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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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기 전에, 여러 가지 소개 글로 인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이 있었다. 냉소적인 게릴라와 낭만적인 동성애자의 만남이라니. 어떤 책일까? 뭔가 무겁고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했었다. 재미있게 읽었다는 많은 평을 보고서 구매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내게는 두려움(?)이 있었다. 책장을 넘긴 후에는 소감이 달라졌다. 생각보다 달리 쉽게 넘어갔다. 아무래도 대화를 통한 전개 방식 탓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 탓에 그 두 수감자의 대화를 잠시라도 놓치게 된다면 혼란스러운 점도 있어서 불편했다. 

 

 읽으면서 동성애 덕분에(?) 기분이 묘했다. 여전히 성적 취향이 나와 다르다면,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들이 없는 듯(?) 말하지는 않는다.  동성애는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고치라고 하는 것은 그들에게 폭력이다. 뭔가를 강요한다는 것. 그것만큼 야만스러운 짓이 있을까? 특강에서 들은 소리였는데, 잘 듣고 있다가 그런 소리를 지껄이니 그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워 졌다.


 마지막 두 주인공의 결말은 찡한 면이 있다.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아니에요, 사랑하는 발렌틴,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거예요. 이 꿈은 짧지만 행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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