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레모니 스니켓 글, 존 클라센 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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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 어릴적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둠은 모든걸 삼키는 괴물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어둠속에서는 귀신이 돌아다니고 이상한 소리들이 들린다. 잠을 자려고 눈을 꼭 감으면 감을수록 두려움은 엄습해오곤 한다. 그런 어둠이 찾아왔다니..

 

어둠을 무서워하는 라즐로. 그런데 아주 독특한 시선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어둠이 라즐로와 한집에 살고있다는 기발한 발상. 어둠속에서 소리가 더 커지는 것처럼 지붕은 삐걱거리고 창문을 매끌매끌 차갑고 계단이 많은 커다란 집에 어둠과 라즐로가 살고있다. 외국같은 경우는 계단이 많은데 그 계단이 무서움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계단 하나하나를 내려올때마다 소리가 나기도 하고.

 

어둠은 옷장에 숨어 있기도 하고 샤워 커튼 뒤에 앉아있기도 하다는 말이 얼마나 놀라운가. 마치 어둠이 살아있는 누군가인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여기저기 존재하는 어둠은 대부분 지하실에서 지낸다는 것. 외국은 보통 지하실에서 많은 일들을 하는듯하다. 빨래를 하고 무언가를 비축해놓는등. 그런 지하실 언저리에 살고 있는 어둠. 세탁기 소리를 피해 오래되고 축축한 상자와 아무도 열지 않는 서랍장에 몸을 꼭 붙인채 어둠은 살고 있단다. 정말 딱 맞는 표현이다.

 

그런 어둠이 밤이 되면 밖으로 나와 라즐로네 집 창문과 문을 향해 쭉쭉 몸을 뻗는다는 것. 어둠은 집밖으로도 뻗어나갔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지하실로 스며든다. 그래서 라즐로는 아침이 되면 지하실을 들여다보고 어둠에게 이렇게 인사하고 싶다.

 

"안녕, 어둠아."

 

어둠을 먼저 찾아가면 어둠이 방에 안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라즐로. 그런데 어느날? 어둠이 찾아왔다.

 

 

어둠이 부르는 소리에 라즐로는 어둠을 따라간다. 후레쉬를 들고 옷장을 여니 아니란다. 이번엔 욕실커튼을 열어보니 역시 거기도 아니고 아래층으로 오란다. 그래서 후레쉬를 들고 라즐로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서 거실로 갔다. 거실에 있는 아주 큰 창문밖을 보니 온통 깜깜하다. 그런데 어둠은 거기도 아니란다.

 

어둠은 아래로 아래로 손짓을 한다. 밤에 제일 무서운 지하실. 어른인 나도 어둠이 무섭다. 가끔 혼자 있을때 아니면 다들 자고 12시 너머서 불을 끄고 방으로 잠자러 들어갈때 누가 뒤에서 붙드는 것 같아서 얼른 들어가는데 어둠이 나에게 말을 거는거였나? 암튼..나보다 훨씬 씩씩한 라즐로는 그렇게 두려움에 떨게 하기에 충분한 어둠을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내려간다.

 

후레쉬를 들고 앞길을 비추며 또 지하실로 한계단 한계단 내려갔다. 그러자 어둠이 계속 가까이 오란다. 가까이 가까이 어둠을 따라간다. 그리고 여기서 잠간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어둠이란 존재에 대해. 옷장이 없으면 옷을 어디다 놓을 것이며 샤워 커튼이 없다면 튀는 물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어둠에 대한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한다.

 

어둠은 계속 라즐로를 인도하고 라즐로는 어디까지 가게 될까?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이들의 어둠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다독여줄 멋진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그림도 아주 차분하고 이야기는 매우 설득력있게 그려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둠이 아주 친한 친구처럼 느껴진다. 어둠을 무서워하고 밤이면 불을 켜주세요~문 닫지 마세요~~라고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읽어줄만한 아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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