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법은 사실 사유 방식과 관련되는 일종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으려 부단히 시도한다는 점에서, 또 사태 자체의 실제 상태에 근거해 스스로를 부단히 수정한다는 점에서 다른 방법과 구분되기도 합니다. 변증법을 정의하려고 시도해 봅시다. 변증법은 개념적 질서에 만족하지 않고 대상들의 존재를 통해 개념적 질서를 수정하는 기술을 수행하는 사유입니다. 바로 여기에 대립성의 계기라는 변증법적 사유의 생명 중추가 있습니다. 변증법은 사람들이 변증법이라는 말로 생각하는 것, 즉 단순한 조작의 기술과 반대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개념적 조작을 극복하고 사유와 사유 아래 포괄되는 것 사이의 긴장을 매 단계에 견뎌내려는 시도입니다. 변증법은 사유의 방법이지만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방법의 단순한 자의를 극복하고 개념 속에 개념 자체가 아닌 것을 받아들이려는 시도입니다. 18-19

 

볕뉘. 

 

1. 더위가 맺힌 어제는 습기가 적어 견딜만 했다. 엊새벽에 일어나 설친 연유로 저녁을 챙겨들자 마자 졸음을 견디지 못해 붙인 잠끝이 또 다른 새벽이다. 생각난 책과 펼쳐든 대목 가운데 하나이다. 1958년 5월 8일 첫강의, 그리고 13일 두번째 강의를 듣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가는 길 곳곳이 장미 넝쿨이다. 담장을 기웃거리거나 또렷이 쳐다보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하지만 잎의 끝에 계절의 중간에 불쑥 여름을 매단 모습이 그리 반갑지는 않다. 마음처럼 표현이 되지 않아 장미를 그려넣었다. 여름인가보다.

 

2. "사유와 사유 아래 포괄되는 것 사이의 긴장을 매 단계 견뎌내려는 시도", "단순한 자의를 극복하고 개념 속에 개념 자체가 아닌 것을 받아들이려는 시도"라는 표현은 문학적이기도 하다. 이 표현 속에는 존재의 변화, 실천이 맞물려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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