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네권의 책을 질렀습니다. <다시, 마을이다> 조한혜정, 또하나의 문화 출판사 책입니다.  에필로그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가슴이 끄덕거렸습니다. 다시 제목을 봅니다. 같이 느낍니다. 읽고 난 뒤 얼마나 달라질는지는 모릅니다. <일상 예술화의 전략> 일상을 예술적으로 살기 - 제목에 혹해서 골랐는데, 역시 후기나 평을 받지 않은 책은 위험하더군요. 그래도 꾿꾿이 한자 한자 놓치지 않고 보았습니다.  다음은 소설책입니다. 가르시아. 여우님의 코멘트에 꼬리흔적이라도 밟으려고 오바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수중에 들어왔으니, 이제 내 일입니다.

080112 <다시, 마을이다> 를 3/4 정도 발췌독을 하였습니다. 읽다보면, 쓰이는 용어가 겹쳐, 익숙한 글을 보는 듯합니다. 숙성, 아픔, ....... 많은 사람들이 비판적인 창의성만 아니라 돌봄의 창의성이 보다 많아지고 일상에 배이면 좋겠다싶습니다. 너무 남성적이고 여성분이 쓰는 언어마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집 <청보리의 노래> 30대 후반에 요절한 시인입니다. 불쑥 기형도나 김소진이 겹쳐지는데 아직 시집을 보지 못했지만, 느낌이 더 좋습니다. 더 아플 것 같습니다. 세상은 순환의 곡선을 그릴지도 모릅니다. 어김없이 30년 60년주기, 120년을 주기로 다시 돈다는 역사가들의 말이 빈말이 아닌 듯 싶습니다. 아직 예단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시에서 그것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는 선입견이 듭니다.

080114  임홍재의 작품 몇편을 더 건질 수 있었지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것 같다. 부모님같은 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러고 보니 <백년동안의 고독>도 제목이 겹칩니다.  고독, 청보리, 일상, 마을 잘 버무려질 듯 싶습니다. 후기도 구수하고 맛나게 쓰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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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8-01-14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은살 박힌 훍묻은 손을
안개가 잡는다.
등이 더우랴, 배가 부르랴.
일을 해도 일을 해도
黃土 열매는 맺지 않고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데
자꾸만 안개는 내 손을 잡는다.
어쩌랴 저 목마른 식솔들을.
저마다 발빼고 돌아선 거리
험한 일만 남아 남아
발목 잡히는 거리에서
나는 뼈를 세운다.
다들 어디갔는가

돌아봐도 보이지 않는 얼굴들.
누군가 손이 깨끗한 者와 만나
한번쯤 악수를 하고 싶다.
소금기 내돋은
아픈 생활의 문턱에서
생색나는 일거리는 없는가.
손이 큰 사람은 입이 크고
입이 큰 사람은 손이 검다고
바람이 등 뒤에서 속삭인다.
날이 저물고 이슬이 내린다.
생선 가시처럼 비린내를 날리며
돌아가는 길목에 별똥이 쏟아진다.
아, 무거운 발이 땅을 치며 운다.

(詩) 임홍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