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발.
1. 모임이 겹치고 익는데, 몸은 파~ 김치처럼 가누기가 쉽지 않다. 몸을 핑계삼아 보니, 지난 흔적들의 강도가 진한 듯 머리를 끄덕인다. 하루를 헤드락하듯 며칠을 껴앉아도 몸이 닳지 않는 청춘은 넘어섰다. 중년임에도 청년을 핑계삼아 몸을 슬쩍 꾀를 부려볼 생각도 한다. 헌데 이미 몸이 갸우뚱하니 중년이다. 몸의 동선에 슬기로워져야 할 나이가 부쩍 지난 듯하다.
2. 주간기획모임, 상가, 운영모임 2과 뒤풀이다. 모임 숨을 죽이고 몸의 기운을 돋궈야겠다. 작정은 작정대로 해야 될 일이다.
3. 일이라는 것이 냉정을 추리다보면 별반되는 것이 없기도 하다. 숙고를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기대보고 물어보고 몸을 겹쳐바라보는 것이 그래도 나은 방법은 아닌가 한다. 붙어살고, 겹쳐살고 말이다.
4. "이성은 정념의 노예다"라는 말이 기억나고, 엊그제 본 대목이 그 옆에 선다. 합리적이라는 것은 비합리를 더 넓고 깊에 파악하기 위한 것이란다. 비합리에서 합리 자신을 발라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움직임이나 활동의 근원에는, 오히려 더 움직인 것은 시기와 질투, 비합리적인 충동이 여기까지 끌고 온 몫이 있을 것이다. 헌데 합리적이자라고 날을 곧게 세우는 것은 비합리가 움직인 동선까지 포함해서 좀더 멀고 길게 볼 수 있는 힘을 갖자고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5. 합리라는 명목으로 비합리의 숨을 다 죽이고 나면, 그 합리는 아무런 힘을 갖지 않는 박제다. 삶의 근거를 기댈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비합리를 충분히 용인해야 한다. 그 비합리가 사람을 움직이는 경계를 봐야한다.
5.1 모임의 경계에 나-너를 가르는 일이 정말 합리적인 설정인 듯하지만, 어떻게 보면 정말 합리적이지 않은 수준에 머물때도 많다. 그러니 불타는 적개심은 많은 행동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정말 그 비합리적인 행동까지 가정하는 합리가 필요하다. 나-너 사이의 대척점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를 더 넓게 가져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분법에 얽매인 습속의 한가지이기도 하다.
5.2 '일을 하다나니 사람을 바꾸기가 힘든 것을 알았어요. 이렇게 작은 조직도 움직이기 힘든데'라고...
5.3 지난 번에 본 레인보우의 자막이 겹친다. " 하나는 외롭고, 둘은 도모?하지만, 셋이 모이면 정치다. " 그래 정치다. 기우뚱. 나는 내가 아니다. 나의 곁엔 나-너로 팔벌리고 있지만, 우리는 늘 나-너-나- 이다. 그래서 정치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나로만, 너에 기대어 있는 나로만 사고하고 생활하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 나만 힘드니까? 나-너만 힘드니까? 나-너-나 까지 생활하는 습관을 늘여야 별일없이 산다. 생각도 몸도 여기저기 닿으니까? 마음도 여기저기 닿으니까?
6. 어설픈 푸념을 보탠다. 지난 번 나뭇잎이 매달려 있는 것을 물끄러미 물끄러미 보다나니 나비가 매달려있는 듯 싶었다. 그 사이를 바람이 휘익 지나가면 나무들은 팔랑팔랑 여린 색 살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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