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뒤늦게 보게된 책이다. 경주 분황사에서도 흔적이 본 적이 있다. 마음 길이 여기에서 걸린다. 그다지 연결되는 것도 아닐텐데. 자리를 틀고 빠져든다.
1. 유홍준교수님의 20여년에 걸친 족적을 담은 책이니, 그림을 보는 것도, 길을 따라서는 것도 이내 안내자를 잊어버리게 만든다. 까탈스럽고, 징그럽게 정확하게 박식한 향내, 그리고 까칠함까지 겸비한 그가 별반 마음에 다가서지 않는다. 그런 글씨도 집안의 문화, 가문의 문화의 힘, 차이도 느껴지지 않았다. <완당평전1>은 실망스럽기 직전이다.
2. 이렇게 어이없게 끝나서는 되지 않는데, 분량이 벌써 후반에 접어드니... 하지만, 촘촘하고 빽빽한 <완당평전 2> 목차를 보고나서야 지금부터 시작임을 확인한다. 내지르고, 뻗치기만 하는 성격은, 하지만 유독 세심한 성격의 사람들은 간간히 있지만, 완숙미란 것이, 삶의 중반을 넘어서야 발휘하는 운치와 향은 남다른 것 같다. 한결같은 까칠함와 지식와 애정을 담은 열정이 열매맺는 속도와 완숙미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 같다.
3. 많이 무너졌다. 황홀한 글씨만큼이나, 울림이 큰 폭 만큼이나 깊이와 넓이를 가진 500백년만의 창조성덩어리인 완당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돌아서면, 그 깊이와 높이가 두려워지지만. 금석학과 고증학, 그리고 집안의 문화의 힘 - 까칠한 성격, 그리고 역경 속에서 스스로, 같이 만든 작품이라 생각이다. 두렵다. 수천년의 역사를 냉큼 마음에 넣고 종횡무진하는, 학문의 분야를 넘어서는 정도도, 통찰도 그러하다.
4. <시골의 봄날> 이란 말년의 글은 봄꽃과 들과 산과, 아지랭이...글로써 풍기는 느낌이 아득해진다. ... ....<板殿>... 이렇게 달랑 몇번 뒤돌아보기엔 아깝다. 무척.
5. 최근 한권으로 줄여 나왔다고 한다. 더 많은 분야, 더 폭넓은 완당에 대한 연구결과가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