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론은 단순할수록 좋다. 사람은 하늘이다처럼 한마디에 군더더기 근육은 없다. 한마디에 설레이고 쿵쾅거린다. 이론의 숲을 서성거리다가 그 길끝엔 안개로 자욱하다. 안개를 더듬어 더듬어 가다보니 낭떠러지다. 숨이 가빠지고 손발이 떨린다. 길을 되돌아 또 다른 길을 찾는다. 외롭다. 힘들다. 함께 걷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아 저기~  인기척이 있지만 사람들은 없다. 

 

이론을 찾는다는 것이 애걸이다. 삶의 유한성을 이겨보려는 자만이다.  안달을 주체할 길이 없어 이론을 길을 접어든 것이 애초 잘못이다. 이론의 끈을 부여잡는 순간, 어느 순간 빛에 바래 삭아 사라질지 모른다는 감수를 해야한다.

 

중동난 이론의 끈을 몇가닥 수선한다. 쓸모를 가정하는 알량함이 배인다. 하지만 난 이 쓸모를 당분간 믿기로 한다.

 

2.

 

묘연한 이론을 버린다. 하나를 가정하는 이론을 버린다. 개인을 합리적주체라고 하는 이론을 버린다. 과정을 즐기지 않은 이론을 버린다.  저기를 집착하는 이론을 버린다. 하나가 아니라하며 다른 어느 것도 볼 수 없게 하는 몽매를 버린다.  아마 좋아하는 사람도 운동도 취미도 그러하듯, 몸에 맞는 이론이 있으리라.  먹는 만큼 소화하고 활력을 주게하는 그것이 있으리라.


3.

 

이제 이론의 숲을 하산하려한다. 별처럼 반짝이는 이들의 추억만 가진 채,  몸에 맞는 꽃한송이를 들고 간다. 달도 별도 반짝이는 밤, 산과 강을 지나 커다란 달덩이를 품고 간다. 삶은 짧다. 이론의 흐름에 쓸쩍 올라타 또 다른 색깔과 향기를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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