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고구려 장군이었다면
김용만 지음, 양은희 그림 / 청솔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김용만 선생님의 어린이 책을 또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제목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이다. 여기서 잠깐. 주인장이 왜 갑자기 어린이 책을 소개하느냐. 뭐 이유는 간단하다. 주인장이 보기에도 재밌고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린이책은 어른들이 보는 책과 다른 자유분방함과 신선함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이런 그림책을 보려고 하겠는가. 아니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도판이 많이 있다고 해서 생활사를 다룬 개설서들을 보려 하겠는가. 역사책은 어렵든, 쉽든 쉽게 다가가지 못 하는 종류다. 즉, 이렇게 어린이 책을 보면서 쉽게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고 주인장은 생각한다.

그럼 여담은 그만하고 책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림책이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아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독자층 확보에 쉽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확보된 독자층은 재미난 그림을 통해서 고구려군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고구려군의 일상 생활, 먹는 음식, 훈련 상황, 사용하던 무기와 전략, 평시와 전시에 하는 일 등등 일반 연구서적에서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그림이라는 효율적인 도구를 갖고 잘 설명하고 있다. 전쟁고고학을 전공하려는 주인장이기에 이러한 그림책은 주인장에게 생각의 전환을 꾀하게 하는 좋은 장치가 된다. 그냥 상상만으로 당시의 상황을 추정하는 것은 무리지만 이처럼 부담스럽지 않은 시각장치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저자가 강조하는 생활사의 일면이 돋보이는 만큼,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고구려의 일반 백성들이라는 사실이다. 광개토태왕이나 장수태왕 같은 멋진 임금은 여기에 나오지 않는다. 또한 널리 알려져 있는 을지문덕이나 연개소문 같은 전쟁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모달 거룡(물론 가상의 인물)을 제외하고는 대사자 마리, 말객 고문, 말객 협부, 말객 걸걸, 말객 생해, 도끼병 도끼, 창병 산돼지, 창병 바지 등등 고구려의 일반 병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얼마나 친숙한 캐릭터 구성이 아닌가. 여기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말갈 출신 생해를 등장시켜 고구려인으로서 살아가던 말갈족에 대해 어린이들이 생각하게끔 만들어놨다는 것이다.
 
주인장이 책장을 넘기면서 눈여겨 본 장면들을 꼽자면, 아침부터 각 지휘관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성벽 수리, 식단 조정 등등을 언급하고 병사들이 둘러않아 맥적에 조 · 쌀밥, 절인 배추를 먹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한 대모달 거룡이 보급창고 안에 저장된 간장과 소금을 둘러보는 장면, 고문 말객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휴가를 보내주려는 모습 등이 눈여겨볼만 했다. 일반적으로 전쟁이라고 하면 무기를 갈고 닦고, 사냥과 훈련으로 단련하여 적과 싸우는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 밖의 모습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인장은 후한 점수를 주고자 한다. 어린이들에게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의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솔직히 이런 부분은 아버지나 어머니가 역사를 공부했다 하더라도 쉽게 알려줄 수 없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한다.

또한 마지막에 고구려군의 병종과 각종 무기들을 재미있게 그려놓은 것도 좋았다.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글보다는 시각효과가 큰 그림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엄마, 아빠가 아이와 같이 앉아 재미있게 읽을만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 Point -

'내가 만약' 시리즈는 우리들이 과거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서, 그 시대를 직접 체험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 봅시다. 그럼 옛 사람들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서 여러 방면에서 노력했음을 알게 될 거예요.

머리말 中에서.

이런 것이야말로 바로 어린이들이 원하는 역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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