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지배계급의 지식인에서 지식인 지배계급으로-고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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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이론은 대학 안으로 말려들고 있지만 보수 이론은 대학 바깥으로 펼쳐지고 있다. 주류 지식인들은 대학과 기업, 정부를 오가며 현실을 자신이 구상한 대로 직접 디자인하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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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의 지점을 정확히 실증해내어도 세상은 고요하다. 여성문제가 아니며, 노동문제가 아니며, 참여와 연대의 문제가 아니기에 우리관심사가 아니란 이야기다. 꿈을 펼치는 인간들의 반경이 얼마나 섬뜩한지, 탁상하는 판검사들의 판단만큼 어이없다.
'우리'가 얼마나 유아적인지 돌이켜보자. 사실 혼자 번역의 문제나 번역하는 사람의 자질의 문제에 그렇게 관심은 없다. 하지만 휩쓸고 지나가는 흔적만큼, 그 노력만큼, 제도화의 흔적이 있었는지 자문해본다. 번역만하면 박사학위를 준다거나, 제대로 된 번역을 하기 위한 시스템을, 문학을 하면 밥먹기 힘겨웁다는 말 이외에는 방법, 다양한 접근법에는 침묵하는 습속이 더 문제가 아닌가 한다.
고병권님이 이야기하는 자본화한 지식인에 비교하여, 대학안으로 말려든 진보지식인에게 더 말걸고 싶다. 왜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거나, 작품을 하는 것이 배고파야 하는지? 예술을 하는 것이 별나라의 이야기가 되었는지? 신춘문예에만 관심있는 관심사가 행여 그것을 만든 것인지? 우리 지식인의 습속이 만든 것은 아닌지? 방법에 대한 논의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