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논문

˝누구 사이에서 시작해도 관계의 확장이 가능했다. 어느 논거로부터 출발해도 지금여기를 읽을 수 있었다. 어느 부분을 발췌해도 새로운 소논문 한편을 쓸 수 있었다. 사소한 것을 찾으려하면 할 수록 그 완결성과 확장성의 흠결을 잡아낼 수 없었다. 치우침이 없었다. 사이사이 사랑은 어떻게 왜 누구와 언제를 따지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등거리였다.˝

발. 이른 잠결에 꿈을꾸다. 일터였다. 한해 선배들의 작업들 가운데 과제 하나를 발견하고 읽어갔다. 논문들 사이 현실의 문제는 농밀하게 녹아있고, 열정도 알맞게 배여있고, 누구와 어떤 답도 얻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관계들이자 근거들이지만 모두와 최단거리로 이어져있었다. 다 읽고난 뒤에야 이어지고 치우치지 않은 사이사이 가장 짧은 길이 사랑이란 것이 각인처럼 도드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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