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 시절, 희곡을 가르치셨던 교수님은 본인의 작달막한 신장 때문인지 너무나도 인간의 내실을 강조, 또 강조하셨기에 더욱더 그 작달막한 키가 애처로워 보였던 분이었다.

 그냥 너털웃음이라도 지으면서 기왕이면 다홍치마,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라고 가증을 떨었다면 비교적 순진했던 나는 그 분의 겉모습 어디에서라도 용케 서너 가지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으리라. 여하튼 그 분의 사랑공식은 이러했다. 

 Like + @

 하지만 그 플러스알파의 정체는 제각기 다르거나,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옳다. 나는 피스타치오아몬드와 윤대녕의 단편들을 좋아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그것들과는 비할 데 없이 특별한 것이다. 알파 속에 그의 자상한 미소라든가, 솔직한 말투라든가, 부드러운 성정... 갖가지 것을 대입시켜 보지만 역시 하나로는 부족해. 뭔가 총체적인 것이다. +@의 정체는. 그의 주변을 에두르고 있는 일종의 분위기나 이미지, 아우라일수도 있겠지.


#

안느 소피의 언행은 예측이 불가능했다.
단 하나, 내가 그녀에게서 예상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녀가 나를 데리고 나가 함께 밤을 보내고 나면 새벽마다 자기의 가장 소중한 소망을 밝히곤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밝힌 가장 소중한 소망은 동네 아이들을 위해 잼을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 장 자끄 상뻬, ‘속 깊은 이성 친구’ 중에서 

  종이의 질이 좋으면서, 삽화가 많고, 두께가 얇은 책은 잘 구입하지 않는 편이다. 속 빈 강정이라는 편견 때문일 거다. 그런데 ‘속 깊은 이성 친구’는 저 세 가지 조건을 다 갖추고 있지만 서점에 서서 아주 재미있게 끝까지 다 읽고 난 다음 누군가가 생각나서 선물을 할까 하고 샀었다. 이 책을 받아보았던 커플은 몇 년 전 결혼을 해서 조용히 살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보통의 연인들이 겪는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치렀다. 전투와 휴전을 수없이 반복하던 그들이 언제쯤부터인가, 적당히 서로를 내버려두고 적당히 서로를 참견하게 되더니 결국은 조용하고 의뭉스럽게도 혼사를 치러냈다. 당시의 나는 두둑한 용돈을 받게 되어 그들이 결혼한 것이 마냥 기뻤다.

 나만이 진실에 목말라 있다는 것은 오만인 것 같다. 누구나 상대의 작은 변화에 놀라워하고 신실한 마음 씀씀이에 기뻐할 줄 안다. 단지 사람이란 너무나 약해서 상대가 나보다 더 의지가 강하다면, 하고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든 '한결같이' '변함없는' 것이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것 대신 넘겨짚고, 궁리하고, 아파하고, 절망한다. 결국 감정의 파도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에 지쳐 아무것도 뜨겁고 선명하게 느낄 수 없게 되면, 이젠 늙었다고 선포하거나 원래 자신은 냉정한 인간이었음을 깨닫는 척 한다. 정직해질 자신이 없는 것이다. 간단한 결론에 비해 언제나 과정 중에 궁리했던 리스트가 훨씬 더 장황하기 마련이고.

 궁금하면 물어볼 것. 왜 그래? 뭘 바라지? 사심 없이 똑바로 묻고, 돌아오는 대답에 잡념의 티를 얹지 말 것. 성실하고 정직하게 사랑을 하는 사람은 포즈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단 생각이 든다.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1-26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 자끄 상뼤라면.."꼬마 니꼴라" 그림 그린 사람과 동일인물이군요..
글도 썼구나...글도..

Mephistopheles 2008-01-26 02:32   좋아요 0 | URL
어느 분이 이 이미지가 어쩌며 저와 가장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 댓글을 보고 들켰다..했다죠..ㅋㅋ

깐따삐야 2008-01-26 02:33   좋아요 0 | URL
그쵸.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오래된 책인데 가끔씩 꺼내 읽어요.
메피님 이미지는 음치소녀가 눈 감고 계~속 발성연습하는 것 같아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6 02:36   좋아요 0 | URL
으흐흐..저 애니를 본 사람들은 저 표정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알 껍니다..ㅋㅋㅋㅋㅋㅋ 만화영화 제목은 "정글은 언제나 맑은 뒤 흐림" 실체를 확인해 BOA요..ㅋㅋ

Mephistopheles 2008-01-26 02:56   좋아요 0 | URL
프로필 올라갑니다..
가구라(神楽 - 카구라)
11월 3일생, 155cm, 40kg. 나이는 13에서 14세 정도.
히로인. 우주 최강의 전투 종족 중 하나인 "야토"족의 생존자.
중국인 같은 느낌이 나며 어미에 "~해"를 붙이는 버릇이 있다.
야토족의 특성 때문에 햇빛에 약해 항상 양산을 쓰고 다니며, 그래서 드물게 뽀얀 피부.
뽀얀 피부에 귀여운 외모로 겉만 보면 귀엽기 짝이 없는 미소녀지만,
정작 하는 짓은 깡패. 양산 끝에는 총이 내장돼 있고 어마어마한 괴력을 자랑한다.

다시마 초절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며 긴토키 말마따나 "대형 위장 봉지"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식욕을 가졌다.
그 식욕은 fate의 세이버가 한 수 접고 넘어갈 정도...

오 마이 갓........푸하하하핫

깐따삐야 2008-01-26 02:58   좋아요 0 | URL
고 녀석이 왜 저한테 고따구 별명을 지어줬는지 납득이 간다는. -_-
납득이 가지 말아야 하는데 굉장히 납득이 가고 난리라서 황당하네염.

순오기 2008-01-26 06:30   좋아요 0 | URL
장 자크 상뻬는 우리 애들이랑 저랑 엄청 줗아해요. 니콜라 시리즈는 정말 재미있죠? ㅋㅋㅋ 돌아온 니콜라는 한 수 더 뜨고요!
깐따님 별명 묻는 항목에 나온 '가구라'가 무언지 모른다고 다른 걸 골랐었는데, 이런 거였군요. 감솨~~~~^^

웽스북스 2008-01-26 22:16   좋아요 0 | URL
흐흐 가구라....^_^
그러니까 우리 깐따님이 미소녀이신거죠?

흠흠, 실은 저 '손예진' 검증하기 위해서
깐따님 사진 찾아서 막 이리 훑어보고 저리 훑어보고 했었어요
저 그 문제 맞힌 거 알죠? ㅋㅋ

깐따삐야 2008-01-26 23:41   좋아요 0 | URL
식성으로 볼 때 米(쌀 미) 소녀 아닐까나. -_-

Mephistopheles 2008-01-26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댓글을 못 볼줄 알았죠 깐따삐야님...크크크크

깐따삐야 2008-01-26 02:59   좋아요 0 | URL
주무시러 간 줄 알고 괜히 '가구라'인 것만 한번 더 상기시킬까봐 잽싸게 삭제조치 했는데...이론이론. 그래도 자아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_-

Mephistopheles 2008-01-26 03:07   좋아요 0 | URL
그래도 미소녀라잖아요...이미지를 보니 미소녀 맞긴 하더군요..
전 내일의 여유 때문에 좀 늦게 잘 예정입니다. 4시에도 깨어있을 듯..

깐따삐야 2008-01-26 03:12   좋아요 0 | URL
미소녀...-_-a 40킬로그램은 완전 부럽네요.
메피님은 항상 긴장모드세요? 체력이에요? 정신력이에요? 대단하셔. 증말.

웽스북스 2008-01-26 22:16   좋아요 0 | URL
체력이에요 정신력이에요? 22222

Mephistopheles 2008-01-27 00:02   좋아요 0 | URL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 이게 딱 접니다.

치니 2008-01-26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바야흐로 깐따삐야님이 포즈에 신경쓰지 않고 사랑해 줄 그이만 나타나면 되는군요. 히힛.

웽스북스 2008-01-26 22:17   좋아요 0 | URL
내가 남자였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 깐따삐야님을 꼬셨을텐데 말이죠 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1-26 23:44   좋아요 0 | URL
치니님- 지금 우리 그이 말씀하시는 거여요? 어므낫. ㅋㅋ

웬디양님- 아휴, 왜 여자로 태어난 거여요오? 근데 말이지요. 나 꼬시는 데에는 사실 그렇게 수단과 방법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_-a

비로그인 2008-01-2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많은 댓글 읽지 않게 미리 와서 댓글달고 가는거였는데요.

순오기 2008-01-26 10:0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승연님, 난 댓글 읽는게 더 재밌던데....깐따님한테 혼날라 튀어야지 서울로!

웽스북스 2008-01-26 22:16   좋아요 0 | URL
저도 댓글 정독했어요 ㅋㅋ

깐따삐야 2008-01-26 23:45   좋아요 0 | URL
승연님- 아직 잘 모르셔서 그렇지 이건 몇 개 안 되는 거여요. ㅋㅋ

순오기님- 흥! 너무하세욧.

웬디양님- 역시 복습도 잘하는 야양청스.^^

오다가다 2008-01-26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다가다 님의 글을 자주 읽고 많이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최근 이명박 발 일명 '영어교육사태'의 심각한 뉴스를 접하자니,
갑자기 현직 영어교사이시고(지금은 잠시 중단 중이더라도) 늘 균형잡힌 세계관을 견지하고 계시는 님의 의견이 궁금해졌습니다. 새 정권은 원어민교사의 충당은 정부가 모두 책임을 질테니 무조건 '나를따르라'라고 밀어부칠 모양인데, 원어민교사의 효과 그리고 영어로하는 영어수업의 가능성, 실상, 예상 등등에 대하여 님의 생생한 의견이 담긴 페이퍼를 하나 부탁해도 될런지요.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급박한 현실의 상황판단에 소중하게 역할하리라 감히 생각하고 기대가 돼서 드리는 부탁입니다. 실례가 됐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하시길..

깐따삐야 2008-01-26 23:47   좋아요 0 | URL
실례라니요.. 이명박 당선인 및 인수위원회가 백년대계라는 교육문제를 청계천 복원사업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는 어떤 선생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영어교사가 보다 실제적인 영어구사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합니다. 여러 가지 여건 상 몰아붙이기 식으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바람직한 원칙이라면 시일을 두고서라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겠지요.

한편으론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어떤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에 대해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때일수록 더욱 기본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단 공부할 수 있는 혜택을 얻었으니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이고 보다 자연스런 회화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나름의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조삼모사로 바뀌는 교육정책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닌 바. 교사로서 저 스스로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린다면 더욱 부끄러울 것 같기도 하구요.

충분한 답변이 되어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들러주시고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Mephistopheles 2008-01-27 00:07   좋아요 0 | URL
차기정부 인수위들의 행동을 보면....선두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레밍이라는 쥐떼가 생각난다는...

chika 2008-01-26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이 못참고..)메피스토님, 저 정글은 언제나 맑음(은 뒤 흐림,이 원제예요? 전 맑음까지로만 알았는데요;;;) 보고 싶어 죽겠는데 도무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ㅠ.ㅠ
울 직원이 대따 엽기적이고 재밌다고 하던데...흑~
** 깐따삐야님, 이따구 댓글만 달고 가서 죄송하오옵~ 너그러이 이해해주시오오옵~ ^^;;;

깐따삐야 2008-01-26 23:48   좋아요 0 | URL
죄송하긴요. 저는 '언제나 맑음'입니당. 바보 같으다.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7 00:08   좋아요 0 | URL
맑은 뒤 흐림이 맞습니다. 주인공 하레 가 맑음이고 쿠우가 흐림이니까요..
하레(파란머리 남자주인공) 쿠우(분홍머리 여자주인공) 대따 엽기적은 아니고요...존X 엽기적입니다..암튼 후딱 깨요...^^ 주제가도 퐌따스틱 하고요..근데 치카님...여기 깐따삐야님 서재에요..ㅋㅋㅋㅋ

다락방 2008-01-26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나는 언어의 신뢰성이라는 문제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낸시를 만났을 때, 나는 그녀에게 홀딱 반해서 이런 말을 되뇌곤 했다. <이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 그녀가 가혹하다 할 만큼 홀연히 나를 버리고 떠났을 때, 나는 <이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라고 되뇌다가, 예전에도 내가 그와 똑같은 말을 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장 자끄 상뻬,『속 깊은 이성친구』中(p.34)-

깐따삐야 2008-01-26 23:49   좋아요 0 | URL
저도 참 공감했던 페이지에요. 콩꺼풀이 벗겨진 이후, 또는 욕심이 더 많아진 이후, 처음의 그와 지금의 그 사이에서 갸우뚱해지던.^^;

라로 2008-01-2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읽다가 댓글 달아야지 하던 내용을 잊어버렸따요~.>.<

깐따삐야 2008-01-26 23:5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가끔 그런다는.
 


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

- 조정권

둘

풀밭에 떨어지면
풀들과 친해지는 물방울같이
그대와 나는 친해졌나니
머언 산 바라보며
우리는 노오란 저녁해를 서로 나누어 가졌나니

오늘 먼 산 바라보며
내가 찾아가는 곳은 그대의 무덤
빈 하늘 가득히 비가 몰려와
눈알을 매웁게 하나니

  이 영화를 세 번 봤다. 처음 볼 때는 잭(제이크 질렌홀 분)과 에니스(히스 레저 분)의 관계가 불편했고 두 남자간의 감정이 낯설었다. 두 번째 볼 때는 브로크백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두 ‘남자’가 아니라 두 ‘인간’의 사랑이 보였다. 히스 레저의 비보를 전해 듣고 세 번째로 보게 된 브로크백 마운틴은 위의 시처럼 빈 여백 가득히 아픔이 몰려와 눈알을 매웁게 했다.

 60년대,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양떼 방목장에서 함께 일하게 된 잭과 에니스는 차츰 마음을 터놓는 우정을 넘어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다. 다정하고 활달한 잭에 비해 속을 잘 내비치지 않고 과묵한 에니스. 각기 다른 성품의 두 사람은 짧은 여름 동안의 애틋한 추억과 미묘한 감정을 뒤로 한 채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평범한 일상을 구가하던 두 사람. 4년 만에 잭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엽서가 도착하고 에니스는 잭을 보자마자 과거의 감정이 되살아남을 느낀다. 그러나 단 둘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픈 잭에 비해 에니스는 이미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이후로 잭은 일 년에 한두 번, 14시간씩 트럭을 몰고 에니스에게 달려오지만, 두 사람의 만남을 묵묵히 받아주는 곳은 브로크백 마운틴뿐이다.

 길고긴 기다림 끝에 잭은 지쳐가고 에니스도 그로 인해 힘들어 하지만 두 사람의 뚜렷하고 진실한 감정에 비해 앞날은 불투명하고 가파르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에니스에게 ‘수취인 사망’이라는 엽서가 반송되어 오고 에니스는 잭의 갑작스럽고 비참한 죽음을 전해 듣는다. 유해의 반이 묻혀 있다는 고향집을 방문한 에니스. 잭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방의 옷장 구석에서 두 사람이 브로크백에서 헤어지던 날, 마지막으로 입고 있었던 피 묻은 셔츠 두 장을 발견한다.

 영화 초반에 내 셔츠가 없어졌다는 에니스의 말에 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나도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이었다. 덕분에 끝나갈 즈음 옷장 구석에서 찾은 셔츠 두 장은 그 슬픔을 배가시켰다. 검게 말라버린 혈흔은 20년이란 긴 세월동안 에니스와 브로크백을 그리워하던 잭의 아픔을 보여주는 듯 했다. 에니스는 그토록 다감하고 섬세했던 잭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 "Jack, I swear."라고 말한다. 떠나기 싫다고, 떠나지 말라고 할 수 없기에 혼자 주먹으로 벽을 때리며 오열하던 에니스다웠다.

 영화는 뜨거운 고백 대신 침묵을 고수하며, 시정의 소란함을 여백으로 처리한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품에서 잭과 에니스는 누구의 시선에도 신경 쓸 필요 없이 마음껏 교감하고 사랑한다. 하늘과 가까운 브로크백은 그들의 사랑을 받아주지만 지상으로 내려왔을 때 그들의 사랑은 비난당한다. 뜨거운 열정과 사무치는 그리움은 인간 대 인간이 아닌 남자 대 여자일 때, 관습이라는 기준에 의해 노멀함으로 인정받는다. 사람들은 사랑의 불가해함을 알면서도 불평등함에 대해서는 잊고 산다. 숨어 있는 소수의 진실에 대해서는 무심해지기 마련이고 그것이 브로크백 아래의 현실이다.

 고인이 된 히스 레저는 곧 에니스였을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서 기쁨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슬픔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듯 오랫동안 약물에 의지해왔다는 그는 아마도 남몰래 웃거나 울고 있었나 보다. 다음달 2월 22일은 이은주의 기일이고 히스 레저는 지난 1월 22일에 죽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배우들의 죽음을 지켜보는 일이 참 안타깝고 쓸쓸하다. 내향적이고 섬세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은 화려한 배우로 스크린에 설 때 마음을 다칠 일도 잦은가 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히스 레저의 죽음으로 사랑의 이면을 넘어 생의 이면까지 담게 되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1-2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읽었을 때 그냥 단순히 약간은 노골적인 동성애를 처음 만나고 흡...했다가 마지막 옷장에서 발견되는 포개져 걸려 있는 셔츠 두벌의 묘사를 읽으면서 아..했었어요..

깐따삐야 2008-01-25 22:0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메피님 페이퍼를 읽고 이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저도 불편한 동성애 영화, 그 이상을 생각하기 힘들었는데 세 번을 보고나니 그제서야 아... 합니다.^^

Mephistopheles 2008-01-25 22:40   좋아요 0 | URL
단편이 모여 있는 에나 프루의 책도 좋았어요..읽어보셨나요??

깐따삐야 2008-01-25 22:47   좋아요 0 | URL
아뇨? 브로크백 마운틴도 책으론 아직 못 읽었어요...

Mephistopheles 2008-01-26 00:49   좋아요 0 | URL
브로크백 마운틴...이 제가 말한 에나 프루의 단편집 묶음 제일 마지막을 장식하는 단편이거든요. 책은 황량하고 거칠거칠하지만 좋았다는..^^

깐따삐야 2008-01-26 00:5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읽어보고파요!
표현이 잼나요. 황량하고 거칠거칠하지만 좋다...ㅋㅋ

순오기 2008-01-25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못 봤는데 깐따님의 후기로 촉촉히 젖어듭니다.
언제 빌려다 봐야겠어요.

깐따삐야 2008-01-25 22:08   좋아요 0 | URL
'동성애' 중심으로 보지 마시구 '꽃미남' 중심으로 보시면 더 즐거우실 거에요. 저도 처음에 그랬거든요.^^

2008-01-26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6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01-26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님의 영화 리뷰 너무 좋아요. 이 영화 보기 직전에 엄청 화나는 일이 있었어요. 근데 영화보다가 다 잊을만큼 푹 빠졌었죠. 작가의 동명소설 책에 대한 리뷰로 하이드님의 리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지금은 리뷰를 다 지우셔서 제목을 확인할 길이 없네요. 아마도 제 기억에 '외로움도 침범할 수 없는 고단함'... 이었을 거예요. 저도 나중에 소설 읽어볼 생각이에요. ^^

깐따삐야 2008-01-26 01:32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처음엔 좀 멍했구요. 두 번째 볼 때부터 좋았던 것 같아요.^^
메피님도 권해 주시고, 마노아님도 좋다 하시니 책을 꼬옥 읽어봐야겠네요!

turnleft 2008-01-26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스 레저의 죽음에 가슴이 촉촉해진 분들이 많으시군요.
리뷰 멋지게 잘 쓰셨어요. 저는 영화 보고 그저 가슴이 먹먹해서 아무 것도 쓰지 못했답니다.

깐따삐야 2008-01-26 23:56   좋아요 0 | URL
히스 레저의 사망 소식을 모르고 있었는데 메피님 페이퍼를 읽고 알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이 영화를 떠올렸고 다시 보게 됐죠. 침묵과 여백이 많은 영화라서 보고나서 먹먹해지는 기분, 알 것 같아요.^^

라로 2008-01-26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오늘 캠프에서 돌아왔어요,,,
남편과 한마디 말도 나누지 못하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어요,,,각자 아이들을 옆에 끼고
주문을 한뒤 마주보는데
남편의 첫마디,,,"알지? 죽었데,,,"
제가 그랬어요,,,"아직도 안믿어져,,,"

브로크백 마운틴,,,제겐 예사롭지 않은 영화였어요,,,책은 더 그러했구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깐따삐야 2008-01-26 23:57   좋아요 0 | URL
제 또래인데 참 안타깝죠...
그나저나 배우의 죽음에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나비님네 부부의 모습이 역시 부럽습니당.^^;
 
엄마의 집
전경린 지음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필력과 집중력이 남다른 작가란 생각을 하면서도 언젠가부터 전경린을 읽지 않았다. 나 자신 보수적인 환경에서 자라온 탓일까. 처음엔 신선했던 그녀의 주인공들이 점차 일탈을 즐기는 이기주의자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깊이 있는 시선이라든가 밀도 있는 문체는 일단 읽을거리에 공감하고 난 다음의 문제였다. 평범한 일상의 대척점에서 뜨거운 몽상가들로 살아가는 전경린의 여자들에 대해 조금 반감을 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남성 전반에 대해 살기 어린 콤플렉스 같은 것이 느껴졌고 그로부터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나물에 그 밥인 소설만을 양산해 내리라고 내 멋대로 짐작하기도 했다. 얼마 써내지 못하고 잊혀져가는 몇몇 여류작가들에 비해선 근기도 있어 보이는데다 신들린 듯 아름다운 문장과 마주할 땐 속으로 감탄하기도 했지만, 혼자만 특별한 척 하는 게 못내 아니꼬웠는지도 모르겠다. 박완서 할머니도 연세 드셔가며 점점 더 교만해지시는 같아 못마땅하던 차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권여선한테 슬슬 관심을 가져보려던 중이었는데 이번에 만난 전경린의 소설이 어라, 나쁘지 않더라는. 

 쿡쿡, 웃음이 터지는 대목이 있다는 게 무엇보다 반가웠다. 그간 그녀의 소설을 읽을 땐 입을 앙 다물고 미간을 찡그린 채 불편해하며 읽었는데 ‘엄마의 집’은 따듯하고, 담백하고, 간혹 깜찍하기까지 했다. 대단한 줄거리는 아니다. 대학생이 된 딸에게 공산당 선언을 읽었냐는 질문으로 인사하는 386컴퓨터 같은 아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그 남자와 사랑에 빠져 용기백배하여 결혼하고는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헤어져버린 엄마, 그리움을 안으로 모아 쥔 채 일찌감치 세상의 밑바닥을 봐 버린 아이처럼 조숙하게 자라온 호은, 그리고 제비꽃이란 이름의 토끼 한 마리를 들고 엄마와 내가 사는 집으로 찾아든 아빠의 딸 승지.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은 조심스럽거나 서먹해지기 마련이고, 가족이라는 미명 아래 엉성하게 엮인 호은이네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싶은 유화를 못 그리고 생계를 위해 케릭터를 디자인하는 엄마를 보며 승지는 ‘아줌마는 타락했다’고 말한다. 공산당 선언스러운 발언이다. 친딸도 아니면서 승지는 아빠를 닮아있고 시대착오적인 아빠에게 호의적이다. 확실히 ‘생계노동’을 하는 엄마보다는 ‘노동운동’을 하는 아빠에게 사람들은 마음으로나마 더 관대하다. 그래도 스무 살이 되었다고 리본 달린 구두를 사주고 동그랑땡을 만들어주는 건 엄마다. 공산당 선언을 읽어야 한다고 호소하는 아빠의 세계와, 밥은? 이라고 짧게 묻는 엄마의 세계는 한때 사랑했고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화해와 공존만큼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조숙하고 냉정한 척 하고 있어도 아직 마음의 물고가 닫히지 않은 소녀들은 서로 간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물결을 놓치지 않는다. 자기가 말해놓고 자기가 놀랄지언정 승지는 딱 한번이나마 ‘엄마’ 소리를 하고, 엄마는 처음의 언짢음과는 달리 호은에게 승지의 언니가 되어주라고 말한다. 각자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와 인간 본연의 외로움이라는 교집합을 통해 그들은 관계가 규정하는 틀을 벗어나 동료가 된다. If life gives you a lemon, make lemonade! 생은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p.279 헤어짐을 아픔으로써가 아니라 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 호은. 그녀의 말처럼 사람들의 운명이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시어빠진 레몬 같지만, 그것을 달콤하고 시원한 레모네이드로 만드는 건 각자의 몫일 것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하염없이 먹먹해졌던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작가의 눈매가 달착지근해지고 입매 또한 상큼해졌다는 것을 감지했다. 사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땐 힘을 빼도 너무 뺀 것 아닌가, 트렌드의 파도타기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인가, 잠깐 실망할 뻔도 했다. 지난 386세대와 근래의 N세대를 읽어내는 포즈도 그다지 충실해 보이거나 매력적이지가 않아서 역시 전경린은 ‘문장’에는 성숙한데 ‘문제’에는 미숙하구나. ‘사랑’에는 유심한데 ‘사연’에는 무심하구나. 혼자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팡질팡 소녀 같은 엄마와 시큰둥한 노파 같은 딸들의 까칠한 동거담은 다 읽고 났을 때 그 뒷맛이 꽤 괜찮았다.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전경린이 주조해내는 여자들은 아무리 밥을 위해 뛰어다니고, 딸내미의 체육복을 사다주고, 잡채와 동그랑땡을 만들어도, 애인을 만나러 가기 전, 제비꽃마냥 차려입은 달뜬 실루엣을 벗어날 수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그녀들이 화려한 비극이 아닌 누추한 희극의 주인공들로 거듭나면서도 그 보랏빛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면, 이 작가를 다시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게다예요 2008-01-24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보관함에 넣어놓긴 했는데 전경린을 읽은지 하두 오래라 선뜻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전경린의 여자들은 언제나 몽롱하기만 했는데, 이번엔 좀 다른가봐요. 리뷰 잘 읽었어요~

깐따삐야 2008-01-24 17:09   좋아요 0 | URL
저도 망설이다가 그래도 그간의 갑빠가 얼만데~ 하는 생각에 질렀죠.
이번에도 제멋대로인 건 여전하구 정신상태도 몽롱하긴 한데 그녀의 딸내미들이 아주 당차고 귀엽더라구요.^^

비로그인 2008-01-25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롱하다'의 의미는 읽어보아야만 알 수 있겠죠?

깐따삐야 2008-01-25 09:31   좋아요 0 | URL
음... 당최 현실에 발 딛고 사는 사람처럼 안 보인다는 의미랄까요?
써놓고도 영 부족함을 느껴요. 한번 읽어보세요. ^^
 



  이 영화가 개봉되었던 때가 2002년이었다. 1999. 2000. 2001. 2002... 헤아려보니 복학해서 3학년을 다니고 있었던 시기였다. 학내 영화 동아리에서 해마다 지하 대강의실이나 잔디밭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서 무료로 영화를 보여주곤 했었는데 그 기회를 통해 봤던 영화가 일본 영화, 'Shall we dance?', 그리고 '뷰티풀 마인드'였다.

 'Shall we dance?'는 휴학 전, 친하게 붙어 다녔던 친구의 제안으로 캄캄한 대강의실에 나란히 앉아 함께 보았던 영화였다. 예나 지금이나 주변 사람 챙기는 데 영 서툴고 무심하다보니 이젠 서로 연락하기도 멋쩍어진 사이가 되었지만, (하나도 틀리지 않고) 내가 조금 더 많이 그녀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내가 그녀보다 많이 어렸다는 자각과 함께 그녀는 내 곁에 없었다. 우리가 공유했던 비밀과 나눠가졌던 추억에 비하면 너무나도 싱겁고 아무렇지도 않게, 별로 길지도 않은 세월은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코믹한 부분이 많은 영화였고 홀홀거리던 웃음소리도 여전히 기억하는데, 그새 2008년하고도 1월이란다.

 2002년도. 영화를 거의 중간까지 봤을 때 스크린 화면이 꺼지면서 죄송하지만 돌아가셔야 할 것 같다는 안내가 있었고, 이후로 한참 동안 영화를 보았다고도 보지 않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상태로 지내왔었다. 못다본 뒷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한 가지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리얼한 뷰티풀 마인드를 실감하고도 싶어 이 해묵은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사실 한 두 가지 눈에 띌만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내가 혹시 천재는 아닐까, 라는 환상 또는 망상을 갖게 되지 않을까. 물론 좀 크면 대개는 그러다 말곤 한다. 나는 교사가 되고 난 다음보다 유치하고 멋모르던 학생 시절에 훨씬 더 거만하고 폐쇄적이었으니까.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어찌나 게걸스럽고, 둥글둥글하며, 포기도 쉬워졌는지!

 현실 속에서는 지나치리만큼 직설적이고 남들이 잘 모르는 것을 발견했을 때 희열을 느끼는 견고한 영역이 있는 반면, 상상 속에서는 개인적이거나 사소한 일을 넘어서 뭔가 비밀스럽고 중대한 임무를 맡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를 꿈꾸는 존 내쉬의 모습을 보면서 그가 가진 망상은 'real fantasy to be alive'정도로 여기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생존하기 위해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 생존하기 위해 미래에 집착하는 사람, 뭐든 지나치면 병적이다, 라는 말로 사람 주변에 테두리를 치기도 하지만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구가하는 사람은 우리 모두가 세대를 건너서 기억해낼만한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 못하고 가는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인생까지 저당 잡힐 정도로 뭔가에 집착하고 있다면, 인간은 스스로 가진 정신력을 초월하여 무언가를 이룰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세월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초라한 육신을 타고났지만 인간의 정신만큼은 언제나 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느슨하게 살고 있는 것 같고 하루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간이 무료하고 갑갑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 시기다. 그 동안 묶어두었던 A4 크기의 서류를 활활 태워버리고 밀집모자를 눌러쓰고 커피가 맛있는 동네에 가서 거짓 웃음 짓지 않으며 거만하고, 자폐적으로, 하지만 화기애애하게 살고 싶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1-24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1 : 이 영화장면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대학시절 존 내쉬가 술집에서 미녀를 놓고 데이트에 대한 상관관계를 정의 하면서 기막힌 수학이론을 만드는 장면이였어요..ㅋㅋ
태그2 : 러셀 크로우는 3:10 유투마와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답니다. 똘끼는 있어도 연기만큼은 뭐 대단하죠..(검색해보니 취미가...정신적으로 불안한 소 보살피기랍니다.)
태그3 : 제니퍼 코넬리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그녀의 미모가 가장 빛을 발휘한 영화는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라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최근에 본 그녀의 영화가 "모래와 안개의 집"이였는데 내용은 비극인데 배역은 참 좋았어요.

깐따삐야 2008-01-24 03:04   좋아요 0 | URL
1. ㅋㅋ 맞아요. 러셀 크로우 표정이 떠올라요!
2. 취미가 참 독특하네요. 꽃등심만 찾는 저보다는 휴머니스트네요.
3. Once upon a time in America는 지난번 백문백답에서도 밝혔지만 어리고 아름다운 제니퍼 코넬리를 볼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정말 그 자체로 멋진 영화죠. 시인 기형도가 그 영화를 아주 좋아했단 말을 듣고 되게 반가웠는데 메피님도 기억하시니 더더 반갑구만요. 제니퍼 코넬리는 귀티 나게 예쁘고, 정제된 연기를 해요. 참 좋아요.^^

Mephistopheles 2008-01-24 03:06   좋아요 0 | URL
그녀의 남편도 꽤 분위기 있는 배우랍죠.
"윔블던" 남자 주인공..기사 윌리암에서 사기꾼 시인..

깐따삐야 2008-01-24 03: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배우가 바로 뷰티풀 마인드에서 존 내쉬의 망상 속 친구로 등장했던 '폴 베타니'잖아요.
아마 이 영화 속에서 서로 눈이 반짝, 맞았나 보아요. 쿡쿡.^^

라로 2008-01-24 04:12   좋아요 0 | URL
다빈치코드에서도 나왔었죠!!!ㅎㅎ
그가 지금 준비중인 차기작이 다 급호감이라죠~.ㅎㅎ
특히 완전 제목때문에,,,ㅎㅎ
암튼
러셀크로에서 제니퍼얘기하다가 남편야그로 급전환~.ㅎㅎ
근데 전 러셀크로 비호감이라서 그의 연기는 인정하지만
암튼 그래요~,,,얼굴 보는거도 굉장히 거북해해서리
영화에 몰입이 첨엔 안된다니까요!!ㅜ

Mephistopheles 2008-01-24 09:23   좋아요 0 | URL
러셀 크로우가 감우성의 10%만 닮았어도...

깐따삐야 2008-01-24 16:07   좋아요 0 | URL
나비님- 러셀 크로우 얼굴 보는 게 거북하세요? ㅋㅋ 무대뽀처럼 생겨서 그런가. 하긴 나비님 남편분은 말씀 들어보면 되게 섬세하고 점잖으신 것 같아요. 러셀 크로우와는 전혀 상반되는 타입이랄까. :)

메피님- 저는 그래도 조형기 아저씨가 좋아요. 꽃등심 사주실 게 분명한 메피님은 더 좋구요. 홍홍.^^

미미달 2008-01-2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뷰티풀마인드보고 너무 똑똑해서도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ㅎㅎ

깐따삐야 2008-01-24 16:08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의 댓글은 항상 저의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아요. ㅋㅋ

순오기 2008-01-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뷰티블 마인드에서 난, 그 아내에 감동받았는데도 여전히 현모(?)악처!
저렇게 수학을 잘 하는 인간들의 뇌구조는 뭐가 다를까...궁금했던 영화.^^

깐따삐야 2008-01-24 16:19   좋아요 0 | URL
저희 오빠도 이 영화를 보고나서 제니퍼 코넬리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제니퍼 코넬리가 누군지도 모르는 올케랑 결혼했다는. 인생은 참 아이러니해요.^^
저도 수학 잘하는 사람들 보면 신기할 따름이에요.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때려주고 싶어요. ㅋㅋ

프레이야 2008-01-2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적-존내쉬'로 나온 애드 해리스 역할이 뚜둥 ~~

깐따삐야 2008-01-24 16:41   좋아요 0 | URL
오! 애드 해리스의 차분한 칼있쑤마도 역시 대단하지요.^^

다락방 2008-01-2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니퍼 코넬리는 그 얼굴과 몸매 때문에 [로켓티어],[백마타고 휘파람불고] 막 이런 영화에만 나왔었는데(그래도 로켓티어는 무쟈게 재밌었어요) 이제 뭔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제가 다 뿌듯했어요. 러셀 크로우는 그 뭣이냐, [LA컨피덴셜]에서만 좋았어요, 전.

[뷰티플 마인드]는 보고나서 약간 실망요. 전 그의 망상이 사실이길 바랐거든요.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는것이 사실은 진실이기를 말이죠.

아, 제니퍼 코넬리를 잊을 수 없는 아주 강한 영화가 생각났어요. [페노미나]. 그 영화에서 그녀는 곤충과 교감을 나누죠. 굉장히 아름다운 여자의 굉장히 인상깊은 영화였어요!!

깐따삐야 2008-01-25 09:36   좋아요 0 | URL
저는 러셀 크로우 좋아요. 어디서 막 야유성이 들리는 듯. ㅋㅋ
그래요. 식스센스의 브루스 윌리스마냥 딱하더군요.

페노미나! 다락방님이 상기시켜 주시네요. 오래전에 주말의 명화로 봤었는데 말이죠.^^

 

  이십대 중반까지만 해도 덜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은 엄마한테 잔소리를 듣거나 혼나는 일이 썩 언짢다. 부모 눈에 차는 자식이 어디 있으랴마는 나는 특히 더 자주 지청구를 듣는 것 같다. S양이 꼬집은 바에 따르면 “한번 혼나면 다시는 혼날 짓을 안 하면 되는데 언니는 붕어처럼 자꾸 까먹고 또 혼날 짓을 하니까” 구박을 들어도 싸다는데 내가 이 나이에 혼날 짓을 하면 얼마나 한다고 그렇게 뱁새눈을 뜨고 따져대는 것인지 참 알 수가 없다.

 언젠가 이와 비슷한 말로 대꾸를 했더니 엄마가 그러시더라. “넌 귀가 팔랑팔랑 얇다가도 엄마가 말할 땐 왜 두툼하게 닫고 앉았니.” 내가 정말 그런가. 일단 사납게 날이 선 말을 들으면 정신부터 움츠러들어서 잠시 갈팡질팡 하는 것인데 그런 오락가락함이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앙칼진 잔소리 말미에 엄마는 꼭 “사람이란 게 원래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니깐 뭐 어쩌겠니. 앞으로는 그러지 마라.”라고 하시면서도 고개를 홱 돌리거나, 눈을 아예 딱 감아버림으로써 으스스한 공포심을 조성한다.

 홀로 남겨진 나는 안개 낀 머릿속을 헤집으며 한 차례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엄마가 잘나서가 아니야. 그래도 아빠가 착하니깐 엄마 같은 여자랑 사는 거지.’ 라고 심술궂은 결론을 내려버린다. 실제로 일상생활 속에서 아빠와 나는 엄마 눈치를 많이 보며 지낸다. 엄마는 그런 우리 부녀를 가리켜 “눈치 보는 척만 할 뿐 어차피 자기네들 고집대로 다 하는 사람들 아니냐”며 싸잡아 매도하지만 (그것이 어느만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일지언정) 눈치 보는 척까지 안 하면 더 신랄한 비판의 화살이 돌아올 것을 알기 때문에 그나마 ‘척’이라도 하는 거다. 솔직히 그냥 놓고 보면 비교적 성실한 사람들인데 워낙에 엄마란 사람이 빈틈없는 자세로 가정을 사수하고 있기에, 돈커녕 쥐뿔도 안 생기는 뜬구름에 취미가 있는 아빠와 나로서는 그저 낮은 포즈로 힐끔거리는 게 당연지사인지도.

 그러고 보니 학생 신분이었을 동안에는 오히려 잔소리를 안 들었던 것 같은데 웬일인지 사회에 나오고부터 귀에 딱지 얹히도록 숱한 지청구를 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과의 사교에 있어서, 연애 문제에 있어서, 직업적인 고민에 있어서, 당최 서툴기 짝이 없었던 나는 끊임없이 어떤 말인가를 들어야 했고, 실제로 엄마의 지혜로운 충고들은 곤란할 때마다 큰 힘이 되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고, 이따금 마음을 쓰윽 할퀴고 지나가는 적나라한 비판을 굳이 피하지 않았다. 그런데 엊그제 엄마로부터 “맨 그냥 실수만 해대고. 넌 깨어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게 낫겠다. 잠을 더 많이 자라.”는 말까지 들었을 땐, 비록 우스갯소리였고 나도 같이 웃어버렸지만 내심으론 내 나이 스물아홉이 차마 아득해지더라는.

 엄마가 아니면 누가 또 너한테 그런 쓴 소리를 해주겠냐는 엄마의 주장은 단연 일리가 있다. 그래도 추리닝 바람에 목도리 둘둘 말고 나온 길거리 한가운데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볼 정도로 따북따북 지청구를 해대는 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엄마 곁에 서서 맨 얼굴에 눈만 껌벅대고 있는 나는, 나이에 비해 정신연령이 좀 떨어지는, 모자란 여자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덜 떨어진 자식새끼 산책시키러 나온 씩씩한 초원이 엄마냐요? 엄마의 기준에 합당한 나잇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나도 딱할 때가 많지만 허구언날 나 때문에 속 터져 하는 엄마도 참 딱하시다. 이모들이나 주변 분들이 딸내미 착하게 잘 키웠다, 는 말이라도 할라치면 남들은 본래 저런 거라고, 겉만 보고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거라고, 차갑게 외면하신다. 앞뒤 정황을 살펴볼 때, 친구들이 “너는 엄마 때문에 시집가기 힘들겠다.”는 말을 하는 게 그냥 하는 말은 아닌 것도 같다. 그만큼 내가 모자라고 멍청해서 엄마가 그 연세 드시도록 안심을 못하고 계시는 거라면 당최 할 말 없고.

 그래도 머리 굵어지고 나이 먹었다고 지청구는 또 귀에 걸리나 보다. 예전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어른 구실을 야무지게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젠 부담으로 다가온다. 비록 듣기 싫긴 해도 지금은 엄마가 나서서 견제한다지만 나중엔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로 돌아가면 당장 아이들 앞에 서야 하고 언젠가는 부모 노릇도 해야 하련만. 나를 향한 S양의 환호는 반갑고 흐뭇하지만 거기엔 커다란 맹점이 있다. “호홋. 언니는 진짜 만만해!” S양에게야 얼마든지 만만해도 상관없지만 엄마 말씀대로 안하무인격 만만함이 문제시 되는 것이다. 밥 먹고 배는 채우고, 책 읽고 머리는 채우는데, 대체 속은 언제 차는 거냐는 엄마의 말씀에 팔랑팔랑 나부끼던 귀가 쫑긋.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유전이고 타고난 본성은 잘 안 바뀌더라는. 나는 아빠를 닮았다. 그것도 아주 빼다 박았다. 고로, 아빠와 결혼해서 나를 낳은 엄마는 할 말 없어야 맞다? 이런 말을 하면 나를 향한 지청구와 아빠를 향한 그것이 기하급수적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날아오겠군. 글줄이나 읽더니 변명만 는다는 도돌이표 잔소리도 지겹다. 자아비판과 더불어 조용히 지내는 게 상책이다.


댓글(38) 먼댓글(3)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1. 설마 나만 할려구...
    from perfect stranger 2008-01-23 22:04 
    태어남과 동시에 잠시 정신적인 성숙을 거치면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직계가족 특히 부모에게 듣는 소리가 잔소리라 생각된다. 각 집안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주관적 객관적으로 우리 집안 아버지의 잔소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왜 객관적이라는 단서를 붙였냐 하면 작은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 대학교 방학 때 널널한 시간을 틈타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친한 친구 녀석이 우리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다. 워낙에 방바닥에 배 깔고 누워 비디오(빨
  2. 아니, 요것들이 대가리(?) 커졌다고!!
    from 파피루스 2008-01-24 00:51 
    깐따님과 메피님의 글에 이어, 한때 태그쓰기에 동참했고 또한 야양청스교의 다섯번째 신도인 순5기인지라 한소리 지껄여야 할 분위기다. ㅎㅎ 깐따님은 츄리닝 바람에 목도리 둘둘 감고 산책나가 지청구 먹었다는데, 나는 따끈한 아랫목에 누워있던 아들녀석을 갈궈댔다. 바로 어제 밤에... 성장기에 그렇게도 듣기 싫어했던 엄마의 잔소리를 이제는 맘껏 쏟아내는 '잔소리쟁이 엄마'가 된 것이다. 잔소리 듣기 싫어 나도 일찌기 독립하려 했건만, 결혼 외엔 절
  3. 마법의 횡단보도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8-01-24 01:44 
    숟가락 친구 C는 우리 집에서 2년 정도를 함께 살았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 아빠와 우리집, 나, 모두를 잘 아는 친구다. 그녀가 내게 하는 말이 있다. 너는 횡단보도를 기점으로 애가 바뀌는 것 같더라. 그러니까 지하철 역을 가기 위해 집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집밖 모드로 애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표정부터 말투까지. 마법의 횡단보도다. C의 말에 의하면 나의 '눈풀린 모드'가 있는데, 이는 주로 집안에서 늦은 밤에 나타나는
 
 
Mephistopheles 2008-01-2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퍼에는 "엄마 미워!"의 느낌보다는 귀엽게(?) 투덜거리는 깐따삐야님이 연상될 뿐입니다. ( 술 먹고 댓글 남기는 메피스토.)

깐따삐야 2008-01-23 21:59   좋아요 0 | URL
앗! 음주댓글이닷! 제가 쫌 귀엽져. =333

Mephistopheles 2008-01-23 22:05   좋아요 0 | URL
뭔 소주 한병이 음주 댓글... 추운 날씨에 적당히 몸만 뎁혔을 뿐인데용..^^

깐따삐야 2008-01-23 22:21   좋아요 0 | URL
헉... 소주 한병이면 저는 지금 코가 비뚫어져서리 수십명의 알라디너들에게 딴지댓글을 달고 다닐지도 몰라염.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3 22:23   좋아요 0 | URL
호호호 어젠가 그젠가 점심시간때 옆자리에서 밥먹던 아저씨 4명이 소주 2병 물컵에 나눠 마시면서 밥 먹는 모습 봤으면 으헉 하시겠구랴..^^

깐따삐야 2008-01-23 22:31   좋아요 0 | URL
으헉~ 아예 소주에 밥을 말아드시지 그러신대요. 근데 소주 이야기 하니깐 갑자기 라면 먹고 싶어지네. 참아야 하느니라. 불끈!

Mephistopheles 2008-01-23 22:48   좋아요 0 | URL
라면 끓일때 마늘 다진 것 작은 스푼으로 하나 넣고 깻잎 두세장 쫑쫑쫑 썰어서 같이 끓이면....호호호...

깐따삐야 2008-01-23 22:50   좋아요 0 | URL
저기... 메피님 마지막 댓글, 삭제해도 될까염?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3 22:54   좋아요 0 | URL
언....언론탄압입니다.!

웽스북스 2008-01-23 23:22   좋아요 0 | URL
오오오 소주한병이 술도 아니라니
그렇군요 메피님 ^_^

이잘코군 2008-01-23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졸업전까지는 아무래도 매여있는게 많았던지라 저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가, 졸업 이후부터는 경제적 독립은 못했어도 - 적어도 내가 쓸 돈은 내가 벌고 있으니깐 - 부당한(?) 잔소리로부터는 해방 중입니다. -_- 졸업 전에 잔소리의 80%를 받아들였다면 졸업 후에는 20%만 받아들이고 있고, 제가 세게 나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요. 이제는 거의 없어요. 나 외박해, 그러면 속으로는 못마땅해 하시면서도 충돌할걸 아니까, 제가 어떻게 나갈지를 아시니깐, 그냥 받아들이시는 듯 해요. 그밖의 다른 문제들에 있어서도 그렇고. 더불어 경제적 독립을 빨리 이루어야하는데... 흠.

Mephistopheles 2008-01-23 22:49   좋아요 0 | URL
저기..외박은 어떤 연유로...???

깐따삐야 2008-01-23 22:56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주관도 뚜렷하시고 소신도 있으신데다 일단 침착하시잖아요. 이런저런 문제를 떠나서 아프님만 같다면 저희 엄마도 '의논'을 하려고 하시지 '구박'을 하시진 않을 것 같아요.

곰곰 생각해보면 문제는 저에게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경제력은 있지만 경제적 독립에 대해선 여태 까막눈이고, 정신력은 원래부터 부족한데다 정신적 독립은 어느 나라 말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보시기에 저는 인간이 아직 덜 된 거죠. -_-

Mephistopheles 2008-01-23 22:58   좋아요 0 | URL
자학모드..?

깐따삐야 2008-01-23 23:05   좋아요 0 | URL
아니에욧! 면학모드에염. 저에겐 책상 공부가 아니라 세상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는. -_-

이잘코군 2008-01-23 23:06   좋아요 0 | URL
저기 그러니까 외박은 여러 용도로... 마땅한 때에 마땅한 장소에서. -_-a
가령 예를 들자면, 공연하고나면 뒷풀이하고 자시고 하면 한시 넘고 그러다보면 계속 뒷풀이...

제 주관이 뚜렷하고 굽히지 않는걸 알기 때문에 일찍 그만두신건지도. 경제적 독립은 언제나 꿈꾸지만 경제적 능력은 몇달 단위로 원초적 상태로 회복되고 하다보니 저는 아직까진. 이제 대학원 졸업도 했고 하여 돈을 모아야할텐데. 내년 이맘때는 나만의 공간을.

근데 왜 자꾸 자학을... -_-

깐따삐야 2008-01-23 23:25   좋아요 0 | URL
저도 외골수에 고집도 센 편인데 '외출 후 현실'에 대해 그다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웬만하면 부모님 뜻을 따랐던 것 같아요.
써놓고 보니 무슨 환자 같으다. -_-

뭔가를 성취하는데 이르고, 늦고를 떠나서 저도 아프님처럼 부모님을 향해 난 이렇게 살겠습니다, 하는 소신이라든가, 청사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비록 나중엔 실수가 될지언정 선택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되는데 한 마디로 의지박약인 거죠. 이젠 정말로 환자 같으다. -_- 암튼 저란 사람이 어떤 면에서 굉장히 미성숙하단 점은 틀림없어요.

웽스북스 2008-01-2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엄마의 구속이 때론 참 감사하죠
이건 엄마가 구속 안할 때나 나오는 말입니다 ㅋㅋ

깐따삐야 2008-01-23 23:27   좋아요 0 | URL
ㅋㅋ 빙고~ 허경영을 어머니가 미리 구속했다면 검찰이 구속해갈 필요가 없었는지도 몰라요.

Mephistopheles 2008-01-23 23:46   좋아요 0 | URL
엄마가 과년한 딸을 구속 안한다라는 의미는...내놨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죠..-=3=3=3=3

깐따삐야 2008-01-23 23:50   좋아요 0 | URL
감히!! 내놨다고 말하기엔 웬디양님과 저는 넘흐 조신한 것 같아염. ( '')

Mephistopheles 2008-01-24 00:06   좋아요 0 | URL
자칭....은 때론 진실을 왜곡시킬지도 몰라효~~=3=3=3=3
(그런데..사실..뭐 조신하다고 봐도 무방하긴 하겠지만서도.)

웽스북스 2008-01-24 00:45   좋아요 0 | URL
전 엄마에게 가끔 이렇게 말하죠

내가 참 편하게 커주긴 했어, 그치? ㅋㅋㅋㅋㅋ

순오기 2008-01-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글에도 댓글 달았는데, 깐따님 글 읽고나니 나도 먼댓글 트랙백 연결하고 한소리 지껄여햐 할 듯...^^ 제목은 '요것들이 대가리 커졌다고!!' 로, 푸하하하~~~~

깐따삐야 2008-01-23 23:51   좋아요 0 | URL
-_-a 역시 엄마들은 무셔무셔.

전호인 2008-01-2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시기 위해 아버지와 혈맹관계를 굳건히 하고 계시는 군요.ㅎㅎ

깐따삐야 2008-01-23 23:53   좋아요 0 | URL
그.. 그게... 별루 그렇지 못하답니다. 제가 뭘 잘못하면 불똥이 아빠한테 튀고, 아빠가 뭘 잘못하면 파편이 제게로 날아와요. 못난이가 거울 보고 화내듯 아빠와 저는 서로 너무 똑같아서 또 투닥거려요. ㅋㅋ

웽스북스 2008-01-24 00:44   좋아요 0 | URL
전 엄마가 아빠같다고 이야기하면
절대 인정 안하죠- ㅋㅋㅋㅋ

원래 비슷한 사람끼리는 또 인정 안하죠 ㅎㅎ

깐따삐야 2008-01-24 00:55   좋아요 0 | URL
난 하체 튼실한 건 또 엄마를 닮았어요.
하여간 안 좋은 것만 골라 닮았다니깐.ㅠㅠ

웽스북스 2008-01-24 00:56   좋아요 0 | URL
난 엄마의 아침잠 ㅠㅠ
엄마의 아담한 체구와 타고난 피부를 닮았어야했는데 말이죠 ;;;

이게다예요 2008-01-24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성격과 환경탓이지 싶어요. 저희 엄마가 워낙 애들을 독립적으로 키워서 그런지 잔소리 하고 듣는 걸 서로 못 견뎌 하거든요. 특히 저는 누가 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잘 못 참아요. 저도 사실 남에게 별 말 안 하는 스타일이고. 아주 순했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 잔소리가 힘들어지죠. 고로, 깐따삐아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돼요. 엄마껜 감사하지만, 이제 조금만 줄여 주셔도 좋을텐데^^ 그런데 깐따삐아님과 어머니의 그런 관계는 아마 계속 쭈욱 이어질걸요. 그런게 의외로 쉽게 잘 안 고쳐지더라고요. 저랑 저희 엄마가 아직까지 서로 무뚝뚝하고 무관심한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도 더 나이들면 잔소리가 감사할 때도 많아요. ^^

깐따삐야 2008-01-24 16:33   좋아요 0 | URL
잔소리를 거부하려면 독립심과 책임감이 뒤따라야 하는데 저는 잔소리만 거부한다는 게 문제인 듯 싶어요. ㅠㅠ 그래도 이해해 주시니 고마워요.^^
잔소리가 감사해질 때까지 늙으려면 얼마나 더 있어야 하는지 원. 그냥 이대로 쭈욱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염.

치니 2008-01-24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람된 말씀이지만, 남자가 깐따삐야님 같으시면 잔소리를 듣는 부부관계가 되지만, 여자가 깐따삐야님 같으시면 어머님 같은 성격의 남자분을 만나면 평화로우실걸요. ^-^;; 믿거나 말거나 ~

깐따삐야 2008-01-24 16:36   좋아요 0 | URL
오호! 역시 치니언니는 보는 각도가 남다르시군요. 저희 엄마랑 완전 코드 맞으시겠다. 저한테 늘상 하시는 말씀이 그래요. 넌 나 같은 남자를 만나야 돼! 난 시집 가도 어째 무수리야. ㅠㅠ

네꼬 2008-01-24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태그!!!



엄마는 덜 떨어진 자식새끼 산책시키러 나온 씩씩한 초원이 엄마냐요? 푸하하하 웃고 말았어요. 심각한데 미안해요, 깐따삐야님.

깐따삐야 2008-01-24 17:21   좋아요 0 | URL
역쉬 섬세한 고양이님. 울 네꼬님께서 태그를 놓치지 않으셨군요.
참말로 예쁘세요. :)

앗! 나중 댓글을 보니 별루 안 예쁘신 것 같네요. 네꼬님. ㅋㅋ

레와 2008-01-25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갑자기 본가에 있는 엄마와 여동생이 보고싶어졌어요.

(이런, 요상한 상관관계하고는..ㅋ)

깐따삐야 2008-01-25 21:16   좋아요 0 | URL
설마하니 레와님 어머니가 저희 어머니랑 비슷하거나 여동생이 저와 닮았나염? ㅋㅋ 전화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