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 당신들의 대한민국 세 번째 이야기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읽어보는 박노자의 글이다. 이것도 구입한지가 많이 지났다. 책이 나온 시점에 바로 구입을 했으니까 거의 7년 가까이 된다. 아무래도 그때 당시의 상황에 대한 쓴 글을 모은 것이라서 다소 지난 소리를 하기는 하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야...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또 저자는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세상이 그만큼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는 점에서 받아들일만 하다.


 구입하고 안 읽은 책이라는 점도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긴 하지만, 7년동안 일을 하면서 그냥 내 살길에 코만 처박고 있는 듯 해서 읽었다. 저자야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박노자의 글을 읽는 일은 나에게는 칼을 벼리는 것과 같은 일이라 그렇다. 그런데 밥벌이의 지겨움과 구차함과 어려움을 조금씩 몸으로 습화되고 있는 측면이라 그런지 대학생때와는 달리 무덤덤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런점에서 저자는 일관되게 사회주의자로서의 생각을 벼리는 것에 여념히 없는 듯 하니 대단하기도 하다. 물론 그도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일개 독자인 나는 그의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데 내가 워낙에 독서를 하는데 설렁해서 따로 메모는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충 내용을 정리할 정도는 되는데, 유독 박노자의 책은 그게 어렵다. 물론 이 책이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전개되는 책이 아니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그런


 그런 상황에서도 몇 가지 확실히 머릿 속에 잡힌 저자의 글 중에 하나는 혁명이 일어나는 조건에 대한 것이었다. 단순히 살아먹기 힘든 민중이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공백(국가 폭압기구의 내파 혹은 돌연적 약화)이라는 것이다.  지금에서야 직장생활을 하면서 찌든 몸을 이끌고 다니다 보니 어렴풋이 알겠지만 대학생때는 사람들이 왜 화를 내지 않는 건지 답답했던 적이 있다. 그렇다고 열혈한 자기 주장이 있었던 학생도 아니었으면서. 과도한 집단적 피해의식은 책임 회피 안락추구본능을 충족시켜준다는 저자의 말을 100%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동감을 한다. 또 하나 제일 인상깊은 것은 반일감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홀로코스트를 당한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라는 유대인의 모국을 세운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공습한다. 일본 제국주의에 강점당하고 수십년동안 엄혹한 세월을 보낸 한반도인들은 베트남에 참전한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느낄 수 있냐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장면을 목격하면서도 꼭 특정 제국주의에서만 혐오의 감정을 느껴야 하는'것이냐는 것이다. 여튼 누구이건 간에 근대 민족주의적 폭력의 이념에 이끌리기만 하면 인간의 모습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저자의 지적은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궁금한 적은 왜 민주화된 국가가 다른 민주국가와 침공을 하고 교전을 하는 것인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세계 평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중에 이런 궁금증을 벼릴 수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게으른 직장인이라 가능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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