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시위는 일상의 네크워크가 곧바로 정치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민주화 시위를 예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공안 요원들은 물론이고 모임의 운영자들조차 알지 못했다.....삶의 기획이 운동의 기획이었고, 민주주의의 기획이었던 셈이다. 또한 삶을 가꾸는 능력이 운동을 조직하는 능력이자, 새로운 권리, 새로운 능력이었던 셈이기도 하다. 민주주의가 말 그대로 '데모스의힘'이라면, 이 힘은 앞서 본 것처럼 현 체제의 무능을 증언하고 고발하는 힘이겠지만, 또한 그 힘은 새로운 권리를 창안하고 새로운 삶의 형식을 꾸리는 힘이기도 할 것이다. 108-109 

나는
이러한 삶의 새로운 실존 형식, 새로운 조직화 형식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지배와 명령의 거부가 또 다른 지배와 명령의 발생으로 이어지지 않는 삶의 형식, 복종과 의탁이 아니라 자기지배와 자기배려가 이루어지는 삶의 형식, 복종이 아닌 평등한 협력을 통해 큰 힘이 발생됨을 알려 주는 삶의 형식을 발명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발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더 이상 '집권자의 고민'이나 집권자가 되기 위한 고민'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즉 '데모스의 힘'은 사람들의 복종을 끌어내는 통치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권력이 유포하는 유혹이나 공포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을 꾸려 갈 수 있는 능력의 크기, 권력조차 그런 관점에서 다룰 수 있는 능력의 크기로 표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도래한 민주주의, 민주화이후의 민주주주의 싸움은 우리 삶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권력과, 이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삶의 대안적 형식의 발명을 둘러싸고 벌어질 것이다. 110

 

110526 

박사과정  한학생이 7층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한다. 총명한 학생의 자살 소식을 전하면 목소리가 감긴다.

복지란 장애,고령,빈부.... 삶을 옥죄며 다가서는 주변에 잠재되거나 닥칠 위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미리 나누는 것이라 하자. 우리는 닥칠 위험이 점점 목을 죄고 있음을 느끼고 있지만, 혼자의 몫이라 감히 손을 벌리지 못하고 나눌 생각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강의는 시민권에 대한 부분이었다. 87년 이후 정치적 민주화는 MB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세계인권선언에서 말하듯이 정치적 민주화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권리확보와 민주화가 중요한 지점으로 들어서 있다.  

뱀발. 5월 28일 메모를 잇지 못하다가 올린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고, 못본척한 것을 불편해도 보이도록 하는 것, 그리고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가봐야하는 것이겠다. 아직도 인문의 유행도 교과목처럼 정해진 틀만, 소비하는 것만을 강연하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인문이 아니라 삶속에 물음표가 있는 다양한 질문을 통해 좀더 삶의 아픔과 희망을 나누는 것이 정작 바람직한 인문이겠다 싶다. 

유행을 반보 앞서는 것도, 인문교과에서 주제를 주어 서로 조금씩 합의 길로 들어서고, 얘기 가운데 삶의 문제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기댈 수밖에 없는 삶존재라는 것을 기대어 삶을 나누고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몸으로 가져가면 어떨까? 인문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작더라도 나누고 만드는 것이 아닐까? 만든다는 관점에서 비로서 민주주의는 꿈틀거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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