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전> 080207 조금씩 맛보다가 설날, 자형네를 기다리다보니 짬이 나서 마저 읽다. 읽는 내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난다. 평도 해보고 싶고, 설명 구조도 재미있어 따라도 해보고 싶다. 그런데 바쁘다는 틈을 비집고 마음 속으로 쏘옥 들어가는 것 같다. 말미라도 잡아놓으려고 이렇게 흔적을 남긴다. 마음 사전이라기보다 <마음의 생태에 대한 연구>가 어떨까 싶다. 희노애락애오욕이 아니라 그 나름의 마음영역이라는 것이 선명히 계수화, 계량화한 듯. 누구라도 볼 수 있듯이 명료하고 깨끗하다.

그리고 다른 생각도 겹쳐했다. 머리, 몸, 가슴, 마음.... 서구에서 이야기하듯 관념이나 정신으로 쏘옥 따로 사고할 수 없는, 마음은 더욱도 유물론?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학문이 개념화를 빌미로 현실의 바다에서 현실로 존재하는 마음을 갈기갈기 찟어 개념쏘시개로 쓴 까닭에 학문으로 현실을 이야기하면 더욱 더 골치아프게 된 것을 아닐까 하는 허튼 생각이다.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마음으로 설명하면, 사람이 그것을 소화해낸 정도, 상대방과 공유한 정도, 성숙한 정도를 <마음사전>을 따라가다보면 공리증명처럼 선명해져 누구라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복잡한 부연설명이 필요할까 싶다는 헛생각이 그점이다. 어린아이는 외롭다류의 마음을 '심심하다'라고 표현한다한다. 어린아이가 '외롭다'라는 표현을 쓰는 순간, 그 아이는 어린이가 이미 아니다. 쾌감도 괴로움도 누구나 알 수 있듯 선연한 마음을 표현하는 단계가 있다. 그러기에 사람이 얼마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080212 다른 책들을 섞어 읽다가 완독하다. 18세기 조선시대 선조들이 해학도, 운치도 있지만 전반 까슬까슬한 것 같다. 남대문이 타들어가듯 시대는 조선을 이렇게 처참히 부셔놓았지만, 소장학자분들 덕에 이렇게 깊숙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고마움이 남다르다. 우물을 파고 습기가 올라올 쯤 또 몇자를 더파고, 또 더 파야 맑은 샘물이 나온다는 표현. 사통팔달을 하는 방법적인 측면. 구슬을 꿰는 능력과 노력. 이런 것들이 그저 겉멋과 겉멋에 길들여져 이내 숨을 죽이고 마는 나같은 부류에게 일침을 가하고, 연신 혼이 날 수 밖에 없어 마무리짓는 시점에 정신도 혼미한 듯하다.

안온한 취미로 향하고 있는 공부도 그러하며, 깊어지지 못하고 개념마저 추스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남기는 흔적도 그러하다. 일상으로 찬찬히 스며나오지 못하는 생각의 흔적도 그러하다. 함께 나누지도 못하고 늘 혼자 맴도는 공부습속도 그러한 것 같다. 그저 꾸벅꾸벅 흉내내며 졸다 죽비로 정신이 나도록 두들겨 맞은 것 같다. 여기서도 마음공부 한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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