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 샀던 가방을 서둘러 헐값에 팔아 버리고 비싼 값을 주고 새겻을 샀다. 하지만, 뭔가 손해를 보았다는 기분이 들어서 판매원에게 이렇게 물어보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여보시요, 한가지 물어 봅시다. 이 국제적인 기업들은 가방을 만들어 경험도 많고 그 연구부서 마다 뛰어난 기술자들과 디자이너들을 두고 있을 거요. 그런데 어떻게 자사 제품의 문제점을 깨닫는 데 2,3년이나 걸릴 수 있는 거요?' 판매원은 낸들 알겠냐는 뜻으로 두 팔을 벌렸다. 하긴 지금 내가 같은 질문을 받는다 해도 그런 식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굳이 대답을 찾는 다면 단지 이런 식의 설명만이 가능 할 것이다. 즉 대장장이는 처음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쇠를 달구고 벼리면서 되는 것이고, 어떤 완벽한 발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중간단계와 시행 착오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결국 2,3년동안 가방 디자이너들이 저지른 착오의 대가를 치러야 했던 것이 바로 우리라는 점을 생각하면, 위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리석음을 똑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하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22-23쪽
미래의 관광객들은 우리 시대의 그 교수형가마리들을 구경하기 위해 돈을 낼 것이다. 다만, 옛날의 해적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모건, 드레이크, 올로네, 플린트 선장, 키다리 존 실버따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만, 미래의 공연에 등장할 해적들에 대해서는 성급한 거명을 피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현재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고 있을 뿐 아직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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