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행, 잠깐 외박휴가를 나온 차니와 만나 차한잔, 책한권을 건네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연극을 한편 보다. 체홉을 그냥하기는 좀 그렇고란 부제가 붙은 배꽃동산을 본다. 홍상수의 영화느낌이 물씬나는데, 이 작품도 속물근성을 그대로 대면하고 응시하게 한다. 곳곳에 장치를 마련해두는 재주가 대단하다. '예술이란 통찰력과 그것을 이루어내려는 의지, 즉 제시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라는 대사에 끌려 얘기를 더 나눈다. 그리고 배우와 연출자를 만나 가벼운 인사를 나눈다. 홍상수란 그물에 걸리지 않으면서 나는 법을 배우기란 참 쉽지 않다. 속물의 흡인력은 지고의 윤회같은 것이기에 말이다. 그래도 파닥, 약한 그물을 찢고 난다. 예술이 제시력으로 꽃피듯이 일상도 관통하는 의지로 뚫고 나가야하는 것들이리라.

 

 

 

원작은 벚꽃동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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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들이란 무엇일까. 일상의 힘은 무엇일까. 좌초되지 않으면서 삶과 꿈을 부단히 잡으려는 노력들도 작품들 곳곳에 숨어있다. 그 흔적들에서 읽어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면하여 있는 의지들과 장치. 보려던 루이스 멤퍼드를 건넨다 - 기술과 예술, 그리고 삶 열정은 본디 하나라는 것이라고 전한다. 어쩌면  통찰은 늘 등잔밑에서 잘보이지 않게 가까이 있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볕뉘. 애석하게도 마지막 공연이었다. 계기가 되면 다른 곳에서 다시 보고 싶다. 희곡집도 살펴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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