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비가 온다. 일어나보니 밤새 내린 모양이다. 안전 안내 문자도 어김없이 왔다( 스스로 긴급에 대한 기준을 정한 것인지조차 의문스럽지만). 책읽기가 길어져 새로운, 온 책들이 기다리고 있다.


1. 완독. 시간을 보니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제법 진도가 빠르다고 여겼는데  카페, 맥주집, 음식점, 회식 뒤 강독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천 개의 고원>> 마지막이 1000페이지다. 이 사람들. 이렇게 맞추려니 글자는 작고 줄간간격도 조밀했지 싶다.


2.

 최근에 다시 불러낸 들뢰즈 읽기들이다. 무척 흥미로웠다. 원전을 읽을 때도 되었다는 느낌. <<안티 오이디푸스>>는 들뢰즈가 한참 유행이던 스무해전 쯤 사두고 다시 읽으니 읽었던 밑줄이 다시 올라왔다. 들뢰즈 안의 다른 저자들에 대한 앎이 부족한 상태가 여실히 보인다 싶었다.


3. 읽는 와중에 느꼈지만 맑스 자본론 원전을 읽는 느낌이었다. 해설서가 아니라

각주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절박함이나 전하고 싶은 간절함까지 보이는 듯하다. 읽는 내내 마르크스와 알튀세르를 포괄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서문에 언급하듯이 정신분석이 아니라 분열분석, 무의식을 생산해낸다는 관점이 일관되면서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4. 어제는 마지막장 결론. 구체적인 규칙들과 추상적인 기계들을 반주를 겸해서 읽다. 정치-경제-사회-문학-철학-과학-음악-예술-역사-글쓰기-혁명까지 그 화려한  꼬치안주는 절절한 맛이다. 그 동안 만났던 저자들을 따로따로 하나씩 불러내는 맛.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맛.


5. 연삶술표(주기율표). 지도 한장, 함=앎=삶의 보물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읽어야할 저자들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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