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드래곤 라자 5 드래곤 라자 5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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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치 일행은 납치당한 붉은 머리 소녀 레니를 구하기 위해 넥슨 일행을 쫓아 가면서 영원의 숲에 다다른다. 영원의 숲은 일단 들어간 사람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오지 못하였고 설사 살아 나오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돌아온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는 비극을 가져다 주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후치 일행은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들어가게 되는데, 뜻밖의 경우를 만난다  자기자신과 같은 인간을 만난 것이다.  하지만 이루릴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드래곤라자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장 '사람은 단수가 아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번 궤스트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내려고 한 것 같다.  이후에 대미궁에서 만난 드래곤로드와의 대화에서도 그렇고.

 

다르니까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르지 않고 같다고 하더라도 조화로움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하긴 루크레티우스가 말한 클리나멘이란 것도 다름을 말할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사람은 단수가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며 관계를 굉장히 강조하지만, 결국 내가 없다면 그 관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내가 없다면 어머니의 아들 누구,  누구의 친구도 성립되지 않는다. 관계에서 인간은 불완전함을 채우려고 하지만, 그렇지만 관계에서 충족되지 않는 미진함도 있다.   작품 곳곳에서 활극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강조하는 주제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편린들인데, 활극에 치중하다 보니 내가 왜 이런 생각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기억'이란 것이 나라는 것에는 분명하다고 생각된다. 뇌 부분 중 해마라는 곳이 기억저장소쯤 되는데(그곳이 그곳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어떤 이는 거기에 손상을 겪으면서(당시 의료기술로는 그 부위의 기능을 정확히 몰라서 제거해버렸다고) 계속해서 자신을 까먹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사고는 사라지지 않았는지 설명하면 이해 했지만 다시 자고 일어나면 자신이 왜 여기있는지 물었다는 것이다.  아무런 기억이 없다는 나라는 것도 없는게 아닐지. 영원의 숲에서 살아돌아왔지만 쓸쓸히 잊어지고 죽어버린 이름 모를 이들을 생각하면...  나의 기억은 물론이고 남의 나에 대한 기억도 나라는 존재를 받쳐주는 토대인 듯 하다.  예전에 철학은 모든 학문을 지칭할때 쓰였다고 하긴 하지만, 과학과도 다소 떨어진 듯 하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처럼 과학을 열심히 공부하기는 해야겠다 싶다. 최소한 무시할 수는 없겠지.

 

쓸데없는 이야기만 했다. 다시 작품 이야기로 돌아가면... 5권은 정말 스펙터클 했다. 드래곤로드를 만나고 리치를 만나고, 거기다 드래곤까지!!...   그리고 후치는 드디어 넥슨에게 빼앗겼던 OPG도 되찾았다(그런데 영원의 숲에서 일어난 형상은 기억만을 나눌 뿐인데 한낱 물건인 OPG도 나뉠 수가 있나? 하는 의심이 들지만).  5권 말미에 이루릴은 후치 일행과 다시 떠나게 되는게 아쉽다.  다음 권에는 어떤 모험이 후치 일행을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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