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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더 문 ㅣ 다락방N 시리즈 2
프랜시스 오록 도웰 지음, 강나은 옮김 / 또하나의문화 / 2010년 9월
평점 :
오빠가 베트남으로 떠난 다음 날, 난 홀리스터 일병과 진 러미 게임을 서른일곱 판이나 했고, 스물한 판을 이겼다. 한 판 한 판이 휙휙 넘어갔고 카드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오빠 티제이는 전쟁터를 향해 가고 있었고 난 화산보다 뜨겁게 부라고 있었다. 우리 남매는 육군 기지에서 자랐다. (9쪽)
아버지가 육근 대령인 열두 살 소녀. 오빠가 베트남 전쟁에 지원을 해 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빠가 전쟁터에 용감하게 간 것이 제이미는 멋지기만 하다. 오빠가 전쟁터에 간 것이 자랑스럽기 하다. 그런데 오빠가 전쟁터에 가 있으면서 제이미에게 사진 찍은 필름들을 보내온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오빠가 보내온 사진들을 직접 인화하면서 제이미는 전쟁의 참혹함을 서서히 깨달아가기 시작한다.
오빠가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것이 군인이 아빠와 엄마도 그저 자랑스럽기만 한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작 군인으로 살아온 씩씩하기만 한 아빠는 아들이 군대를 간다고 하자 말린다. 하지만 이미 전쟁터에 가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아들을 막을수는 없었다. 대학에 가야하니 대학에 가고 나중에 지원해도 늦지 않을거라고 이야기하고 여러모로 손을 써보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아들의 마음을 움직일수 없었기에 할수없이 군대에 보내고 만 것이다.
그런 속사정을 나중에 할게된 제이미는 전쟁이란 것이 그저 멋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전쟁터에 다녀온 사람들과 전쟁터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 군인들을 보며 비로소 오빠를 걱정하게 된다. 그런 제이미에게 홀리스터 일병은 자신이 베트남전에 가지 않게 해달라고 제이미에게 부탁을 한다. 제이미의 아빠가 중간에서 가지 않게 해줄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제이미는 아빠에게 홀리스터 일병의 형이 전쟁터에서 전사했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 말에 아빠는 고뇌에 빠지며 오빠가 군대에 가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마음을 쓰고 힘겨웠는지 속마음을 비로서 제이미에게 터놓는다. 엄마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진심을 터놓은 것이다.
"티제이가 입대를 했을 때, 그러니까 입대를 취소도 할 수 없게 돼 버렸을 때 말이다. 내가 오래된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입을 뗀 아빠의 목소리가 마치 백 살쯤 된 듯, 백 마일쯤 떨어져 있는 듯 느껴졌다.
"이제 막 별을 하나 단 친구야. 그러니까 써드너 대령이 이제 써드너 준장이 된 거지. 이젠 만나면 내가 하급자로서 거수경례를 해야 해. 그 친구가 지금 잭슨 기지에 있는 인사 사령부 부관감실에 있거든. 그래서 내가 부탁을 했어, 티제이 베트남에 배치되지 않게 손을 좀 써 달라고, 무슨 수를 써스든지 좀 빼 달라고. 그랬더니 나 원, 어찌나 회되게 나무라던지, 아주 된통 욕을 먹어어. 덱스터 자네, 이런 속물이었나? 그것밖에 안되는 인간이었나? 제 아들은 빼내고 남의 아들은 대신 가서 죽어도 상관없단 말이야?" (150쪽)
어린시절 사내아이들은 전쟁놀이 하는걸 아주 좋아한다. 용감함의 상징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을때는 그 참혹함을 그 누구도 고개를 똑바로 들고 반길수 없을 것임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