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목소리 - 누치두 다카라 - 생명은 귀한 것 평화징검돌 1
마루키 도시 글, 마루키 이리 그림, 신명직 옮김 / 평화를품은책(꿈교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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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들 마음에 평화의 씨앗을 심어 줍니다. 씨앗은 자라, 언제든 불의가 평화를 짓밟으려 할 때 꽃망울처럼 터질 것입니다. 평화를 지키는 한 그루 푸른 나무가 될 것입니다.- 문정현(신부, 평화운동가)

책의 이야기 시작전에 책을 읽기 전에를 보면 이 책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이 책의 중심인 오키나와는 일본 규슈와 타이완 사이에 섬 160여 개가 길게 늘어선 류쿠 열도의 중심이 되는 섬이란다. 원래는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지닌'류쿠 왕국'이 있었는데 1609년 일본 가고시카의 영주에게 정복되고 1879년에는 열도 전체가 일본의 행정구역인 오키나와현으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킬때 이곳에 군사 기지를 세워 아시아 침략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1945년 오키나와의 비극을 이 책은 그려내고 있다. 미군의 상륙작전으로 전투가 벌어지게되고 일본과 미국 군인 10만여 명과 오키나와 주민 12만명이 죽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조선사람도 포함되어있다. 책속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가슴아픈 조선일가족의 죽음을 만날수 있다. 전쟁의 참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이곳 오키나와의 안타깝고도 무서운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꾸려지는 것에 대해 어떤 사람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만 전쟁의 참상을 아는것 또한 또 다른 슬픔을 막아낼수 있기에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제목인 오키나와의 목소리 밑으로 '누치두 다카라'라는 말이 쓰여 있다. 그 말은 생명은 귀한 것이라는 뜻이란다. 시작은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고구마랑 쌀이 나고 사탕수수에 설탕이 나고, 바나나와 파파야, 굴도 나는 풍요로운 섬이었던 그곳에 어느날 일본은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상대로 긴 전쟁이 일으켰다. 오키나와에 많은 군인들이 들어와 전쟁 준비를 시작하고 섬에 사는 어른들은 군인들을 도와 비행장과 지하 방공호를 만들엇다고 한다.

온 가족들이 전쟁에 총 동원되어 아버지는 군인이 되어 중국으로 끌려가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군부대에 밥 짓고 물 긷는 일등을 했다. 그리고 선생님과 공무원들은 어린이와 노인들을 규슈 지역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한다. 이유는 전쟁이 일어나면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라는 것. 드디어 1944년 10월 10일( 앗! 우리 아들 생일과 날짜가 똑같다.) 미군의 공습이 싲가되고 수많은 비행기들이 비행장과 항구, 거리와 마을에 폭탄을 터뜨렷다고 한다. 1945년에는 더 심해지고 4월 1일 미군이 드디어 오키나와 섬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미군들에게 쫓겨 노인들과 여인들 그리고 아이들은 자연 동굴인 '가마'등으로 숨어든다. 그러나 미군에게 발각되어 또 피난을 가게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채 맨발로 산호초 조각이 널린 길바닥을 달려서 도망쳤다고 한다. 그러다가 발을 다쳐 피를 흘리는 사람들도 많았고 총탄에 맞아 움직일 수 없게 된 아기 엄마들은 아기를 제발 보살펴달라고 울었지만 누구 하나 멈춰 설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정말 끔찍한 전쟁의 참혹상이 그려지고 있다. 이야기가 끝을 맺을때 붙이는 글에서는 이 책이 왜 나와야만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유대인들이 참혹한 학살 현장들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이유는 더 이상 그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듯이 이 책역시 그렇다. 이 책을 보니 아직 가보지 못한 마포에 있다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담긴 박물관에 조만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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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발 두꺼비와 황금 동전 그림책이 참 좋아 14
신순재 글, 한병호 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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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속에 세발 두꺼비가 살고 있다고? 금시초문이다. 어쨋든 이 책은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런 세 발 두꺼비가 딱 한 번 달을 떠났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름달이 환하게 뜬 어느날 밤. 세 발 두꺼비가 달 속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오색 빛이 다가오더니 점 점 더 가까워지더란다. 너무 환해서 눈이 부실 정도로 말이다. 세 발 두꺼비는 홀린듯이 쳐다보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오색 빛을 덥석 물어 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정신 차리고 보니 허름한 낚싯줄에 대롱대롱 메달려 있더라는 것. 오색 빛을 어딘가로 사라지고 황금 동전 하나가 입에 물려 있더라는 것. 세 발 두꺼비는 황금 동전을 문제 줄일 끌어당기는 대로 끌려갔다. 그리하야 달 밖으로 나오게 된것. 자신이 무엇엔가 홀렸다고 생각한 세 발 두꺼비는 얼른 달로 돌아가려 했는데 황금 동전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단다. 황금 동전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자 어디선가 벌레들이 우글우글 기어 나와 춤을 추더라는 것. 벌레들 문 아니라 개구리와 두꺼비도 그리고 세 발 두꺼비도 춤을 추었단다.

그때 어디선가 신선이 껄껄껄 웃으며 나타났는데 황금동전으로 두꺼비를 홀린 바로 그 신선이더란다.

그 신선은 세 발 두꺼비에게 세 발 두꺼비를 타고 낚시하러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세 발 두꺼비는 어디라도 단숨에 달려서 자신을 데려다 줄 것 같다는 거다. 세발 두꺼비는 신선을 태우고 아흔하홉 바위산도, 뜨거운 사막고 차디찬 얼음 바다든 세상 어디든 갈수 있었지만 딱 한 곳 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것. 신선은 자신이 황금 동전을 가지고 있는 이상 두꺼비는 절대로 달아날수 없다고 큰소리 쳤다.

달로 돌아가고 싶은 두꺼비는 신선에게 귀가 솔깃할만안 이야기를 전한다. 북쪽 세상 끝에 깊고 깊은 우물에 가면 그 속에 황금 물고기가 잠들어 있다는 것. 그 말에 신선은 어서 가자고 성화다. 주인은 자신이라며. 밤낮을 날아 세상 끝 깊고 깊은 우물에 간 신선이 황금 동전을 던지려 하자 두꺼비는 자신이 같이 내려가서 황금 물고기를 깨워야 한다며 황금동전과 우물로 내려간다.

그런데 신선이 황금동전에 줄을 달아 내려주는데 아무리 내려가도 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계속 줄을 내려달란다. 한손끝도 없이 더 내려달라고 해서 줄을 내려주다가 신선은 그만 줄을 놓치고 말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챙그랑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신선은 깜짝 놀라 물이 어디있느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두꺼비는 물이 없는것이 맞다며 황금 물고기 또한 없다고 대답한다. 신선이 펄쩍 뛰며 자신을 속였다고 화를 내자 두꺼비는 말했다.

"황금 동전을 깊고 깊은 우물 속에 가두려고 그랬지요. 그래야 제가 달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신선은 그럼 너도 우물이 깊어 나오지 못할것이라고 화를 냈는데 두꺼비는 아무말없이 웃기만 했단다. 그리고는 보름달이 떳느냐고 계속 묻고 신선은 아직 뜨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순간 보름달이 떴고 그 순간

챙그랑!

우물 속 황금 동전이 돌아가고 땅이 울릴정도로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개구리와 두꺼비떼가 우물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렇게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겹겹이 쌓이자 세 발 두꺼비는 개구리와 두꺼비 산을 밟고 우물 밖으로 나왔다. 온 세상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깨어나는 보름달이 둥그렇게 뜨는 경칩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황금 동전은 이제 깊은 우물 속에 갇혔으니 자신을 신선은 더 이상 부리지 못할 것이라며 달속으로 돌아갔단다. 그 뒤로 신선과 황금 동전은? 궁금하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

옛이야기속에 알게된 이야기와 작가의 상상력이 맞물려 이 이야기는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림을 그린 한병호 작가는 보름달과 황금 동전이 주는 환상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색을 거의 쓰지 않고 먹과 노란 물감으로 표현했다는 것. 멋진 이야기 한편을 만나서 아주 반가웠다. 그림도 그림도 썩 휼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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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기차 징검다리 동화 8
아사노 아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사토 마키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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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싫어. 우리 엄마 정말 싫어.

사쿠라코는 길 위의 작은 돌을 발로 힘껏 찼다.

아얏.

발끝이 저릿했다. 눈물이 어른거렸다.

울지 않을 거야. 나쁜 건 엄마니까, 난 절대로 울지 않을 거야.

등에 멘 베낭을 추켜올렸다. 크게 '에잇!' 하고 소리를 지르고 성큼성큼 걸었다. (6쪽)

사쿠라코는 아기인 동생 안리를 보고 있었다. 집이 너무 더워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 그런데 갑자기 쨍그랑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창문 옆에 놓여 있던 꽃병이 산산조각이 나 바닥에 흩어져있었다. 그 소리에 놀란 동생은 울음을 터트텼다. 사쿠라코는 너무 놀라 얼른 안리는 안고 창문을 닫았다. 그때 들어온 엄마는 화분이 깨진걸 보고는 사쿠라코가 장난치다가 깨뜨렸다고 생각한다. 이미 창문이 닫혀있으니 엄마는 사쿠라코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거다.

얼마전 우리집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내가 책상위에 올려놓은 상품권이 없어졌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고 분명 누군가 가져갔을텐데 가끔 거짓말을 하는 아들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절대 아니라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의심이 안되고 오직 아들아이만 의심이 된 나는 문명 너일 것이라고 계속 잊어버릴만하면 이야기하니 나중에는 너무 화가난 아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정말 아니었다. ㅜㅜ

그처럼 사쿠라코의 엄마도 아이가 거짓말한것이 나쁘다고 생각하고는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쿠라코는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엄마가 늘 말하잖니. 실수를 했거나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에는 반드시 잘못했습니다. 하고 말하라고. 그런 태도가 중요한 거야. 사쿠라코는 언니니까. 사쿠라코가 한 행동을 안니라 보고 그대로 따라하게 돼. 언니답게 행동해야지."(14쪽)

엄마들이 생각하는 건 다 똑같은 모양이다. 나도 사쿠라코의 엄마 심정이 충분이 이해가 간다. 사쿠라코는 어무 화가나 가출을 결심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사쿠라코는 집을 나섰다가 가출한 아이들에게만 보이는 가출기차를 타게 된다. 그 기차는 가출기차라며 사쿠라코를 태우고 떠나려는데 누군가 자기도 태워달라고 소리친다. 그래서 보니 같은 반 친구 게이스캐다.

그리고 또 말하는 황조롱이, 물고기 산갈치를 만나게 된다. 물고기나 새가 말을 한다니 신기하지. 거기다가 기차는 하늘을 날기까지 한다. 그 기차를 타고 사쿠라코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고 그러다가 사쿠라코와 연관된 이야기를 게이스캐로부터 듣게 된다. 실은 꽃병을 깨뜨린건 게이스캐였던 것이다. 그래서 게이스캐가 그 기차에 사쿠라코를 따라 올라타게 된 것이고 말이다.

가출기차는 그런 아이들을 태우고 가는데 아이들 마음속에 가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앞으로 나아가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뒤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그리고 차장의 말투다 변한다. 처음 아이들을 태울때는 상냥하기만 하던 차장이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자 말투가 아주 거칠어진다. 어린 시절 누구나 부모님으로부터 형제들로부터 말도 안되는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속상할때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책이다. 아들아이도 나도 그때 상품권이 없어졌던 일로 아주 당황스러웠는데 그 일로 인해 이제 아들아이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될까? 가끔 그것이 궁금해진다. 나역시도 아들아이에게 참 미안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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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개 일공일삼 42
김리리 지음, 정문주 그림 / 비룡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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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개.

하지만 엄마는.

"으이그, 정신 좀 차려. 얘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떻게 네가 개야? 토끼지. 그럼 내가 강아지를 낳았다는 거야, 뭐야?"

하고는 콧구멍을 벌름벌름거리다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앞니를 보이며 혀를 끌끌 찬다.

"몰라. 난 내 이름을 그렇게 지었어. 그러니깐 이제부터 개라고 불러 줘." (7족)

개라고 불리고 싶은 토끼. 엄마,아빠 토끼는 토돌이라고 이름을 지었지만 토끼는 그렇게 평범하고 멋대가리 없는 이름은 싫다며 개라고 자신을 칭한다. 엄마 아빠는 힘도 세지 않고 시시하고 이해해주지 않고 잔소리하고 하지 말라는 건 많고...이거 우리 얘기 아냐? 우리부부? 그렇게 개성이 아주 강한 토끼다.

동물센터에 살고 있던 토끼는 어느날 누군가의 손에 들려 누군가의 집으로 가게된다. 그곳에서 토끼는 절대 만나고 싶지 않던 못된 폭군을 만나게 된다. 동물센터에 와서 나무젓가락으로 자신을 마구 찔러댈려고 해서 하마터면 봉사가 될뻔했던 바로 그 일의 주범이 그 집에 있었다. 토끼는 어떻게든 그 못된 아이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다가 그 집식구들이 이사오기 전부터 살고있던 거북이 번개와 함께 그 집을 탈출하게 된다.

그야말로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 자유를 선택한 토끼는 위험천만한 길을 지나고 지나 정말 자신이 원하는 바로 그곳으로 가게 될까? 작가는 자신이 어린시절 키웠던 토끼가 죽고 그리고 또 커서는 누군가가 맡긴 토끼가 죽어버린 기억들을 모아 이 책으로 펴냈다고 한다. 죽어버린 토끼들에 대한 죄책감이랄지 그 토끼가 죽었지만 이렇게 멋지게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였겠지.

난 동물보다는 식물들이 생각난다. 도대체 내가 키우기만 하면 다 죽어버리는 식물들. 그래서 왠만하면 난 식물들을 사오지도 않고 절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남편이 키우면 그나마 살아가는데 내가 키우기만 하면 생명줄이 다하기에 아예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고 한다. 물을 매일 줘야한다고 해서 물을 열심히 주면 썩고.ㅜㅜ 물을 안 주면 또 말라 비틀어지고...그 중간지점이 없는 내가 너무 무섭다.

그런데 가끔 식물들이든지 동물들을 잘 키우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그 정성으로 다른 일들도 잘할수 있으려나? 그렇겠지? 흠...ㅡㅡ;; 뭐 이 작가를 탓하려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그렇다는거지..내 얘기다. 이 책에 나오는 토끼는 아주 씩씩하다. 다들 안된다. 어렵다 하는 일들도 씩씩하게 당당하게 헤쳐나간다. 그 폭군 꼬맹이 앞에서 토끼 역시 두려움에 떤다. 오줌을 줄줄 쌀정도로.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딛고 일어난 토끼가 아주 멋지다. 작가가 이 글을 쓴 걸 토끼도 안다면 아주 기뻐하지 않을까? 수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듬뿍 사랑받을 만한 그런 책이다. 그리고 동물에 대해 애정이 없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도 따뜻함이 전해진다. 그리고 또하나 동물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읽히면 좀 폭력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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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함께한 마지막 여름 개암 청소년 문학 15
마리 셀리에 지음,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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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5월 16일 금요일

결정했다. 파란색 물방울무늬가 있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내 머리에 잘 어울리는, 할머니가 준 고운 비단 리본을 맬 거다. 처음에는 머리를 틀어 올릴 생각을 했지만, 풀어질까 봐 관뒀다.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만나고 싶지는 않다. 아, 어서 가고 싶어라!

준비는 다 된 것 같다. 저녁을 먹은 뒤, 여느 밤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내 방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지 않고, 치장하고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매만지고, 작은 뒷문으로 소리 없이 나갈 거다. 루이 오빠가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5쪽)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여름을 열다섯 살 소녀 아들린을 통해 그리고 있다. 고흐가 세상을 떠나기 전 두어달을 지냈던 파리 근교 오베르역에 위치한 라부 여인숙. 고흐는 그곳에서 1980년 37세로 생을 마감했다.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그는 왜 그런 생각을 해야만 했을까? 아들린이라는 소녀를 통해 그의 모습이 그려지고 그 모습을 통해 그가 왜 그런 안타까운 선택을 했는지 짐작을 하게 해준다.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와 함께 아들린의 일기가 아들린이라는 소녀의 일상을 보여준다. 맛있는 음식을 해내는 여관집 딸인 아들린은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었던 듯하다. 실제 고흐가 그 소녀를 그린 그림도 책 마지막에서 만나 볼수 있다. 소녀를 그리고 싶다는 말을 한 고흐에게 소녀는 선듯 모델로 시간을 내어준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품. 시대를 앞서가는 화가였기에 소녀나 부모님이 보기에는 그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작품을 보면 볼수록 소녀나 아버지는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난하고 가진것 없는 남자친구를 사귀는 걸 못마땅해하는 엄마. 엄마는 아들린이 엄마의 반대에도 계속 아들린이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을 보고는 아빠를 시켜서 집주인이 남자친구네 부모님을 그 집에서 내어쫓으라고 할 정도로 결단력있는 편이다. 그런 엄마밑에서 안타깝게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아들린의 마음이 아련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와 함께 빈센트 반 고흐가 얼마나 힘겨운 나날을 보내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루종일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들이 방안에 가득차게 된다. 그리고 파리에 살고 있는 동생에게 그림을 보내고 생활비를 동생에게 받으며 오직 화가로 그림에만 충실하게 지낸다. 지금은 그토록 유명한 세계적인 작가지만 그 당시에 얼마나 가난했는지 동생의 아이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형편이 여의치 못해 만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보니 정말 안타까웠다. 그림이 지금처럼 엄청난 가격에 팔렸다면 고흐는 과연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들린이 그토록 사랑했던 할머니 이야기가 같이 그려진다. 할머니는 쓰고 남을 만큼의 충분한 돈이 있었지만 돈보다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을 더욱더 사랑했다. 할머니가 세상을 거두고 나서 혹시 뭐 남는거라도 없을까 싶어 기웃거리는 자식들의 모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이 보여진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스치듯이 지나가서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담긴 글과 그림이 담긴 책을 찾아서 보고 싶어진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어떤 그림들을 그렸는지 다시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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