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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사회사연구
이기동 지음 / 일조각 / 1997년 9월
평점 :
절판
내 오지랖이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했다. 개인적으로 읽었다는 표현보다는 훑어보았다라는 표현이 더 알맞을 것 같지만, 어쨌든 흥미진진한 부분도 있었고, 그냥 그다지 관심도 없는 부분도 있었는데, 읽는 내내 집중했다고야 할 수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는 했다. 97년도에 나온 책이고, 여기에 실은 논문은 더 이전에 발표가 된 것이니, 연구결과가 지금은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지, 아니면 얼마나 수정이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긴 하지만, [다시 반복하지만] 괘나 흥미로웠다. 전체적인 논지를 따라가기 보다는 그냥 이런저런 史實의 편린을 알게되었다는 것이 더 맞다.
이전에 실학자들의 고대사 인식을 다룬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한백겸의 동국지리지의 남자남, 북자북. 이라는 주장에 놀라워 했던적이 있다. 최치원과 일연도 삼한과 삼국의 정확한 비정은 어려웠는데ㅡ, 그의 의견은 지금에 와서도 정설도 인정되고 있다. 여튼 그런 그가 신라가 수도를 남쪽에 두고 한반도를 경영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 했을때 그냥 읽어 넘겼는데, 여기서 그걸 짚어 주면서 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신라는 수도를 천도한바가 근 천년이래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고구려와 백제의 경우에는 몇 차례 있었고, 이것이 과연 왕권강화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는지는 모르지만, 기존의 재지세력의 힘을 약화 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들게 했다. 신라는 아무래도 왕도 진골이다 보니, 중국에서의 황제권 아래의 신하로서 위치 하기 보다는 대등한 존재라 스스로들 생각했던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다가, 오랬동안 한자리에 있으니 얼마나 기세가 등등했을까?... 거기다 수도가 남쪽에 있으면서 생길 수 있는 편중을 해결하기 위한 5소경의 설치도, 왕경으로 오는 길목에다 설치한 것을 보고, 저자는 신라의 지배세력들의 폐쇄성을 엿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하였는데, 여기서도 과연 그렇다고 생각을 가지게 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통치력이 미치지 않는 공백들이 생기기가 더 쉽고, 신라말에 들어 지방호족들이 거병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여튼 신라의 왕은 진골들과 자신들의 구분하기 위해 성골[학생때 배웠을때는 성골-진골-육두품-오두품-사두품-백성 이라 배웠는데]이라 칭하기도 했는데, 딱히 그것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없는 듯하다. 왕은 같은 진골에서 나왔다라는 점에서 왕권의 취약성을 예견되기는 했고, 이걸 탈피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듯 했다. 혜공왕때 이후로는 하대가 개창이 되었는데, 그런 약점이 극심하게 들어난 때이기도 했다.
후반대에는 화랑도를 다루었는데, 크게 관심은 없는 부분이라 그냥저냥하며 읽었다. 이번 책을 읽을 이후로는 골품제와 장보고-청해진-재당신라사회 그리고 전반적인 신라중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때 마치 신라중고기정치사회와 신라중대율령정치사회도 구입해두고 했으니, 어서 읽고 싶다. 거기다 동 저자의 <신라골픔제제도와 화랑도>, 이종욱 교수의 <신라골품제연구>는 빌려두었으니 조만간 읽어야지. 그리고 권덕영의 <재당신라인사회>도 빌려두었다. 항상 너무 급하게 가지만; 별 수 없는 습관이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받은 인상은 저자가 그렇게 전심전력을 다해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 읽지는 않았지난 이상훈의 <나당전쟁 연구>를 읽을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나야 그냥 받아 먹는 입장이라 더 말할 수야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