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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너 가져
김범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빽또는 대답 후 눈물을 흘렸다. 빽또가 우는 걸 처음 본 덕수 패거리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내의 질문이 이어졌다.
"네가 니에미 좋아했지?"
"네."
"그래서 질투 때문에 괴롭힌 거지?"
"네."
여기까지 대답한 빽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사내가 빽또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앞으로 이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건 무조건 네 탓이야. 그런 일이 생기면 다리병신을 만들어준다. 겁만 주는 게 아니란 걸 알겠지?"
"네."
사낸 이번엔 조덕수를 불렀다. 덕수도 어깨를 늘어뜨린 채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사내 앞에 섰다.
"오늘 본 걸 하나도 빼지 말고 소문내야 한다. 만약 내일 이게 N시 모든 학교에 안 퍼지면 그땐 널 반드시 찾아내서 쌍알을 발라버린다. 무슨 알 얘기하는지 알지?"
덕수가 두 다리를 오므리며 비교적 씩씩하게 '네'라고 대답을 했다. (35쪽)
처음 책을 들었을때는? 공부만 해야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부조리를 이야기하나 싶었다. 그랬다가 다시 드는 생각은 이거 읽으면 공부의 비법을 알게 되는 책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공부해서 남 주냐? 라는 말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공부해서 너가지라는데 그럼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이야기?
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드는 생각은 그런데 또 오쿠다 히데오를 뺨치는 이야기라면? 뺨을 치려면 그 정도의 기백이 있다는 말씀? 해서 되었다. 일단 재미있다. 술술 넘어간다. 처음부터 미친 교육현실로 인해 부랑자같은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공부에 대한 압박과 현실의 압박으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가지 문제점 중 하나인 왕따. 그것도 아주 극심하게 폭력적인 왕따.
때리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히히덕 거리고 그걸 또 온세상에 전파하는 저열하고 비열한 아이들 이야기가 앞부분에서 등장한다. 욕지거리가 나오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중간에 한템포씩 쉬는 대목들도 있다.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렇고 그런 현실적인 문제를 건드리는 부분. 그 부분에서는 좀 졸릴수도 있다. 뭐 하지만 현실이 현실이니만큼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전개되려면 또한 필요한 부분...고길 좀더 재미있게 이끌어 가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마지막에 작가가 한 이야기는 아주 현실적이다.
글이란게 그렇게 쉽게 나오는게 아니다. 글을 쓴다는건 정말 고통스러운 현실이다..고치고 또 고치고..뭐 그런 납득할만한 이유를 말한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결국 절정에 치다르게 된다. 미친 아이들을 만들어낸 미친 어른들의 향연이 아이들을 이용해 펼쳐진다. 그 미친 향연을 끝내려면 역시나 본인들의 깊은 고뇌에 찬 각오가 필요하다. 이 끔찍하기만 한 현실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내가 나서는 길밖에 없다는 것. 뭐 내가 처음부터 다 할수는 없다. 우리는 사회구조 속에 살아가고 있으니 어떤 실마리를 이끌어내는 것만 해도 어느 정도는 판도가 뒤바뀔수 있다는 거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이놈의 더러운 현실이 어떻게 나 혼자만의 힘으로 아니면 너하나만의 힘으로 바뀌겠어? 국으로 가만히 앉아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거지. 뭐 방법있어? 방법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요모냥 요꼴로 살아 가겠냐고! ' 라고 세상 달관한 사람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오노~! ' 있거든? 있을거라고 난 생각해! 라고 말하고 있다. 나역시 그런 말하는 사람들에게 아니면 내 안에서 그냥 국으로 가만 있자라고 주저앉으려는 나에게 말해야한다. 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