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날 쓰러져간 젊은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 여울 붉었네." - [진달래] 노래 가사 가운데 일부 -

4.19 유인물을 들고 전경숲을 피해 서울 우이동 묘역을 참배하던 기억이 난다. 참배가 끝나고 학생들이 어귀로 몰려나오면 어김없이 최루탄이 터지고, 그래도 비교적 합법적이고 공식적인 집회라 순조롭게 끝났던 그 날들이다. 전후로 4.19 기념 마라톤을 하고 ... ... 4.19에 대한 기억들은 5.18 못지 않게 많다. 그런 4.19가 일상에서 멀어진 것은 일터를 가지면서 시작인 것 같다. 군복무를 할 때에도 뒷동산에 올라 진달래 한묶음을 꺾어 단에 올려놓고 묵념을 했던 기억 - 물론 짬을 내어 혼자한 일이지만말이다.

4.19가 의거인가? 미완의 혁명인가?라고 세미나 자료를 가지고 논쟁(?)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최루탄이 민주주의는 아니라고 어린 마음에 간직하던 기억들이 있다. 아직도 그 선배들이 몸을 바치면서 지키고자한 민주주의는 우리 일상에서 살아 숨쉬는지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일터는 일터대로 권위와 관료주의가 민주주의의 발목을 잡고 있고, 가부장적인 냄새는 가정에서, 내몸에 깊숙이 베여있다. 또한 여전히 가지지 못한자에게는 파트타임에게는 허울좋은 민주주의는 이름만 민주주의일 뿐이다. 누구 말처럼 생존단계를 넘어서지 않고는 다음 생각을 할 수 없는 법이다. 문화, 민주주의를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죽도록 일만하는 일터에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꿈꾸며, 맞벌이 한답시고 아이들 보육비에 다 돈 쳐바르면서 무슨 민주주의일까? 집은 있다고 하지만 월급타서 평생을 세금내듯 꼬박꼬박내는 일에 매여사는 일에서 자유롭지 못할 때 민주주의를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주룩주룩 빗줄기는 진달래 꽃처럼 내린다. 민주주의 가뭄을 적시는 단비가 꽃망울처럼 둑!둑! 내렸으면 좋겠다." 묵념하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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