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노래하는 나무 -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2014 아침독서신문 선정,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2013 SK 사랑의책나눔 바람그림책 15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 옹알이를 알려줄 정도로 감성적인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숲에서 나무 키우는 일을 했고 어린시절 할아버지를 따라 숲을 걷는걸 좋아했다니 멋지다. 나무를 키우는 일. 쉽지 않을듯 한데. 그런 다정다감한 할아버지가 학교에 들어가시기 전에 돌아가셨다. 아이가 자라가는 과정과 가족들의 일상이 아름다운 수채화로 은은하게 그려진다. 나무를 키우는 일을 하신 할아버지를 이러 아빠는 할아버지가 키운 그런 멋진 나무들로 바이올린과 첼로 만드는 일을 한다.

10년 20년 공을 들여 말린 판자는 악기의 재료가 되고 그중에는 할아버지가 키운 나무들도 있단다. 아버지는 완성된 첼로를 배달하러 가며 아이에게 같이 가겠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첼로를 연주하는 첼리스트를 만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정말 좋다. 아빠도 설레이는지 다음날 누군가에게 가져다줄 첼로를 몇 번이나 켜보며 제대로 만들어진건지 확인을 한다. 초록빛 키큰 나무 옆을 지나가는 아버지와 아이의 모습이 마냥 행복해보인다.

첼로는 첼리스트 파블로씨의 집에 배달되었다. 첼리스트는 아버지가 만들어온 첼로를 연주해보더니 숲이 말을 걸어오는 것같다는 소리를 하는걸 보니 아주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말과 함께. 아이는 할아버지가 나무를 키우던 숲속에 틈날때마다 놀러다니고 그곳에서는 할아버지와의 추억덕인지 전혀 외롭지가 않다. 나뭇가지와 잎 사이로 작은 하늘이 흘러넘치고, 시내가 하늘 조각을 반짝반짝 비추며 졸졸 노래는 부르는 아름다운 숲속.

어느날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는 길 얼마전 들렸던 첼로의 주인인 파블로씨를 만났다. 파블로씨는 아이에게 일요일에 교회에서 첼로 연주를 할건데 아버지와 같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연주회에 초대한다. 그래서 아이는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첼로를 연주한다던 교회에 가고 그곳에서 파블로씨의 멋진 연주를 듣는다.

파블로 씨의 바흐 연주곡은

숲을 건너는 바람 같기도 하고

흘러가는 강물 같기도 하고

기도 같기도 했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노래하는 첼로를

아버지가 공방의 나무판자로 만들어냈다.

곡을 만든 사람,

그 곡을 연주하는 사람,

연주할 악기를 만드는 사람......

별이 돌듯이,

음악이 시간을 넘어 그 모두를 이어 주고 있었다. (본문중에서)

아름다운 가을이 지나고 마을에도 산에도 눈이 몇 번이나 내리면서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고 있다. 아이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할 나무 열매를 찾으러 숲으로 갔다가 그루터기에 앉아 그루터기의 나이만큼 변화하고 받아들여졌을 멋진 자연과 조우한다. 아이가 파블로씨에게 멋진 첼로 연주를 들었던 그날 첼로의 매력에 푹 빠진것을 안 아버지는 아이에게 첼로를 크리스마스에 선물하기 위해 열심히 만든다.

크리스마스에 미처 완성되지 못한 첼로는 이듬해 5월 아이의 생일즈음에 만들어진다. 아이는 첼로의 매력에 푹 빠져 첼로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된다. 그런 글을 쓰게된 작가의 이야기도 아름답게 그려져있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나무를 그려왔고 나무와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름다운 음악과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낸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토끼 어딨어? 모 윌렘스 내 토끼 시리즈
모 윌렘스 글.그림, 정회성 옮김 / 살림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4년, 2005년, 2008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 작가 모 윌렘스.

어떻게 2년 연이어 상을 타고 3년후 또 같은 상을 수상할수 있지? 작가의 능력이 경이롭기만 하다. 수많은 다른 작가들도 많이 꾸준히 책을 만들어낼텐데 말이다. 이 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작가는 친절하게 해주고 있다. 손으로 그린 잉크 스케치와 사진을 조합시켰으며 스케치에는 디지털 방식으로 채색과 명암을 덧입혔다는 둥 작가만의 방법을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책을 보면서 마침 궁금했는데 말이다.

아름다운 부부는 하나로 결합되는 결혼식을 올리고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 그 아기를 열심히 키우다가 어느덧 아이는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었다. 이제 많리 커서 말도 곧잘 할줄 알게된 트릭시. 트릭시는 꼬마 토끼를 잡은 손을 열심히 흔들며 친구인 에이미에게 토끼를 보여줄거라며 신이 나 있다. 그리고는 또 다른 친구에게 또 그 다음에는 또 다른 친구에게 꼬마토끼를 보여줄 생각에 한껏 날아갈것만 같다.

에미이에서 마고에게 제인에게 릴라, 레베카, 노아~등등 많은 친구들의 이름이 줄줄이 사탕처럼 줄줄이 나오고 있다. 단 하나뿐인 꼬마 토끼를 친구들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신이난 모양이다. 꼬마 토끼를 옆구리에 한쪽 가슴에 꼬옥 앉은 트릭시는 이제 유치원에 도착했고 자기가 수업할 교실로 들어간다. 교실에 도착한 트릭시는 이번엔 친구들에게 뿐 아니라 그린그로브 선생님께도 어서 꼬마 토끼를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다.

아빠가 그럼 유치원이 끝나고 보자는 인사를 남기려는데...갑자기 친구 소냐를 본 순간 얼굴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글쎄 소냐가~~ 이 세상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꼬마 토끼와 같은 인형은 세상에 하나뿐인줄 알았던 바로 그 토끼 인형을 소냐가 가지고 있는 거다.

똑같은 토끼를 데리고 간 트릭시와 소냐는 서로 자기 토끼가 더 좋다는둥 실갱이를 벌이다가 급기야는 선생님께 둘 다 인형을 압수당하고 만다. 선생님은 토끼를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사물함 꼭대기에 나란히 서로 등을 기대게 올려놓았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다행이 선생님은 잊지 않고 토끼인형을 둘에게 돌려주었다. 다시 꼬마 토끼를 찾아 기분이 좋아진 트릭시.

친구들과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다가 엄마가 트릭시를 데리러 오자 집으로 돌아간다. 토끼 인형을 옆에 꼬옥 끼고 밥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이도 닦았다. 그리고 어느새 한밤중이 되어 모두가 잠이 드는 바로 그 시간에~~아이들만이 벌일수 있는 어마어마한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인형이 바뀐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 세상에나...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아이들이란 내가 생각한 바로 그 일이 속히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그때부터 아이들에겐 악몽이 시작된다. 자신이 원하는 그 일이 일어나기전까지는 말이다. 인내심이 충만한 부모님을 만날수 있다. 나라면? 우리아이가 한밤중에 그런 일을 벌인다면? 오마이갓이다.

이 작가가 왜 이렇게 많은 상을 탔는지 알겠다. 아이의 심리를 이렇게 리얼하게 그려낼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말도 안되게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아이들에겐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걸 아이들 시각에서 잘 그려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 2013 칼데콧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1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13년 칼데콧 상 수상작

[내 모자 어디 갔을까?]의 작가 존 클라센의 두 번째 모자 이야기.

물고기 한마리가 물속을 헤엄치고 있다. 머리에는 작은 중절모가 하늘색? 은은한 하늘색의 중절모가 놓여있다. 중절모? 모자의 주인은? 커자란 물고기란다. 모자를 가져가는 줄도 모르고 쿨쿨 잠을 자던 아주 커다란 물고기에게서 모자를 슬쩍했단다. 커다란 물고기는 아마 오랫동안 잠에서 깨지 않을 거란다. 왜 그렇지? 무척 피곤한 일이 있었을까?

잠에서 깨어나도 모자가 없어진지도 모를거라는데? 정말? 정말 커다란 물고기는 자기 모자가 없어진것도 모를까? 나처럼 정리를 잘하지 못해서 물건의 제자리에 어디인지 모르는 경우에는 가능하다. 작은 물고기는 아마도 모자가 사라진걸 알더라도 자신이 가져갔다는건 눈치채지 못할거라는데? 그리고 자신이 가져간걸 혹시라도 커다란 물고기가 눈치채더라도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를거란다. 정말? 그런데 커다란 물고기가 어딘가로 가고 있는데? 혹시?

작은 물고기는 너? 독자? 에게만 살짝 말해주었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를 말이다. 키 크고 굵은 물풀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곳에 갈 예정이며 그곳에 가 있으면 아무도 찾아내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작은 물고기를 그 누구도 보지 못했을까? 사실은 누군가 작은 물고기가 지나가는걸 어디로 가는지 보았단다. 그 꽃게에게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는데? 꽃게는 약속을 잘 지킬수 있을까?

작은 물고기는 자신이 커다란 물고기에게서 모자를 훔친건 잘한게 아니지만 어쨋든 커다란 물고기보다는 자기에게 딱 맞으니 자기가 쓰는게 맞다고 우기는 중이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중이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기도 한거 같은데? 과연 커다란 물고기도 그렇게 생각할까? 다른 물고기들도? 꽃게도?

드디어 작은 물고기는 자신이 숨을 만한 키 크고 굵은 물풀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곳에 도착했다. 작은 물고기는 자신이 한일이 너무나 대견스럽게 생각하며 빽빽한 우거진 곳으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 뒤를 이어 모자를 잃어버린 커다란 물고기가 따라오고 있다. 정말 따라오고 있는 걸까?

작은 물고기는 절대 아무도 자신을 찾아내지 못할거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어느새 빽빽한 바로 그곳에 커다란 물고기와 같이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후? ㅎㅎㅎ 정말 재미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커다란 물고기가 아주 작은 모자를 머리에 쓰고 멋지게 수영을 하며 아주 여유있게 자신이 왔던 길로 되돌아서 가고 있다. 자기의 아주 작은 모자를 쓰고 말이다. 작은 물고기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한 거짓말 (양장)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는 천지의 독사진과 세 모녀가 함께 찍은 사진을 강물에 띄웠다.

"천지 아빠, 천지 가, 만나면 왜 그랬느냐고 묻지 말고, 그냥 꼭 안아 줘."

거짓말처럼 두 장의 사잔이 떠내려갔다. (85쪽)

딸아이가 자살을 하고 그런 딸아이를 저 세상에 먼저간 남편이 만나게 되면 왜 그랬냐고 묻지 말고 꼬옥 안아주라는 말에 울컥했다. 이런느낌. 부모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 부모이기에 자신은 무한정 사랑하게 되는 거다. 물론 100%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건 아니다. 일반적인 부모는 그렇다는 것이지.

어느날 생각지도 못했던 딸과 동생과의 이별. 그 이별뒤에 아픈 상처들은 스치듯 흐르듯 하나하나 보여진다. 딸아이가 세상을 떠난 것도 서러운데 집 주인은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말보다는 집을 비워줄것은 요구한다. 그 말에 어쩔수없이 이사를 가게되는데 그 이사를 간 곳이 또 마침 딸아이 천지와 친하게 지내던 아이가 사는 동네다. 마치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우연히 만난것처럼 보여지지만 사실은 일부러 그곳으로 이사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의 심정은 어떤 심정일까? 오직 내가 더욱더 부각되기 위해선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 다른 사람의 아픔따윈 스스로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아이. 그런 아이를 키워야만 하는 부모의 심정. 그런 아이로 인해 아이를 잃게 된 가족의 안타까운 심정.

그런 모든 상황을 삶을 마감한 천지는 마치 괜찮다고 말하듯이 가버린다. 그냥 그 모든걸 다 이해한다는 듯이. 안타까운 일이다. 가끔 이런 일들이 터진다. 누군가의 괴롭힘으로 인해 세상과 이별을 하게되는 아이. 어른들.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할수도 없는 누구에게나 지워지는 삶의 무게가 서로를 힘들어 누른다.

그 무게가 내것이 아닐거라고 생각하지만 때론 나로 인해 생긴 큰 무게감이 되기도 한다. 난 아무런 잘못이 없어. 그러니 제가 저렇게 된건 저아이때문이야..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아파하고 누군가는 삶의 무게에 더이상 움직일수 없는 상황이 되 버린다. 따사롭지 못했던 언니의 자리가 버겁기만한 만지.

딸아이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하는 엄마의 끈적지근한 복수심에서 유발되는 행동들. 그 모든 행동들이 그 모든 마음들이 이해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안타깝다. 그 아이로부터 화연은 과연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수 있을까? 화연이라는 이름의 아이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갈까? 일이 벌어지고 난 그 즈음에는 몹시도 힘들겠지..그리고 나서는? 그리고 나서 또 그냥 아무렇지도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된다면 피해자의 가족은 어떤 심정일까?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내 작은 변화로 인해 조금씩이라로 줄어들수 있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큰숲동화 4
정은숙 글, 이영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40년 12월, 밤사이 내린 눈이 경성을 온통 하얗게 뒤덮었다. 부지런한 소사가 새벽부터 눈을 치워 놓았건만 짓궂은 녀석들은 멀쩡한 길은 본체만체 눈 쌓인 운동장으로 뛰어들었다. 발이 꽁꽁 얼도록 놀던 ㅇ아ㅣ들은 결국 소사의 고함을 듣고서야 교실로 줄행랑쳤다. 운동장엔 점점이 찍힌 발자국만이 아이들의 아쉬움처럼 남아 있었다. (7쪽)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황국신민서사를 외워야 했던 그 시절. 영서는 이미 다 외웠지만 차마 입밖으로 외우기에는 조국을 배신하고 할아버지를 배신하는것 같아 차마 다 욀수가 없었다. 이미 영서가 야무진 아이라는걸 모두가 다 알기에 영서는 더 힘들기만 하다. 친구들은 그냥 외워버리라고 그러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영서는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런 영서에게는 또 다른 아픔이 있다. 공부를 하러 떠났던 아빠는 그곳에서 신여성을 만나 새살림을 꾸려 살아가고 있다. 영서는 엄마와 할아버지랑 살고 있었지만 영서가 하도 자기도 공부를 하겠다고 보채자 엄마랑 같이 시골을 떠나 공부를 하라고 말한다. 남편 없는 시댁이 의미가 없다고 선포를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영서엄마는 미용기술을 배워 둘이 살아간다. 미용실을 하면서 그래도 넉넉하지는 않지만 살만큼 살아간다. 그런 영서네와는 달리 영서아빠네 집에는 출판사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이 써늘하기 이를데 없다. 알고보니 영서아빠는 독립운동을 하는데 비자금을 대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영서아빠가 영서 옆집에 사는 돈을 빌려주곤 하는 고리대금업자같은 할아버지의 생명을 위협했다는 모함을 받게 된다. 그 모함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영서는 열심히 탐정처럼 애쓰러 다닌다. 그러는 와중에 영서는 아빠가 몰래 독립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자금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아빠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엄마 미용실에서 일하는 경자언니를 꼬드겨 다리 밑에 가서 머리 잘라주는 무료봉사를 하기도 한다. 할아버지가 쓰러지면서 뭐라고 말했는데 그중에 들었던 이름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서다. 예전에 정말 어찌 살았나 싶다. 아내가 버젓이 있어도 신여성을 만나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고 그런남편에게 제대로 원망도 못하고 그냥 죽은 듯이 지냈던 여인네들의 마음이 얼마나 속상하고 아팠을 것인가.

여자는 배워봐야 소용없다는 그때와 지금은 얼마나 판이하게 다른가. 그래도 그 와중에도 독립운동을 여러모로 도와주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어느 시대에도 흐르는 어둠의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밝고 건강한 누군가가 항상 필요하다. 부분적일지라도 말이다. 야무진 탐정 김영서의 추리가 추리소설처럼 재미있게 그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