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손님이 온다. 오전 일정도 틀어지는 바람에 시간도 어정쩡해 먼저 자리를 뜰 수가 없다. 말미 몇가지 챙길 일들이 생기면서 또 한차례 늦어진다. 십여분정도 시간에 대지 못할 것 같았는데, 지하철을 갈아타고 도착하니 30분 이상 늦었고, 회의는 벌써 들어가 있다.
#1.
참*와 아***는 이상일까? 어제밤 헤어지며 받은 말이 남아있다. 생*이 현실이라면 말이다.
어제 지하철을 타면 읽은 꼭지가 튄다. 요지는 이렇다.
이론은 근육이다. 중력에 풀죽으며 소멸하는 것이 아니다. 설명과 해석이 아니라 근육을 써서 중력을 벗어나 반동하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판단이란 것은 이미 정치적인 입장을 가진 것이며 행동을 전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론이란 현실의 벽에서 그것을 넘기위해 새롭게 탐구하며 시도하는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다.
[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현실이란 바다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상이라면, 현실에 연착륙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재정-잡지-회원-먼회원-웹진-돈-작은모임-대중강좌-회비-연구팀. 그래 우리 수준을 냉정히 파악하자. 우리가 하고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냉정히 따지다보면 정말 뜻이 통하는 사람들에게 손이 펼쳐지는 것이다. 알음알음의 수준을 어떻게 벗어나는 것인지? 벗어난 적이 있는데 눈치를 차릴 수준이 되지 않는 것인지? 시도와 합의된 실험을 해보기나 한 것인지? 우리가 부담지우는 것이 열정일 뿐이어서, 그 다음은 간수도 관리도 하지 않는 것인지? 행여 돈냄새나는 영업행위로 비춰져서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인지?
운영에 대한 걱정을 내리는 것이 부담스럽게 하는 일이지만, 현실의 바닥의 깊이를 같이 느끼는 것이 오히려 운영을 모호하게 대리하는 것이 아니다. 운영에 대해 아프지만 공감하는 편이 스스로 서는 것에 도움되지 않을까? 의탁이나 대리행위는 이제 줄여야 할 때가 된 것은 아닐까? 나의 문제의 일부분으로 가져가는 것이 낫다라고 판단한다.
인문학을 한다는 것이 늘 다른 생각이나 관점을 현실에 섞거나 만드는 것인데, 우린 작은 일상과 문제에는 너무 인문의 결이 살아숨쉬지 않는 것은 아닌가? 삶의 결은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상의 작은 것들에 새눈을 붙여줘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다. 어쩌면 현실을 인정하는 법에도 인색하고, 현실을 달리 여겨볼 엄두도 내지 않는 것이 지금의 모습은 아닌가?
#2
궁해서 증명을 찾는 것일까? 생각을 위로받기 위해 시차를 두고 책들이 나온다. 그래 이것이 나의 생각이었다고 증명해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그런데 그들의 생각이 풀어서 나올 쯤이면 비슷한 순간과 환경에 솟아나온 것이다. 그런 것들을 감안해보면 조금 새로운 생각들은 차라리 현실에서 밀고 나가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책들로 합리화를 받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고, 문제는 현실을 얼마나 밀고 나가는 것인가이다. 그것이 열매로 맺든, 상처로 결과짓든 상관할 일이 아니다. 열매이든 상처이든 그 과정을 빌미삼아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진 것이다.
유명(한이,한것)에 목을 단 이들은 여전히 패션을 찾을 것이고, 그 글귀를 목에 걸면서 합리화를 할 것이다. 그렇게 명분이 생겨야만 움직일 수 있는 이나, 습관은 고질병이다. 말로만 인문을 외치는 환자이다. 진보를 자칭하는 자들은 여전히 유명한 이의 렌즈를 통해서만 자기 말을 한다. 결국은 자기 말이나 생각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알리는데, 그들의 고민 속에는 일상이 없다. 일상을 삭여내는 이가 드물다(없다라고 쓰고 이렇게 양보하고 있다.). (유명)렌즈의 자막과 슬로건만 있을 뿐이다.
일상에 인문의 결을 들이밀지 않는다. 일상의 결에 인문을 스미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인문도 없으며 새로움도 없다. 현실이란 일상에서만 새로운 것이 뿌리내릴 수 있으므로, 그러지 아니한 것은 뿌리내릴 수 없으므로 현실이 아니다. 현실을 살아낼 수 없다.
# 3
삶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혁명은 없다. 혁명은 삶위에만 착근할 수 있다. 만들어진 삶이 없다면 어떤 혁명도 실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삶이 지난 뒤에야 이론이 생긴다. 이론이 생기면서 다른 현실을 볼 수 있다.(이론은 근육이다라는 논리를 빌린다면)
자꾸 작고 세세한 것에 집착하는 이유다. 세밀하고 작은 것에 간을 배이게 할 수 없다면 하물며 인문을 적용하고 연습해볼 현실은 어디에 있을까? 저기 렌즈를 빌려 해석하고 설명하는데 쓸 뿐, 기껏 아이에게 실험을 할 뿐 그 이상은 없다.
# 4
+ 지금에 대한 관심과 연결 강도, 위원회의 자발성, 자발적 알림,관심도
- 결정난 사항에 대한 진척 부족, 사*국의 고민 외화부족, 영업아이디어-실행력부족, 소수집중,공개정도 약함
* 소위*회의 현실에 대한 아이디어와 사회적 실험-역할분담, 고민의 자생성
/ 동아리의 울타리, 타단체의 경험 접목부족,기획능력(만)
뱀발.
1. 일터 일로 중간중간 어제 느낌을 단다. 달다보니 기분에 따라 달리 말들이 앞을 선다. 뱉은 느낌은 바늘이 되어 고스란히 돌아온다. 마음에 박히다.
2. 김수영의 말이 남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도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