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제국과 고려 - 쿠빌라이 정권의 탄생과 고려의 정치적 위상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모노그래프 47
김호동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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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페이지 수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책을 주문해서 받아보고는 좀 아쉬웠는데, 방금 일독하고 보니 처음 생각과는 달리 아주 만족스럽다. 책이 너무 콤팩트한지라 몽골제국에 대한 사전 이해도가 짫은 내가 완전 이해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분량에 비해서는 얻은게 큰 것 같다.

 

 우선, 저자는 쿠빌라이가 완벽하게 대원의 황제, 칸으로 등극하기 전에 그의 라이벌인 아릭 부케와 벌였던 계승전을, 단순히 '초원세계를 고수한 유목파-보수파와  제국의 기본적인 틀을 농경적-중국전인 성격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정주파-혁신파'의 충돌로 간주하기에는 어렵다고 보았다. 이런 인식하에서는 쿠빌라이가 기반을 삼았던 북중국의 자원으로 계승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보는데, 물론 북중국의 물자는 중요한 것이었지만,  가장 이 계승전에서의 승패를 결정한 요인인 전투에서는 몽골인으로 구성된 기마군단이었다.  쿠빌라이가  중국적 제도를 실시한 것도 북중국의 자원을 유용하게 확보할 수 있기 위한 것이었지만, 몽골의 전통적인 관념과 제도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렇게 든든한 북중국의 물자를 기반으로 할 수 있었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아릭 부케와의 군사적 충돌에서는 우위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정통성이라는 측면과 몽골귀족의 다수가 아릭 부케의 지지로 일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면 쿠빌라이에게 다소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 같다.  아릭 부케의 경우에는 '대칸 뭉케로 부터 몽골 본토에 남아 '울루스'를 관리할 전권을 위임 받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장례의식과 군주선출을 위한 쿠릴타이를 소집하는 역할까지 하게 되었기 때문'에 쿠빌라이에 비해서는 그 정통성을 확보하기에 용이 했던 것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쿠빌라이가 단독으로 개평에서 쿠릴타이를 소집하고 대칸을 선포한 것은 당연스럽게도 정통성의 결여에 따른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쿠빌라이는 다른 선택지가 없이 물리적인 충돌이 불가피하였는데, 그렇지만 아릭부케의 항복을 받은 것이 결코 군사적 우위에 따른 결과가 아니란 점이 흥미롭다. 1261년 11월-12월의 전투이후에 4년이 지난 1264년에 이르러서야 항복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두번의 전투에 따른 항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아릭 부케는 쿠빌라이와의 결전을 위한 물자 확보를 위해 차가타이 울르스를 확보해야 했는데, 부케는 그곳으로 '알구'를 보내게 된다. 그런데 이 '알구'가 아릭 부케에 이반을 하게 된다. 그러자 아릭부케는 이 이반을 잠재우고자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중지란을 일으켜 결국 쿠빌라이에 투항하는 결과까지 간 것이다.  그리고 쿠빌라이도 61년의 마지막 전투를 끝으로 64년까지 이렇다할 전투가 없었던 것은 쿠빌라이도 내부의 반란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던 탓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알구'의 이반과 훌레구의 쿠빌라이 지지로 돌아 선것이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쿠빌라이는 그들에게 지배권을 인정해주면서, 쿠빌라이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게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제국의 분열은 쿠빌라이가 취한 전략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지방분권화 경향이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분열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제국적 틀의 유지, 그러니까 하나의 제국의 칸이라는 관념을 포기한 것은 아니였다. 그렇긴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그런 관념과 사실을 배치되어 갔고, 쿠빌라이 사후에 대원제국을 제외한 다른 울루스 들은 이슬람에서 정치적 권위와 정통성으로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 이는 단일한 몽골제국의 분열이라는 측면에서 극명한 정점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고려와의 관계는 쿠빌라이의 당시당시의 정세에 따라 결정된 것인데, 고려국왕이 가진 이중적인 성격, 그러니까 정치적 독립성을 가진 국왕이면서 원 황실의 부마라는 특이한 성격을 가진 의미는 나중에 더 찾아서 읽어봐야될 것같다. 이 짫은 책에서도 한장만을 차지하고 있어서 크게 얻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일단 몽골제국과 다른 유목민, 그 외 정복왕조들에 대한 책들 위주로 찾아서 더 읽어 보려고 한다. 그리고 난뒤에 다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짫은 책이라 재독의 부담도 크지 않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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