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지나온 길가로 우연히 발걸음이

다가서 멈춰진다. 가만히 웅크려

서성이다. 꽃이 진 줄 알았는데 

마음이 미리 진 걸 몰랐다.

지나친 골목을 들르다.

닫힌 점포의 사연이 궁금해 서성인다.

마음이 진 줄 알았는데

꽃을 미리 피운 걸 몰랐다.

그 골목 그 길가 안개처럼 내린

이슬들이 돌틈에 고여

잊힌 꽃씨를 틔웠다

때를 잊은 마음과
정신 줄 놓은 시간이

낳은 꽃씨들이 피었다. 

마음의 기름기를 빼고

시간의 채찍질을 거두고 간다. 

온길의 저기여기가 꽃길이다.

버려진 곳곳이 꽃밭이다.

온길이 갈길이다.

 



발. 자기계발의 신민.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올인의 기계. 이의 특징은 중독처럼 자각증상이 늦고 소진증상이 오면 회복시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마라톤을 하면 목마른 순간 물을 찾으면 이미 늦었다. 생각보다 몸이 필요하는 물은 아주 조금이다. 때를 늦추면 물도 갈증이상으로 필요하고 무거워진 몸은 금방 탈진상태로 될 수 있다. 어느 순간 물을 마실 시점을 놓친 건 아닐까. 갈증같은 조바심이 들어선 건 아닐까.

송곳 지노위 재판장면을 시청하다가 낯잊은 인물과 이름이 스친다. 르뽀작가 이★옥과 하종강이 아니라 하도강, 그리고 일반노조이야기가 나온다. `행위의 동원`이 아니라 `교감의 동원` 장면은 생생하기 그지없고 교과서 판본으로 삼을 듯하다.

「괴물과 함께살기」란 사회철학책은 제목처럼 아이러니하다. 괴물이 되지말자가 아니라 사는 것이 괴물일 수밖에 없다는 측면을 심도깊게 헤아리고 있다. 거기서부터 껍데기를 벗자고ㆍㆍ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온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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