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자가 없도록 하라!!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 대한민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과 진실 규명
문국진 지음, 강창래 인터뷰어 / 알마 / 2011년 10월

 문국진이라는 분은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되었다.  한국 법의학계의 태두라고도 불린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인터뷰이인 문국진 선생은 법의학을 이렇게 정의했다:

 "법의학은 어떠한 경우라도 억울한 자가 생기지 않도록 애쓰는 학문이요"

법의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살림지식총서인 법의학의 세계를 읽고 나뒤였다.  그리고 몇개월전에 종영한 <싸인>을 읽고 다시 법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억울함 죽음이 없도록 한다는 것에만 드라마적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인터뷰집을 읽고 보니, 법의학이 피해자의 죽음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 외에도 어이없는 오해나 고문때문에 없는 죄를 뒤집어 씌는 것을 방지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왜 법의학과 인권이 따라 붙은 건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중요한 책의 서지사항을 알게 되었는데, 현재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변호사가 쓴 <야만시대의 기록>이라는 책이다.  정말 고문이 최소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있었다는 것은 놀랍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참여정부 시절 초기에도 좀 있었다고 했던 것 같다.  그런 습속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소름이 끼쳤다.   그런점에서 3권이나 되는 <야만시대의 기록>을 읽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쨋든 리스트에 올려두었다.

 어쨋든 문국진 선생은 모든 자리에서도 퇴임한 이후에도 북 오톱시라는 책을 '통한'부검을 하고 있었다.  나 같이 열정이 쥐꼬리만하게 있는 사람에게는 대단하게 보일 수가 없다.  아들도 이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법의곤충학자라고.  

이렇게 법의학 관련 책을 읽으며 흔히 지적되는 현재의 문제점이 검시제도라고 한다.  이중삼중으로 문서가 왔다갔다 해야지, 법의관들이 확인을 하는 등의 제도.  오래된 이야기라 기억이 얽혀있기는 하지만, 개구리소년의 유골이 발견되었을때의 경찰의 미흡한 처리를 이야기하던 모 대학의 법의학 교수[정확한 출처와, 이야기 내용은 기억나지 않으므로 정확하지 않다]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고 보면, 현장수사에서의 실수가 자칫 완전범죄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문국진 선생님은 인터뷰 도중에  완전범죄란 없고, "개구리 소년 사건"의 범인을 밝혀질 것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과연? 리는 물음표가 뜨기도 한다.

관중과 공자

관중과 공자 - 패자의 등장과 철학자의 탄생 ㅣ 제자백가의 귀환 2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11월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에서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관중과 공자를 읽었다.  노자에서 국가주의적 함의를 읽어낸 파격적(??) 주장을 했던 저자 답게,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알만한 사람은 알지도 모르겠지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제자백가의 성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 관자, 관중이라고 한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는 부국강병의 논리를 앞세운 제후국들과 군주들이 많았고, 거기에 응한 사인들이 제자백가라고 막연하게 나마 알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제나라 환공을 춘추시대의 패자로 만든 관중의 성공이 큰 역할을 차지 한다고 하였다.   제자백가라 불린 사인들은 관중과 같이 입신양명하고자 하였고, 제후는 관중과 같은 이를 만나 패자가 되고자 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관중은 수많은 실패에서 얻은 현실감각을 토대로 환공을 패자로 우뚝서게 하였다.  거기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民이라고 하는 피지배계층, 그 중에서도 비읍인에 대한 잠재적인 경제적,군사적인 가능성을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거기에 비해 공자는 그렇지 못했다.   지배층와 피지배층의 위계질서에 대한 반성은 전혀 하지 못했다.  물론 관중이 민중을 생각했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그도 민중을 이용하기 위해서 주었을 뿐이다[주는 것이 취하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다].  

 노자에서 읽어낸 국가주의적 함의에 대해서는 놀랍고 흥미롭게 읽어나갔으면서, 어쩜 공자에 대한 이야기는 직접적인 유학의 세례를 받지않았음에도 불편함을 느낀것은 왜 일까?  어쨌거나,  공자는 보편적인 사랑을 주장한 것이 아니고, 주나라의 예를 회복하여 춘추전국시대라는 난세의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 시대를 잘못만난 성인이라는 이미지에서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한 지식인으로 이미지의 추락이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지배층과 피지배층에 대한 위계적 질서에는 어떠한 고민도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마디로 공자를 진보주의자라고는 진정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제자백가의 귀환!!

철학의 시대 - 춘추전국시대와 제자백가 ㅣ 제자백가의 귀환 1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11월

  '강신주'라는 저자이름이 달린 책들이 끊임없이 출간되는 느낌이다.   글도 대중적이라 그만큼 인기도 많은 것 같고.  특히나 강신주의 노자와 장자에 어떤 반박이나 물음을 제기하는 글들도 있지만, 내가 원문에 접근하고, 이해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진실을 이야기 하는지 모르므로, 일단은 '강신주'라는 저자에 대한 신뢰는 거두지 않았다. 일단 그가 쓴 책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커다란 스케일의 작업의 결과물의 일부를 들고 왔다.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가 그것이다.  

  시리즈의 첫권인 철학의 시대는 제자백가의 사상가들의 사상에 뛰어들기에 앞서, 그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 되는 시대를 살펴본다.   그런 사전작업의 의미외에도 재미있는 사실들과 함께, 유용한 역사적 지식도 얻게 되었다.  가령 강태공이 상나라(은나라)를 무너뜨리는데 주족과 함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강족의 수장이었다는 사실등이다.  그리고 그런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속내와 여러관념을 살필 수 있는 <주역>,<춘추>,<시경>을 살펴보며, 제자백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다루는 장이 할애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제자백가가 한 제국 하의 시각 속에서 정리된 것이라는 것이다. 유학이 절대적인 패권을 가지는 것은 한무제의 유교의 국교화 이후의 일이었다. 가장 정확한 것은 제자백가의 사상가들이 서로를 보고 평가하는 글들일 것이다.  맹자나 순자에서 보면 가장 영향력이 깊었던 것은 도가와 묵가, 그리고 심지어 양주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학파적 자의식이 분명히 있었던 것은 유가와 묵가 정도였다고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제자백가(혹은 나의 제자백가에 대한 이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이지만, 본론이 더욱 궁금해지고, 기대하게끔 만든다.   강신주에 따르면 공자는 관중없이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이 역시 다소 기존의 이야기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노자에 대한 해석에 대한 충격이 좀 큰데, 이것 역시 그런 충격을 줄 수 있을까?...  너무 자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읽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다음 편인 <관중과 공자>를 읽기전에, 시리즈를 시작하며 저자가 적었던 글을 다시 읽으며 끝을 맺는다. 

 "...그러나 제자백가가 이런 다양한 주제들을 숙고했던 것은 사변적 관심에서가 아니라, 뿌리 깊은 삶의 상처를 근복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였다. 상처의 뿌리가 깊다면, 그 해법도 근본에서부터 다시 물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략)... 그래서 우리는 제자백가가 제안한 다양한 길을 새롭게 숙고하려는 것이다. 우리 자신뿐 아니라 앞으로 태어날 미래의 후손들 역시 타인의 사랑과 배려를 필요로한다. 그들에게 상처의 가능성이 줄어든 사회를 선사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자신의 오류로 점철된 사회를 그대로 대물림할 것인가? 아마도 이것이야말로 우리 세대의 가장 긴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100자평] 애니메이션으로 떠나는 철학여행

애니메이션으로 떠나는 철학여행
김치완 지음 / 인문산책 / 2011년 9월

특별히 철학을 기대하고 보지는 말라. 그냥 (애니를 즐겁게 보시는 분이라면)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왜 그런지 너무 착하게 결론을 내려는 느낌이 풍긴다.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책.

[100자평]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 예술사 이야기 ㅣ 지식전람회 21
조중걸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7년 1월

키치란, 기만적이고 혐오스러운 것이다. 병렬적이고 축적한다. 키치란, 어떠한 작품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얻어낸건 이정도 뿐이다. 첫장 이후로 얻을 것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