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조선과 일본
조경달 지음, 최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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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식민지로 전락해가는 대한제국의 모습을 읽을때마다 스산한 감정이 든다.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가. 이제 다시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가기 코 앞에 섰다. 그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런 물음이 마음 속에 떠오른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기나긴 세월동안 뿌리깊게 내려앉은 <정한>이라는 사상은 일거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서에서 한국병합을 최종적으로 주도한 데라우치 마사다케 초대 총독이 했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한편 한국병합조약이 조인된 밤의 연회 석상에서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득의만만하게 <고바야카와, 가토, 고니시가 살아 있다면 오늘 밤 달을 어떻게 보았을까?"(p.295)라고 읊조렸다고 한다.

 

 본서는 재일사학자인 조경달 교수가 지은 통사이다. 정치 문화 문제를 기저로 하여 통사를 서술하겠다고 했는데, 인상깊었던 것은 식민지화 되어 가는 나라의 민중의 고통이야 알고 있지만 피상적인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는 민중이라는 존재를 더욱더 부각시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동학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본 서의 저자인 <이단과 민중반란>이란 책이 있는데 품절로 뜨는 것 같다. 기회가 닿는다면 읽어봐야겠다.

 

본서를 읽으면서 몇가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대원군에 대한 당시 민중들의 평가이다. 저자는 대원군에 대한 민중의 인기가 제법 높았다고 하는데 그때문에 경북궁의 재건에 스스로 지원하는 자가 많다고 했다. 결국 그 때문에 인기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지만...  그리고 대정봉환 이우 메이지신정부가 당시 조선정부와 새로운 [폭력적인]외교관계를 모색하면서 사이고 다카모리가 자신이 사신으로 조선에 가면 <폭살>당할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그것을 명분으로 삼아 <정한>을 단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단지 사이고는 평화적인 견한 사절로서의 임무였고, <폭살>을 운운한 것은 열성적인 <정한>론자인 이타가키 다이스케등을 설복시키기 위한 수사였던 것(pp.63~64)으로 보았는데,  이것은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에서 신명호 교수는 사이고의 발언 그 자체를 진실로 보는 것과 상반된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해석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는 사이고에 대한 저자의 언급이 없어 사이고 다카모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어떤지는 분명치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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