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평! 1 - 명을 치련다 길을 내어라
방기혁 지음 / 비봉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평(平)' 저자는 책의 제목이 평수길 - 풍신수길의 원래 이름 - 의 평, 혹은 평화라는 것을 평범하게 서술하고자 하는 바램에서 이렇게 정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매한 독자가 생각하기에는 그 의미말고도 임진왜란에 대해 평(評)했다는 의미도 하나 추가시켰으면 한다. 그 이유는 이 책이 그만큼 임진왜란, 정유재란이라는 7년간의 대전(大戰)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주인장은 조선사를 굉장히 싫어한다. 특히 조선 후반기의 역사는 증오하기까지 한다. 왜란과 호란으로 얼룩지고 당쟁으로 뒤덮인 시기, 이 시기를 주인장은 조선사의 암흑시대라고 생각한다. 그 암흑시대가 있었기에 '영조-정조의 르네상스' - 주인장의 중학교 국사선생님의 표현, 그 분은 조선사에서 태종-세종 시대가 아닌 이 시기가 가장 번영하고 발전했다고 보셨다 - 가 찾아왔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 시기만큼은 부끄러운 역사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 연유로 인해 조선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약간의 개요만 알고 있을 뿐, 체계적이고도 구체적인 이해는 없던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임진왜란에 대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임진왜란 하면 이순신과 조선 수군에 대한 책 몇권을 읽어봤을 뿐이며 기타 유명한 전쟁에 대해서 약간의 지식을 섭렵했을 뿐이었다. 또한 당쟁사를 공부하며 임난 당시의 정치판을 수박 겉?기 식으로 ?어봤을 뿐이며 - 이마저도 그나마 학교다닐때 교수님이 지시한 리포트만 아니었으면 전혀 공부를 안 했을 것이다 - 송시열에 대한 평전 하나로 조선 시대의 정치판에 대한 공부는 끝내다시피 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임난 전반적인 것에 대해 서술한 이 '평' 이라는 책은 주인장에게는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서평을 쓰는데 주관적인 선입견이 상당히 작용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일단, 이 책은 역사적인 사실에 상당히 충실하면서도 저승세계에서의 재판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빌어 서술한 역사 소설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역사 개설서로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임진왜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한사모'에서 어떤 회원분이 삼국시대 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재판이라는 형식을 빌린 극을 써야 한다길래 김춘추와 이세민 등이 원고측, 연개소문, 의자왕 등이 피고측으로 등장하는 극 개요를 대강 잡아준 기억이 생각났다. 그때 학교 숙제였었다는데 잘 해갔는지 모르겠다.

암튼 다시 돌아와서 이 책에서 얻은 또 하나의 도움은 임진왜란에 대해서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일단, 주인장이 조선사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도 있겠지만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많은 지식들을 얻었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고 또 고마워하고 있다. 후금의 누루하치가 조선에 보냈던 국서가 위조돼 이덕형이 추진한 명나라와의 교섭에서 활약했다는 사실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정벌 이전에 류쿠 - 오키나와 - 일대를 복속시켜 명나라를 양면공격하려 했다는 사실이나, 명-일본-조선 3국간의 미묘한 외교 심리 등에 대해서 말이다. 책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자세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곳, 사료에 나오지 않는 곳은 저자 스스로 상상력으로 메꿨다고 했는데 주인장이 뵈에는 저자 나름대로의 가설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많은 관련 서적과 자료를 섭렵한 후에 이 임진왜란, 정유재란 7년사를 총정리했는데 그러면서도 저자 스스로의 사관(史觀)이 세워진 것이라 생각한다.

임진왜란의 전체적이고도 자세한 서술, 인물 하나하나에 집중한 스토리 전개 - 데프콘이라는 가상 전쟁 소설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스타일의 소설이다 - , 저승세계에서의 재판이라는 특이한 소재, 비록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역사에 근접한 자세한 서술 등, 일반인이나 전문인(?)에게 좋은 서적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어설프게 독자들에게 소설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듯한 대화체 문구나, 저자 본인이 말하고 싶었다는 세가지 즉, 첫째, 국방에는 남녀노소가 없다. 둘째, 조선의 전근대적 사회제도 때문에 초반에 고전했다. 셋째, 자주 국방의 중요성 설파에 대해 역설하려는 의도는 약했다는 것을 지적해두고 싶다. 앞서 말했지만 주인장이 조선사를 잘 알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평은 주인장에게 단순한 지식 전달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소설이라고 분류하기보다도, 일반 역사 개설서로 불리는게 더 나을 법했다는 생각도 한다. 즉, 소설적 재미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더 근접하다 보니, 본래 자신이 원하던 바를 얻지 못 했고, 아울러 저자가 바라던, 알리고 싶었던 세가지도 제대로 알리지 못 하게 된 것이다.

재미와 지식 전달,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다 놓쳐버린 격이랄까? 하지만 그 시도 하나만큼은 좋았다. 적어도 주인장이 느끼기에는 그렇다. 어쨌든, 주인장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도움이 된 책이었으며 임진왜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라고 말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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