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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문명 7백년 가야사 1 - 수로왕에서 월광태자까지
김태식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얼마만에 거의 한숨에 읽어내려간 책인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 쉽게 쓰여진 것도 있지만, 어설프게 알고 있는데 적었던 가야사라서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던게 아닌가 한다. 물론 고대국가의 통사는 고고학적 유물과 유적이 함께 제시되기때문에 도저히 적응이 어려운 면이 커서 책이 제시하는 내용의 결론만 알아들을 정도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해서는 기존에 알고 있었던 가야에 대한 내용이 다소 달라서 흥미로웠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6가야설이 다소 증거가 떨어진다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전기 가야연맹(변한국가연맹)와 후기가야연맹의 맹주국이 바뀌는 의미에 대해서도 확연히 알게 되었고. 왠지 모르게 흥한 역사 보다는 망한 역사에게 더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은, 거의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러나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일제강점의 기억의 영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읽으며 가야에 대한 강한 비애감마저 느껴졌다. 민중적인 관점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런 감정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왜 가야는 멸망 했을까? 백제와 신라의 발전속에 따라가지 못하고 연맹왕국의 수준에서 그쳐버린 하나의 계기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그것은 신라의 구원요청(?)으로 인하여 강력한 고구려(당시 광개토왕)와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전기 가야 연맹은 무너진다. 물론 그렇다고 신라가 그 사이에 가야연맹의 소국들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는 않았지만, 당시 가야 소국들로서는 뒤쳐지게 되었다는 것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는 것이다. 그외에도 저자는 가야연맹 소속 소국들이 지나치게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는 나라 없다는 점도 고대 중앙집권체제를 굳히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였고, 같은 위기 속에서 하나의 외교채널을 유지못하므로서 단일한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멸망의 원인을 들었다. 후기가야연맹에 들어서는 다소 피해에서 벗어나있던 북부의 고령의 대가야가 맹주역할을 차지했지만, 신라와의 결혼연맹에서 들어난 신라 법흥왕의 계책, 그에 대한 대가야의 대응에 연맹 소속의 국가들은 맹주국가로서의 대가야를 의심하게 되고 안라회의를 이후에는 결국 남부의 소속 소국들에 대한 패권을 상실하고 대가야-안라 이원체제로 이어가게 되는데, 이후 백제와 신라의 압박 속에서 어떻게든 다시 한번 일원체제인 가야 연맹 구성하고자 했지만, 백제와 신라의 [외교적, 군사적]압박 속에서 스러지고 만다.
위에서 말했지만, 서구열강과 일제에 휩싸여 진토을 겪던 대한제국과 겹치는 모습에 비애감을 느낄 수 없는 대목이다.