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뉘.

 

1.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에서는 염세적인 사상가 선생님은 유서를 나에게 보낸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작은아버지에게 배신을 당한 경험은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보다 큰 이유는 자살로 삶을 마친 K에 대한 자신의 배신으로 사람이라는 존재자체를 믿지 못하게 된다. 그 역시 그렇게 아내를 두고 삶을 마감한다. 투르게네프의 소설 아버지와 아들, 아들이 연정을 품던 그녀,  하지만 그녀의 연인의 아버지였다.

 

2. 도련님의 시대의 다니구찌 지로와 작가는 중요한 흐름으로 작중인물 간의 연애를 다루고 있다. 관계를 뒤틀고 증폭시키는 계기이기도 하며, 삶이기도 하다. 엠마골드만은 사랑과 연애의 공평을 주장하고 삶을 실험한다. 하지만 그 속에 잔류하는 질투의 흔적은 조금도 걷어내지 못했다. 로망과 현실의 간극을 결코 메우지 못한다.

 

3. 러셀은 기존 결혼의 맹점을 적나라하게 해부한다. 그는 사랑에 대해 거부하지 않는다. 어쩌면 자신을 성숙시키는 기폭제로서 연애를 받아들이며 성숙시켜 나가기도 한다.

 

4. 역사 속에 개인의 발견은 다양한 삶의 시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학작품 속의 일이 아니라 존재를 다르게 위치지우는 소명으로도 번지기도 한다.  자본과 같이 사랑만, 연애만 발라내서 모든 것을 그 속에 예속시키는 것도 제대로된 읽기는 아닐 것이다. 사랑과 연애가 삶의 한 방편이고 관계의 너머를 체험하는 것이라면 로망과 현실의 간극과 틈을 줄이는 논란도 많아야 할 것이다.

 

5. 아파하지 않는 관계를 지향하는 사랑과 연애도 문제지만 아픈 연애와 사랑을 통해 존재를 달리 만들고 성숙시키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성숙은 고통을 승화시키는 기술이기도 하다. 제도와 관행과 시스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 그리고 그 다양한 결에 대해 말도 고민도 논의도 사적인 밀실로 잠궈버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6. 사랑만, 연애만 이야기되어서는 안된다. 사회 속에 삶 속에 어떻게 배이고 스며드는지 동시에 논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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