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서 주가 되는 등장인물은 3명이다.'장운형'이라는 석고 조각가와 그의 모델이 되는 L과 E이다.이 들 셋은 우리가 보기에는 무언가 상처를 입고 항상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결핍된 인물들로 비추어진다.이들 셋은 라이프캐스팅(석고를 부어 떠내는 작업)이라 하는 작업을 하면서 그들의 마음속에 늘 품고 있었던 껍질과 껍데기를 떨쳐내고 그 속에 진실을 보려 애쓴다.남들의 시선과 평가,웃음,호의 등은 이들에겐 다 허울일 뿐이다.(흑백tv 리뷰에서)

** 내손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군대말곤 더욱더 고와진 것은 아닐까? 언제부턴가 손잡는 버릇이 생겼다. 삶속에서 버거움이 물밀듯 내려오거나, 일터의 고단함에 대한 위안일까?  손이 따듯하다. 그 따듯함은 어떤 말보다 표현을 잘 해낸다. 그리고 거짓이 없다. 어떤 글보다 말보다... ... 한 50년 뒤, 아이들은 이 소설을 보며 어떤 느낌을 말할까? 더 차가워져 그나마 따듯하다고 말할까? 아니면 더 따듯해질 방법이 있었음에도 그리 각박하게 살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할까?  아무튼  차가운 것만은 사실이 아닐까?

 


시인은 과거와 현재의 분열, 순수에 대한 갈망, 성찰적 자아와 분리된 현실적 자아의 비속함 속에서 대해 불안을 느끼며 이 불안에는 세상의 평가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과 결국 말해지지 못한 진실에 대한 항변이 담겨 있다.



유리의 技術

유리창에 몸 베인 햇빛이
피 한 방울 없이 소파에 앉아 있다
고통은 바람인가 소리인가
숨을 끊고도, 저리 오래 버티다니
창문을 열어 바람을 들이자
햇빛은 비로소 신음을 뱉으며 출렁인다
고통은 칼날이 지나간 다음에 찾아오는 법
회는 칼날의 맛이 아니던가
깨끗하게 베인 과일의 단면은 칼날의 기술이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풍경의 살을 떠내는
저 유리의 기술,
머리를 처박으며 붕붕거리는 파리에게
유리는 불가해한 장막일 터,
훤히 보이는 저곳에 갈 수 없다니!
이쪽과 저쪽, 소리와 적막 그 사이에
통증 없는 유리의 칼날이 지나간다
문을 열지 않고도 안으로 들이는 단칼의 기술,
바람과 소리가 없다면 고통도 없을 것이다

노숙 1/그의 가족/노숙 2 - 그의 재림/그녀의 리어카/목포홍탁, 그 여자/기발한 인생/그 나사 아저씨/내 친구 박원택/그을림에 대하여/튀밥 아저씨의 가계/무서운 여자/사자후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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