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네모 와 별, 그리고 촛불과 세상
1.
이 세상은 무엇만 유통되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와 왜?는 아무도 묻지 않고, 오직 무엇만 말해지고 무엇이 아니면 아닌 것이다.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다.
1.1 [여기]보다는 [저기]에 더 관심이 있다. [저기]부터 생각하지 [여기]부터 더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1.2 무화의 능력과 유화의 능력, 점선의 능력과 실뿌리같은 실선의 능력으로 되물을 수 있다.
1.3 [한 것]에 관심이 너무도 많아 [하는 것][하려고 하는 것][피우려고 하는 것]에 인색하다.
1.4 [단맛]에만 파묻혀 [짜고, 시고, 맵고, 떫은 맛]들을 헤아리지 못한다.
2.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워낙 세상이 결과만 유통되는 꼴이라, 과정은 어디에 쳐박혔는지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닐까요? 너무 박제화된 이 결과에만 익숙해, 아주 손쉬운 손을 쥐었다 펴는 것도 아후터서비스를 불러야 되는 것은 아닐까요? 대행의 대행으로 진화하는 세상은 아닐까요?
3.
촛불을 돌아봅니다. 마지막 활짝 핀 별꿈, 네모꿈, 동그라미꿈만 원했던 것은 아니겠죠. 이 사회 어디어디서 불쑥불쑥 자라나 피운 꽃들을 봅니다. 헌데, 가끔은 이런 생각도 같이 해봅니다. 시선을 유통되는 빨간색 동그라미에, 파랑동그라미처럼 핀꽃에 관심몰입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 하나하나를 피워내기 위해 올린 과정이라든가, 실타래처럼 서로 묶이고 튼튼해진 관목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지는 것은 아닌지? 떨어지는 동그란꽃,네모꽃, 별꽃에 너무 아파하고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3.1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피워낸 관목에 눈길이나 관심이 시큰둥해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때문입니다. 잘 키워내고 잘 만든 하나하나의 관목은 기억에 서서히 희미하게 남고 꽃들의 여운들만, 아쉬움들만 커지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어쩌면 그 관목이나 과실수 하나에 물한번 관심한번 더 주게 되면 어쩌면 화려운 과실하나, 열매하나 꽃한송이 쉽게 피울지도 모릅니다.
(4.) 더 이어가고픈 생각고리
나-너, 우리, 마을,
4.
어쩌면 이세상은 늘 과정과 결과가 물구나무서서 곳곳을 공기처럼 숨결 하나하나에 박혀있는지도 모릅니다. 결과만 떼어서 꿀떡 삼키고 그 과정은 버려, 늘 싸늘하게 말라 비틀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결과로 맺힌 한들이 아니라, 과정에 세세히 마음을 쓰지 못하는 덕분에, 늘 다른 꽃, 로또같은 다른 희망, 또 다른 욕망을 갈구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5.
어쩌면 희망은 너무나 가까운 곳들에 있는지 모릅니다. 나에게도, 나-너에게도, 우리에게도 늘 들락거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일용할 결과만 쓰윽 먹고 헤치우는 사이, 과정은 음식폐기물로 난지도로 향할는지도 모릅니다. [한 것]이 아니라 [하고자 한 것]들, 그리고 그 경계를 비집고 난 [새로웠던 것]들은 안녕한가요? 무형의 것이라 보이지 않는다구요. 보려고해도 볼 수 없다구요.
6.
왜 변했는지? 왜 손을 내밀게 되었는지? 아전인수가 판을 치는 세상이라구요? 그쵸. 그렇다면 정말 쓸모있는 관목하나 키워내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저 동선은 나와 나-너와, 우리와 맞지 않는다고 외면하는 이상. 그 소중한, 잘 보듬고 키웠던 나무들은 아무것도 아닌것이 될지 모릅니다. 정말 아무일도 없던 것으로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