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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돌 8 - 운명, 그리고 영원
전민희 지음 / 제우미디어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파비안과 그 일행들의 모험의 명확한 목적은 7권에야 비로소 나온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짜증났던 것은 전혀 설명과 목적에 대한 동의 없이 처음 듣는 소리에, 그저 꼭두각시 일뿐이냐는 당연하 반응에 그들은 너무 폭력적으로 파비안에게 대응을 하였다. 도대체 아무런 설명과 설득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을 가지고 징징거린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14년만에 다시 읽은 소감은, 역시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그렇지만... 나랑 맞지는 않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4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지. 아마 10여년 후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는 어떨지 모르겠다.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읽을지....
그나저나...
이거 너무 슬프잖아. 다른건 전혀 생각이 안났는데, 파비안의 일행이 균열을 막을 의식장소인 성에 가게 될때 뭔가 모를 기억이 떠올랐는데... 아버지가 삐뚤어진 악독한 이였다니. 그 탓에 의식은 완전무결하게 끝나지 못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동료를 잃는 지독한 아픔을 겪었다. 믿었던 자에게 배신당하는 것은 너무 괴롭다. 물론 파비안은 신뢰를 지키고 보답하려한 결과라면 멸망이라 해도 기쁘게 맞아들일 것이라 하였지만... 나같이 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는 지키기 힘든 윤리이다. 그런데 파비안이 예언의 녹보석의 기사라는 것은 짐작이 가지만, 이런 식으로 '녹보석'의 기사라 칭해지는지 몰랐다. 작가는 파비안의 이후의 이야기를 쓸 모양은 없는 모양이다. 아룬드 연대기를 4부까지 구상하였고, 세월의 돌은 3부에 해당되나 아마 4부의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모양새일 듯하다.
이후의 몫은 독자의 것이라는 작가의 이야기와 같이 파비안과 주아니의 여행과, 유리카를 파비안이 찾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