에 대한 리허설일 뿐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모든 것이 잘 못되는 게 그 애한테는 가장 좋은 일이라는 것도 기억하시고요. 천에 덮인 가구와 얼굴 없는 폴리스티렌 두상들과 금이 가고 먼지 낀 거울이 있고 바닥에 오래된 종이들이 흩어져 있는 이 배우 대기실에 안전하게 있는 '지금'실수를 하는 게 그 애한테는 가장 좋은 일이에요. 그 애가 하얗고 잔인한 투광조명아래,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나갈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안전한 곳에서, 헬멧을 쓰고 무릎보호대를 차고 점심 도시락을 싸 다닐 때, 기나긴 밤 동안 누가 울지는 않는지 어둠 속에 부인이 복도 끝에서 문을 살짝 열고 내다볼 수 있을 때 그 애가 모든 걸 연습해보게 하세요." .........375


예술을 하기에 무언가 멋진 삶을 살기에 나는 너무 올곧게 아니 너무 평범하게 자랐다는 것이 원통하게 생각된 적이 있었다. 이 책속에 나오는 연극을 하기 위한 학생들처럼. 예술인이 되기 위해 남들이 겪지 못했던 사건을 겪어야 제대로 된 예술가가 아니겠는가라는 생각들...그런 생각들을 메우기 위애 스탠리는 연극학교에서 여러가지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스탠리와 연인관계를 맺게 되는 빅토리아의 여동생 이솔데. 동성애자라고 낙인찍히고 친구들에게 거부당하는 줄리아. 너무나 평범하고 그 아이는 그저 있는 듯없는듯 존재하던 그런 아이라는 브리짓.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부모들. 그들의 심리적인 묘사가 심도깊게 다뤄지는 것이 이책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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