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조의 인맥을 구워삶아(돈써서) 외동아들 무사히 취직시켰다는 얘기와 대졸인데 고졸 대기업의 직원이 월급도 더 많이 받고 더 안정되어서 죽겠다는 이십년전 퇴행을 듣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나는 더 못받아 배아프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삶이 거기에 걸려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더 야속해지는 짙은 밤이다. 할 일 많아 좋아 죽겠다. 등잔밑은 늘 ㅡㅡ 등잔밑만 환하면 세상 반짝 번쩍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 끼워본다.

 

2.


 

출근길. 교사와 결혼한, 일년에 일터에서 추천하는 책 몇권밖에 읽지 않는 30대초반의 동료. 빤한 뉴스보다 나을 것 같아, 빨(간)책(방) 최승자와 이성복 편의 몇대목을 같이 듣다. 독서계의 컬투쇼라고 소개하고 괜찮은 시인이라고 말한다. 그가 검색을 해본다. 최승자! '강한데요.'"넓고깊다"라고 답한다. 소설과 시가 때로는 생산공정과 같다. 한 곳이 빵구나면 틀어지는 것처럼 치밀하고 고생이 우려나오는 것이라고 전한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는 것이 사소하고 소소하게 쌓이다보면 아마 정치색이나 그의 곁에 씌워진 딱딱한 것들이 말랑말랑해지고 여려질까. 느끼는 감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여겨본다. 사람 일이란 늘 모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개같은 가을날이 아닌 때가 오기도 할 것이다.

 

 

뱀발.

 

0. 산책한 뒤 얕은 잠에 취해 있는데 깨운다. 맥주 한잔하며 나누다보니, 정규직의 사고틀이나 한계가 엿보인다. 나보다 못한 놈이 더 많이 받고 더 잘나가 억울해 죽겠다는 시늉이다. 더 널린 못한 삶은 안중에도 없고, 얼마나 호가호식하는지? 아들 딸 20대 잉여의 삶은 관심조차 없이 항변인 모습이 애처롭다. 노조 이야기도 청* ***학으로 끝나는 회사 이야기다. 숙부가 그랬다고 하니 그냥하는 소리가 아니다.

 

-1. 부인이 교사인 신혼부부다. 관심 갖고 있는 것이 재테크다. 어렵게 아이를 갖게 되었다. 귀족이 달리 없겠지만 지금의 현실에 비춰보면 앞날이 보장된 신흥귀족인 셈이다. 운이 대부분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지 못해 무지의 삶이 얼마나 주위를 아프게 하고, 동정심 없는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아픔을 느낄 때, 타인에 대한 배려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어렵지 않음에도 같은 부류의 사람들만 만나 그 이야기만 듣고 살게 되면, 분명 그럴 것이다. 내아이, 그래도 내아이는 비싼돈 들여 과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떳떳하게 얘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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