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한중FTA, 한미FTA 체결과 일련의 과정은 아직 정착되지 않는 친환경농업 현실을 더욱 왜곡할 가능성이 많다. 1.2%에 불과한 유기농업의 현실과 가공식품의 상호동등성인정, 정부의 수입농자재와 결과위주의 관리는 이땅의 생산자 현실과 유기농업의 안착에 좋은 신호가 아닌 것이다. 세계 경제 상황은 저성장은 물론 소비도 양극화되어 있어 상황을 개척하기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 아이쿱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시스템을 자리잡아 나가고 생산자 환경과 농업 현실, 소비 중심의 현실을 타개해나가야 하는 위치에 처해있다. 아이쿱이 갖는 독자상품이 함유하는 의미를 여러 맥락에서 다시 짚어 보았다.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채널의 구성

 

동양은 인쇄술, 항해술, 경제력도 15-17세기까지 앞섰음에도 유럽이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식민지를 착취하면서 얻은 재화를 인입하면서 전반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비단, 도자기, , 향료는 유럽에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강력한 상품은 실크로드라는 유통채널을 만들게 되고 지속적으로 순환거래가 이루어지게 된다.

 

아이쿱의 유기농과 이의 가공식품의 거래는 기존 농산물과 가공식품과 기본적으로 유기농이라는 개념의 차이에 기인한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여 키우고 공급하는 농식품과 생산과정에서 차별화를 가져오고 생산품의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또한 유기농제품의 산출도 제한될 수 밖에 없으므로 한정된 공급처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기존 시장에서 공급하는 일반농산물과 가공식품과 달리 유기농업에 의해 공급한다는 문턱의 개념과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별점이 있는 것이다.

 

 

자격을 가진 소비자에게 공급

 

만약 이 제품을 일반 시장에 동일하게 공급한다면 이 역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제품이 기존 시장에 추가되는데 불과할 수밖에 없다. 출자를 하고, 조합원이 되고 구입 물품에 일정비용을 출자준비금으로 활용하여 자본을 형성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은 기존 시장의 일반소비자와 다른 길을 걷게 만드는 것이다. 소비자가 생산, 유통 과정을 확인하고 지켜볼 수 있으며, 단순 소비자만이 아닌 조합원으로서 일련의 윤리의식과 공정무역에 대한 세계의식과 책임감을 갖게 한다. 이런 과정으로서 참여는 자격을 갖는 소비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사회를 바꾸어나가는 개조자의 역할까지 부여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존시장의 유기농제품과 차이

 

기존 대형할인마트나 독과점 시장을 점유하는 대기업들도 유기농제품을 생산하며,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독과점 시장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기본적으로 유기농제품을 판매하는 이유는 구색갖추기의 일종이며 새로운 시장의 접근 장벽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자신의 제품 위주로 판매하여 이윤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본질적이므로 아이쿱에서 추구하는 전략과 정책이 유기농업으로 전환, 도시와 농촌의 교류, 자생적인 공간을 만들어가는 의미이므로 배치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대기업에서 추진하는 정책과 유기농제품은 여러 가지 단가인하 정책으로 인하여 본질적으로 생산자의 소득을 보존하거나 보장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도 지역의 생산문화를 바꾸기위한 노력보다 상호동등성제도를 활용하여 외국에서 수입하며, 농자재 역시 수입에 대한 유혹을 물리칠 수가 없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인증시스템 역시 생산과정, 출하전 검사, 유통단계 불시검사가 가능하지 않으며 그 결과들을 공시할 수 없는 시스템상의 한계도 가지고 있다.

 

독자상품으로서 주문자 상품과 차이점

 

협동조합은 공동이용, 비용절감, 공동소유로 목적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공급이 소비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이런 협동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며 초기 목적과 다르게 되는 입장에 처하기도 한다. 조합원들은 이런 단순 목적에 벗어나 주문자 상품도 요구할 수밖에 없기도 한다. 이런 점은 협동조합의 구성목적과도 배치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조합의 목적과 운영을 기존시장과 주문자 상품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의 요구와 욕구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독자상품을 만들게 되면 소비자의 요구만이 아니라 생산자, 유통과정까지 포괄하게 되면서 또 다른 선순환의 고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아이쿱의 제품은 그저 소비자의 욕구를 해결하는 주문자 상품이 아니라 일련의 시스템을 만드는 독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열망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자 마인드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해야만 한다. 생산자 중심의 사고는 제조원가를 낮추면 제품의 종류를 단순화하며 기존 시장 제품과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에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몇단계 과정이 필요하다. 주문자 상품과 같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단계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자의 요구가 생산에 다양하게 반영되면서 체질이 기본적으로 개선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열망이 상품으로 체화되면서 기존 시장제품 주문자 상품과 생산자와 직원에게 미래가치를 보여주면서 다른 길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로서 머물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리잡아 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통해 다양한 입장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가

 

유럽의 협동조합과 일본의 협동조합들은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의 시대의 산물이기도 한다. 공급과잉의 시대에는 협동조합의 기본적인 목적인 공동이용, 공동소유, 비용절감의 실현이 자본주의 시장 경제 내의 다른 상품구입과 이용에 상대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 자본주의 시스템은 시장의 통합시대, 금융의 통합시대를 벗어나 근본적으로 제조업 위주의 성장이 불가능하다. 유통업이 제조업의 비중을 넘어선지 오래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공급과잉이 공급자를 괴롭히고 있지만 수요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중산층이상은 필요한 것을 대부분 구입해서 더 구입할 품목이 없어진 것이고, 중산층이하는 소득의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고 급여가 적어 구입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품목의 잠재수요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공급과잉의 시대에는 협동조합의 기본목적도 변하고 조합원도 단순 소비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목적의 결합과 잠재수요를 개발해내고 양적인 측면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안전, 인권, 윤리,기타 환경에 대한 책임감 등 환경 변화는 상품과 자본주의 소비시장위주에서 벗어나 좀더 색다른 시장으로 견인하기도 하는 것이다.

 

외부의 시장에 왜 민감하게 변화해야 하는가

 

세계시장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기후의 양극화만이 아니라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기도 하는 현실이다. 소득의 양극화와 사회적 약자의 삶이 점점 벼랑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오염에 대한 우려와 현실. 광우병에 대한 우려와 현실. 조류독감에 대한 우려와 현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오히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보다는 재앙으로 다가온다.

 

세계시장은 기후와 위험의 과중만이 아니라 경제도 저성장되면서 독과점 업체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진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는 협동조합도 이중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소비자들의 결속도 약해지며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생각하며 자본기업과 대응해야 한다. 외부의 노동, 환경보호, 인권 등 여러사항들도 비용측면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협동조합은 생산성 향상은 물론 농민과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소비측면만이 아니라, 유통만이 아니라, 생산자와 연결된 종합적인 연계시스템의 통해 자본기업과 시장 상황에 대응해야 되는 것이다. 클러스터를 통한 생산자 보호와 생산비 절감, 제반 공정중에 발생하는 부대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론

 

독자상품은 위와 같이 상품의 개발이란 측면으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며 부단히 연계된 다른 측면을 종합적으로 이어붙여 나가는 것이다. 새로운 상품은 이런 관점에 의한다면 과자면류 가공식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 건축,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할 수 있는 개연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유통만이 아니라, 소비만이 아니라, 생산의 측면까지 질서를 재구축하는 것이고, 급식체계 등 지역의 시스템을 다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안전한 유기농식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시민이자 사회의 일원으로 급변하고 위험에 맞서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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