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해작은철학총서 002
박석준, 유초하, 조광제 외 지음 / 산해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책장을 덮으며 - 지난 여름 건성으로 읽고, 짬을 내어 건네들었다. “몸”: 마음-영혼을 따로 떼어내 마음 중심으로 사유한 나름대로 긴 역사와 서구중심의 논리틀에 중독된 우리들에게서 동양?철학의 사유로 종합적 사고를 유도한다. 이것이 젊은 다섯 분의 논리를 맛볼 수 있고 음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이다. 두 번 읽었던 “상식과 철학의 지위바꿈, 또는 동서 발상법의 엇물림”은 벌써 생각그물에서 많이 빠져나가 남은 것이 조금밖에 없었다. 서울 가족잔치로 가는 길, 짬을 내어 재독할 수 있고, 무엇인가? 생각그물에서 조금 더 남는 것 같아 뿌듯하다.

 

책갈피를 다시보며 - 영혼론에 대해 몸론만 상대적으로 무성한 것에 대해, 신석초의 시 <바라춤>과 베르그송의 몸-영혼의 관계로 장황하게? 설명한다. 정작 버려야 할 것은 몸과 영혼이 아니라 잘못된 인지에서 출발하는 관념덩어리다. 영혼편집증에 덧붙인 먹물증에 정작 필요한 것은 몸철학일지 모른다. 혼자 생각으론... ...알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내것이 아니라고 여기고, 중심도 두지 않은 일상적 무의식이 또 커다란 문제다. 어쩌면 그동안 세뇌되었고 갈고 닦았던 생각방법과 사고방법을 바꾸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또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것 같다.


생각씨


1.몸의 지위를 제대로 긍정한 대표적인 인물로 브루노가 등장한다. 그는 절대정신이었던 신에게 몸을 입혀주고, 과거에 무기력했던 자연 우주에 생명과 정신을 불어넣었다. 그의 영향은 직접적으로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 간접적으로는 헤겔과 마르크스에 전해졌다.(57) 교과서가 규정하는 사유적 계보를 따르지 않을 때 우리는 통일적 존재관을 세운 브루노-스피노자-라이프니츠-화이트헤드의 사유방식을 눈여겨볼 수 있게 된다.(58)육체와 욕망에 대한 담론이 흥성한데는 일상생활의 역사에 관한 관심 증대, 정신분석학의 발달, 페미니즘 이론의 고양이 한 몫 하였다.(42)


2. 서양고대철학과 동야 사상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는 필요하고,  어림잡아 인간의 반을 차지하는 몸을 복권시키고, 인간 의식의 3분의 1이 채 되지 않는 지성의 무게를 재평가하여 제 값대로 제 위치를 지키도록 하는데 고전탐구의 의의가 있는 듯하다.(66)


3. 몸을 긍정하면 유보없이 긍정하는 것이 어떨까? 미리 좁게 울타리쳐진 인식론의 영역 속에서 직접 들어오는 것만 포착하는 서구인들의 강박적 습성을 과감히 내쳐보면 어떨까. 유럽에서는 그것(id)을 어두운 것으로 보는 반면에 불교에서는 그러한 것(tatha=如如)을 궁극적 진리의 모습으로 보며, 유학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것(隱微)을 드러난 것(費顯)보다 존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67)


4. 몸과 영혼의 갈등-모순, 이를 감싸는 삶: 몸과 영혼이 이루는 갈등-모순 관계를 수소와 산소가 합쳐 물(H20)를 만드는 관계처럼, ‘익명의’종합을 꾀해 보려는 과학적이나 비실존적 시도, H2, 또는 O2로 H2O를 대체해보려는 무분별한 치기는 일단 보류되어야 할 것이다.(152)

 

궁금티 - 부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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