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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밟기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7월
평점 :
정말 간만에 읽는 미미여사의 에도시대물이다. 흑백-안주-피리술사가 나오는 동안 읽지 않고 있었다. 사 모으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던 탓이다. 그런데 그림자 밟기는 내가 샀는지 안 샀는지 긴가민가하다가 그냥 사버렸다. 혹여나 나중에 이전에 산게 보이면 누구에게 선물이나 주지 하면서. 이제 나도 이게 샀는지 안 샀는지 까먹어버리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그림자 밟기>는 단편집이다. 앞서 출간되었던 <괴이>나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도 괴담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본 책에 비해서는 신기하고 무서운 기운이 제법 서려 있었다(뭐 러브크래프트에서 느끼는 오싹함은 당연히 아니기는 하지만). 그에 반해 이 단편집은 괴담을 담고 있지만 애틋함이 물씬 풍긴다. 특히 첫번째 단편인 <스님의 항아리>의 마지막 장면에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그림자 밟기>는 너무 슬펐고. <반바 빙의>에서는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할 수 밖에 없는 비루함이라고 해야될지... 이렇게 표현하기는 과한 느낌도 들긴 하지만. <토채귀>를 보면서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다루기 힘들고 무서운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결국 사람을 잡아 먹기도 하는 사람의 마음이란 건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여기서야 토채귀라는 기대어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사람의 마음의 나약함과 무서움을 보게 했다. 주변에 제어하기 점차 어려워 가는 일때문에 괴로워 지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그 외 단편도 마찬가지로 좋았다. 전반적으로 애틋한 괴담 정도가 될 것 같다. 이 정도면 개인적으로 부담없이 누구에게라도 권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마지막에 편집자 후기를 보면서 놀랐다. 미미여사의 에도시리즈가 생각보다 나가지는 않았구나.. 하는 점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