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혁명, 변화가 아니라 expand, 봉기(ing)

 

세계가 우리의 혁명에 의해 무언가 다른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우리 자신이 무언가 다른 것이 되고, 혁명적으로 되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 것이다. '된다'는 것은 세계의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것이다. 세계가 무언가가 '되는' 것을 기대하는 우리의 치욕, 세계로부터 사랑받을 것을 기대하는 우리의 치욕은 우리 자신이 무언가가 '되는' 것으로만, 우리가 세계를 사랑하는 것으로만 씻어 낼 수 있다. 이 책에서 '봉기'라고 부르는 것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언가가 '되는' 것, 그것에 관한 이중화된 비전, 디스토피아를 바꾸는 에티카, 게릴라전을 가리킨다. 이와 더불어 시작되는 '사랑'이란 아모르 파티 즉, '운명애'에 다름 아니다. 16

 

뱀발. 1.1  재미있다. 일본의 젊은 사상가?들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잘라라, 그 기도하는 손을], 읽고 있는 [나만의 독립국가]와 [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되다]의 세 저자들은 다같이 혁명을 이야기하지만  꼭 그 혁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의 상황을 집요하게 벌린다는 점에서 다른 표현이지만 유사한 맥락 속에 있기도 한 것 같다.

 

2. 가난, 성장 그리고 활동

 

10시간 동안 계속 같은 벽을 보고 있으면 이러저런 물음이 떠오르기 마련입니다.......이것은 벽에 일을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벽이 일을 함으로써 그 노동으로부터 다양한 '물음'이 잉여로 생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서 생산되는 '물음'이 잉여인 이유는 실제로 벽은 그저 벽일뿐이지만, '물음'은 거기에서 여분으로 생산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벽이나 여자에게는 그러한 여분의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29

 

'삶보다 커다란' 힘의 압도적인 강도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 인간의 유한성으로 규정된 단순한 '삶'의 힘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인가? 가능할 리 없다. '제국'의 역동성, 세계화의 역동성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에게 국가의 주권을 다시 강화하는 일, 즉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국가를 회복시키는 일 따위는 이미 선택지에서 빠져 버린 지 오래다.......불안정한 것은 아름답다  34-35

 

뱀발. 2.1   단순, 자발적 가난......책갈피에 대한 짬생각들이 달아나 버린 것일까? 읽고 있는 와중 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단순, 가난이란 말을 듣자마자 그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어떤 것이라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일을 정서나 평균적인 정치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현실 정치에 있어서 성장하지 말자라는 말의 씨가 어떻게 먹힐 수 있을까? 그렇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한다면, 상황과 시야를 벌리는 노력을 좀더 구체적으로 한 일들이 아닌가 싶다.

 

3.  자유의 전략과 시도

 

베르그송과 더불어 오즈가 제안하는 자유의 전략은 여기에 있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지속을 동시에 살아가는 것, 그러기 위해 '뿡뿡' 소리처럼 가벼운 신체를 획득하는 것이다. 자크 랑시에르가 '프로레타리아의 밤'을 이야기할 때 문제로 삼는 것도 이것과 다르지 않았다. 노동을 그만두고 시작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하는 동시에 시를 쓰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치'란 여러 개의 지속을 동시에 살아가는 것, 그를 위해 가벼운 몸을 획득하는 것이며, 네트워크 또는 '생산 라인'으로부터 몸을 떼어 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41

 

뱀발

 

3.1 환원적 시각이나 관점을 대응하는 것은 몇개의 복선과 리듬을 구비해놓는 것이 좋다. 논리라는 것은 하나밖에 움직일 줄 모르고 다른 것을 배제하는 측면에서 그다지 권할 만한 것이 아니다. 좀더 배려하거나 상대의 뫔 깊숙이 들여다본다면 아닌 듯하면서도 몇개의 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 좋다. 습관이 되거나 숨겨둔 그림처럼 원색적이지 않게 보일 듯 말 듯하게 원하는 것을 배치해두는 것도 박자이기도 하다.  솔직하다, 안색이 바로 표시나는 나같은 이에게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지만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몸의 문제이기도 할 것 같다.  학교 앞 전집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짧은 순간 몇가지 마음 기술을 쓰고 있던 것일까? 활동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성숙이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되지 않은 것이라는 배수진을 두고 생각하고 거듭 시도하는 능력들이 생기면 훨씬 여유롭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3.2 일터가 있다고 하면,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떻게 활동을 할 수 있느냐는 식의 표정 말이다. 큰녀석에게도 하는 소리지만 아빤 직업이 둘이다. 아니 최소 두가지다. 총회자리에서 기선생님이 인사를 하자 다시 묻는다. 회사에 있다구요. 아직 은... ... 생각해보면 이 글로 안위를 삼는다면 여러 직업, 아니 하는 일을 더 가져도 되겠다 싶다. 짧은 시간 쪼개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더구나 객지에서 하루는 말이다.

 

4. 북한강가에서


 

-- 삶이 뭐 별거냐?/몸 헐거워져 흥이 죄 빠져나가기 전/사방에 색채들 제 때깔로 타고 있을 때/한 팔 들고 한 팔은 벌리고 근육에 리듬을 주어/ 춤을 일궈낼 수 있다면!!

 

 

뱀발

 

 4.1  올라가는 길 기차 안에서 황동규 시인의 [ 사는 기쁨 ] 이란 시집을 꾸역꾸역 읽다가 마지막 시 두편을 남겨 두었습니다. 식상한 표현에 일상적인 시를 접하는 마음을 그래도 꼬깃 접어두어야 겠다고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시인이 바닷가에서 막걸리 한잔하고 바다를 가까이 보고싶어 낙상하여 고생중이라는 사실이 더 시를 닮았다 싶습니다.  술시에 술을 접고 내려오는 마음이야 오죽했겠습니까만,  뜬 달빛은 고요하고 은은하여 총회의 분위기를 되새기기에는 참 좋더군요.덕분에 잘 내려와 책 몇 소절 읽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4.2 노시인은 말년의 삶을 이렇게 시로 기록하고 계시더군요. 돌아오면 접힌 쪽을 보니...삶이 뭐 별거냐? 이런 거 더군요.  춤추는 거라고 말에요.

 

4.3 막상 이동하면 읽어야 하는 책들은 읽히지 않아 읽고 있는 책, 읽고 싶은 책, 시집같이 가벼운 책을 버무려 가져가야 하네요. 열차안에서 읽고싶은 책은 아끼고, 가벼운 책을 들었습니다.  읽어야 하는 책을 가져다닐 때보다 한결 책을 대하는 것도 시간을 보내는 것도 수월하더군요. 

 

4.4 돌아와 크로포트킨의 유년을 읽다 잠들었습니다. 유년의 암송 공부...풍요로움의 저장고 같기도 합니다. 존 스튜어트 밀, 베버, 케인즈...등등을 보면 부유와 앎의 증폭이 세상을 쫓아가지도 않으면서 쉬이 주무를 수 있는지 하는 부러움과 질투, 시새움이 은근히 스며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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