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여름의 방정식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 접하는 것은 3번째이다. 첫번째가 용의자X의 헌시, 두번째가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이다. 참 이야기를 감동적이게 그려 내는 재능이 있는 듯 하다. 뭐 인기있는 작가는 다르기는 한 것 같다. 추리를 풀어가는 과정의 명쾌함은 그리 강조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이야기에 더 집중을 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사회파 추리소설가로 분류가 되는지 모르지만, 역시 이런 류가 내게는 잘 맞다.
사실 초반에 읽으면 범인은 대충 누구인지 감이 온다. 그런데 그게 왜 그렇게 벌어진 건지, 그 안에 어떤 사연과 이야기가 있을지에 대한 기대로 읽었다. 그 결과 5시간만에 내리 읽어버렸는데....
정말 가슴이 먹먹해져갔다. 우리는 결국 선택을 하게 되어 있다. 회피하는 것도 결국은 그 행동을 선택한 것이다. 선택은 윤리적인 문제인 것 같다. 항상 이것이 옳은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 가를 생각한다. 사실 이면의 이야기가 나에게는 뚜렷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 그런가. 물론 살인의 동기가 얼마나 어이없는 것에 나오는지 뉴스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래도 그렇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사람에 부과될 인생의 무거움(그리고 앞으로 더 점차 느끼게 될)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미어왔다. 유가과 교수가 마지막으로 말한 그 이야기에는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해답이 찾기는 당장에 어려울지 몰라도 분명 해답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 스스로가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해야지. 나에게도 도저히 풀 수 없는 뭔가 이상한 의문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이전의 나와 앞으로의 나를 속박할 것 같기에 그렇다. '그'에게도 앞으로 그 무거움이 비로소 크게 다가올때가 있겠지. 작가가 더이상 쓰지 않는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가 잘 헤쳐나가기를 빈다. 그건 나에게 거는 기대와 다짐이기도 하겠지.
그나저나, 같이 있는 유가와를 물어보고 어린아이였던 교헤이는 그냥 지나가려했던 형사에게 유가와와 지적했던 부분이 순간 뇌리에 박혀 버렸다. 우리는 얼마나 어린아이를 무시하고 있는지?... 그들도 알건 다 안다. 그렇지만, 그 유치함에 짜증이 나기는 하지만... 그건 어른들도 마찬가지고... 소설 속의 형사들 처럼 했다가 유력한 증거를 형사들 스스로가 차버리는 일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